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K(한국)의 젠지가 힘겹게 다음 라운드에 진출했지만, T1은 LPL(중국) 1번 시드 빌리빌리 게이밍에 힘없이 무너졌다. 지난 2017년 이후 7년 만의 MSI 정상 도전이 여전히 쉽지 않은 상황이다.
우선 LCK 1번 시드인 젠지는 지난 11일 중국 청두에서 열린 'MSI 2024' 브래킷 스테이지(8강) 승자조 2라운드 경기서 LPL의 TES를 잡아내고 4라운드 승자조 결승에 직행, 결승 진출을 목전에 두게 됐다. 젠지는 1~2세트, 압도적인 힘으로 TES를 밀어붙이면서 3대0 스윕을 연출하는 듯한 기세였다.
그러나 방심했던 것일까, 젠지는 3~4세트 TES의 공격적인 운영을 바탕으로 한 반격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연이은 패배에 리버스 스윕 위기를 맞은 젠지, 5세트 역시 초반 킬스코어 0-4까지 밀렸다. 그러나 초중반 놀라운 포킹 집중력과 유지력으로 킬스코어를 따라가기 시작했고, 글로벌 골드를 1만 넘게 벌리면서 짜릿한 역전극을 연출했다. 이로써 젠지는 승자조 결승에 진출, 오는 16일 결승전으로 가기 위한 마지막 관문에서 빌리빌리와 맞붙는다.
반면 T1은 12일 빌리빌리전에서 세트 스코어 1대3으로 패했다. T1에게는 끔찍한 '데자뷔'였다. 앞서 T1은 지난해 MSI 패자조 최종 결승 진출전에서도 빌리빌리에 1대3으로 밀리며 3위에 그친 바 있다. 이로써 T1은 패자조 2라운드로 내려가서 15일 LCS(북미) TL과의 벼랑 끝 승부에 나선다. 이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면 TES와 G2의 승자와 3라운드를 가져 4라운드 패자조 최종 결승 진출전에 나설 자격을 얻는 험난한 여정이 기다리고 있다.
한편 젠지로선 홈 어드밴티지를 안고 나서는 빌리빌리와의 결승 진출전에서 쉽지 않은 승부가 예상된다. 젠지는 지난해 MSI 브래킷 스테이지 3라운드에서 빌리빌리에 0대3으로 완패를 당하며 최종 4위에 그쳤고, 이어진 롤드컵(LoL 월드 챔피언십)에서도 8강전에서 만나 2대3으로 패하는 등 맞대결에서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앞선 경기에서 TES를 잡아내며 중국팀과의 악연을 스스로 끊어낸 상황이라, 좀 더 자신 있게 숙명의 라이벌전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강우진 기자 kwj1222@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