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유나 기자]"윗선 내정 MC 조수빈 스스로 프로그램 불참" vs "'역사저널 그날' 프로그램의 진행자 섭외 요청을 받은 적도 없다"
KBS '역사 저널 그날'이 MC 내정 문제로 프로그램 폐지까지 거론되고 있다는 주장이 해당 프로그램 PD들로부터 나와 파문이 예상된다.
13일 미디어오늘에 따르면 '역사저널 그날' 신동조·김민정·최진영·강민채 PD가 성명을 통해 "4월30일로 예정된 개편 첫 방송 녹화를 3일(업무일) 앞둔 4월25일 저녁 6시30분경 이제원 제작1본부장이 이상헌 시사교양2국장을 통해 조수빈 씨를 '낙하산 MC'로 앉힐 것을 최종 통보했다"고 전했다.
제작진은 MC와 패널, 전문가 섭외 및 대본까지 준비를 마치고 유명 배우를 섭외해 코너 촬영도 끝낸 시점에 비상식적인 지시를 받았다며 "이후 녹화는 2주 째 연기 됐고 지난주 금요일(10일) 마침내 무기한 잠정 중단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매체에 따르면 MC로 섭외된 유명 배우는 한가인으로 알려졌다.
제작진은 "중립성이 중요한 역사프로그램 특성상 다수의 정치적 행사 진행 이력이 있는 조수빈 아나운서로의 교체를 받아들일 수 없었다"며 "또 4월초 한가인이 MC 출연 확정 소식에 협찬도 2억 원가량 진행되고 있었고 이미 4회차까지 내용 구성과 출연자 섭외까지 완료됐으나 녹화 직전 이제원 본부장이 조수빈 아나운서를 MC로 내정한 것"이라 밝혔다. 제작진은 "그리고 사실상 프로그램 폐지를 통보했다"며 "녹화가 보류되고 있는 사이 조수빈 씨는 5월 8일 저녁 스스로 프로그램에 불참하겠다는 의사를 통보했다. 이에 제작진은 다시 프로그램을 재개하자며 간곡히 호소했지민 이제원 본부장은 '조직의 기강이 흔들렸으니 그대로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는 없다'는 이유를 대며 잠정적 폐지를 고수했다. 무기한 보류가 언제까지일지도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제작진은 "이제원은 제작진의 숙고와 고민, 협의의 과정을 깡그리 무시한 채 단지 개인의 의견을 근거로 부당하게 조수빈 씨 섭외를 강요했다. 왜 이미 섭외된 스타 배우 대신 조수빈 씨여야 하는지에 대해 설명해달라는 제작진의 요구에 합리적인 근거를 대지 못했고 '항명' 등 업무지시를 거부한 자에게 불이익을 주겠다는 엄포를 놓았다"고 밝혔다.
해당 보도에 조수빈 측이 즉각 반발했다.
조수빈 소속사 이미지나인컴즈는 공식입장을 통해 "조수빈 씨는 KBS '역사저널 그날' 프로그램의 진행자 섭외 요청을 받은 사실이 없습니다"라며 "또 해당 프로그램 진행자 선정과 관련해 KBS 내부에서 어떤 논의가 있었는지 전혀 알지 못합니다"라고 전혀 관계가 없음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해당 보도에서 조수빈 씨를 '낙하산'이라는 표현과 함께 특정시각에 맞춰 편향성과 연결 지은 것에 유감을 표합니다"라고 덧붙였다.
제작진은 조수빈이 내정 사실을 알았고 프로그램이 보류되자 스스로 MC 자리에서 물러서겠다고 한 반면 조수빈 측은 섭외 자체가 없었다고 반박해 해명이 엇갈린다.
이에 KBS 측은 '사실상 폐지'라는 제작진의 주장에 대해 "'역사저널 그날'은 2월 중순 이후로 재정비 중이고 폐지된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다만 준비 과정에서 제작진과 사측의 이견이 있던 것은 인정했다. KBS는 "'역사저널 그날' 새 시즌의 준비 과정에 있어 의견 차이가 있었다"라며 "향후 제작을 재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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