[서귀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54번째 생일에 우승 축하연. 현실이 될 지 모르겠다.
최경주가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최고령 우승을 향해 한걸음 더 다가섰다.
최경주는 18일 제주도 서귀포시 핀크스 골프클럽 동·서 코스(파71)에서 열린 SK텔레콤 오픈 셋째 날 3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2개, 더블보기 1개로 1타를 잃었다. 3라운드까지 중간 합계 6언더파 207타.
까다로운 핀 위치와 단단한 그린 탓에 추격자들 역시 타수를 크게 줄이지 못했다.
2위 장동규가 이날 2타를 줄여 중간합계 1언더파 212타. 선두 최경주와는 5타 차다. 이날 2타를 줄인 김경태는 이븐파로 공동 3위에 이름을 올렸다. 대회 최종일인 19일 4라운드에서는 최경주 장동규 김경태가 한조에서 우승컵에 도전한다.
마지막 조로 출발한 최경주는 1번홀(파4)에서 버디로 산뜻하게 출발했다. 우드 티샷 후 세컨드 샷을 홀 가까이 붙이며 전날에 이어 여전히 날카로운 아이언 샷 감각을 뽐냈다. 5홀 연속 파 세이브 행진을 하던 최경주는 7번홀(파4)에서 대회 첫 더블보기를 기록하며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8번홀(파4)에서 홀컵 60cm에 떨어뜨려 바로 버디를 잡으며 잃은 타수를 만회했다.
후반 들어 10번홀(파4)와 14번홀(파3)에서 보기를 범하며 2타를 잃은 최경주는 16번 홀(파5)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1오버파로 경기를 마쳤다.
최경주가 마지막 날까지 선두를 지켜 우승을 차지하게 되면 각종 기록의 주인공이 된다.
지난 2012년 10월 'CJ인비테이셔널' 우승 이후 11년7개월 만의 KPGA 17번째 우승. 54번째 생일인 19일 우승을 하게 되면 KPGA 역대 최고령 우승자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역대 최고령 우승자는 2005년 'KT&G 매경오픈'에서 50세 4개월 25일의 나이에 우승한 최상호였다.
역사를 함께 한 SK텔레콤 오픈에서는 2008년 이후 16년 만에 대회 최다인 4번째 우승을 기록하게 된다. 3라운드를 마친 최경주는 대회장인 핀크스GC의 코스세팅에 대해 "페어웨이가 좁아지고 러프가 더 길게 구성된다면 'US 오픈' 수준이다. 코스유지도 최고"라고 극찬했다. 그만큼 어렵다는 뜻. "핀 위치가 심리적인 압박을 주고 있다. 티잉 구역에서 보는 그린이랑 페어웨이서 보는 그린이랑 다르다. 2번째 샷의 공략이 선수들을 괴롭힐 것이다. 'SK텔레콤 오픈' 다운 코스 세팅이다. 이런 코스에서 경기를 하면 선수들이 정말 배울 점들이 많을 것이다. 아이언샷의 중요성도 깨달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최고령 우승을 눈 앞에 둔 최경주는 "3라운드까지 선두에 있는 게 믿기지 않는다"며 웃으며 "내 경우는 컨디션 회복이 우선이다. 잘 먹고 잘 쉬겠다. 오늘도 시차 때문에 새벽 5시에 일어난 다음 잠을 못 잤다. 선두에 있다 보니까 인간의 모습이 나왔다. 기대하지 않은 상황을 맞이하게 된 만큼 모든 것을 내려놓고 편안하게 경기하겠다. 무엇보다 아이언샷이 제일 중요할 것 같다. 2주 연속 경기력이 괜찮지만 회복력이 예전보다 빠르지 않다"며 체력이 관건임을 강조했다.
사진제공=SK텔레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