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마지막까지 풀리지 않는 '괴물' 김민재(바이에른 뮌헨)다.
김민재는 13일(한국시각)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볼프스부르크와의 2023~2024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33라운드에서 선발 출전해, 바이에른의 2대0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은 바이에른의 마지막 홈경기였다. 바이에른은 올 시즌 무관으로 시즌을 마쳤다. 야심차게 도전한 리그 12연패는 역대급 성적으로 120년만에 창단 첫 우승을 차지한 레버쿠젠에 밀렸고, 마지막 자존심이었던 유럽챔피언스리그마저 4강에서 레알 마드리드에 밀리며 결승진출에 실패했다.
리그 3위에 있는 바이에른은 2위 등극을 위해 반드시 잡아야 하는 경기였다. 토마스 투헬 감독은 부분 로테이션을 단행했다. 센터백 라인에 큰 변화를 줬다. 전반기 내내 호흡을 맞췄던 다요 우파메카노와 오랜만에 짝을 이뤄 경기에 나선 김민재는 모처럼 이름값을 했다. 김민재는 전진 수비를 우파메카노에게 맡기고, 후방에서 뒷 공간을 커버하는데 주력했다. 안정적인 플레이로 바이에른의 뒷문을 훌륭히 지켰다. 볼경합 승률이 100%였다. 빌드업 과정에서도 정확한 패스로 공격의 시발점 역할을 톡톡히 했다. 패스 86회 시도에 85회를 성공시켰다. 성공률은 99%에 달했다.
유독 김민재에게만은 박한 평가를 했던 독일 언론 역시 호평했다. 독일 '빌트'는 김민재에게 팀 내에서 두 번째로 높은 3점을 줬다. 독일 'TZ'도 '약간의 자신감을 줄 수 있는 매우 집중된 경기력'이라며 평점 3점을 매겼다. 독일 매체는 주로 1~6점 사이로 평점을 부여하며, 낮을수록 좋은 활약을 펼쳤다는 뜻이다.
하지만 김민재는 불의의 부상으로 교체아웃됐다. 후반 30분 상대 공격수 요나스 빈을 막는 과정에서 발목을 다친 김민재는 마타이스 더 리흐트와 교체돼 나왔다. 모처럼 좋은 활약을 펼쳤음에도, 부상으로 풀타임을 놓쳤다. 바이에른은 경기 후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김민재가 볼프스부르크전에서 교체로 나갔다'고 했다. 투헬 감독 역시 "김민재 발목이 삔 걸 확인했고 우리는 즉각 대응했다"라고 발표했다. 아직 정확한 상태가 공개되지 않았지만, 18일 호펜하임과의 시즌 최종전 결장도 배제하기 어렵다.
지난 시즌 나폴리를 우승으로 이끌며 이탈리아 세리에A 올해의 수비수상을 받은 김민재는 맨유, 첼시, 맨시티, 토트넘, 레알 마드리드, 파리생제르맹 등의 러브콜을 뒤로 하고 바이에른행을 택했다. 투헬 감독의 적극적인 구애가 결정적이었다. 김민재는 전반기 더 리흐트와 우파메카노가 번갈아 부상으로 쓰러지는 가운데, 홀로 수비진을 이끌었다. 혹사 논란이 나올 정도였다. 군사 훈련의 여파에도 김민재는 흔들리지 않고 바이에른의 중앙을 지켰다. 하지만 아시안컵 이후 기류가 바뀌었다. 김민재가 나서는 경기마다 부진에 빠진 사이, 바이에른의 성적도 추락했다. 설상가상으로 겨울이적시장에서 임대로 영입한 에릭 다이어가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결국 바이에른의 중앙 수비진은 더 리흐트-다이어 라인으로 재편이 됐다. 김민재는 어쩌다 나선 경기에서도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지난 레알 마드리드와의 유럽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에서 2실점에 모두 관여하며 도마위에 올랐다. 평점을 받지도 못했을 정도로, 혹평을 받았다. 이 경기 후 방출설이 나올 정도였다.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어했던 김민재 입장에서는 마지막 홈경기 부상으로, 마지막까지 아쉬운 시즌이 되고 있다.
한편, 바이에른은 전반 4분 로브로 즈보나렉의 선제골과 9분 뒤 레온 고레츠카의 쐐기골을 묶어 완승을 거뒀다. 승점 72가 된 바이에른은 정우영이 뛰는 슈투트가르트(승점 70)를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호펜하임전에서 승리하면 자력 2위를 확정짓는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