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이 스트라이크 콜(call)에 이례적으로 분노를 표출했다.
김하성은 11일(이하 한국시각) 펫코파크에서 열린 LA 다저스와의 홈 3연전 첫 게임에서 9번 유격수로 출전해 타석에서 2타수 무안타 1볼넷 2삼진을 기록했다.
문제는 9회 무사 2루서 들어선 마지막 타석에서 발생했다.
선두 루이스 캄푸사노가 좌익선상에 떨어지는 2루타를 날리며 찬스를 만들었다. 타일러 웨이드가 대주자로 들어간 가운데 샌디에이고 벤치는 김하성에게 번트를 지시했다.
김하성은 우완 마이클 그로브의 초구에 번트 모션으로 배트를 댔으나 맞히지 못해 헛스윙이 됐다. 이어 2구째 바깥쪽 슬라이더에 번트 모션만 취하고는 볼로 골랐다. 그리고 3구째 95.6마일 싱커가 같은 코스로 들어오자 김하성은 또 번트 모션만 취하고 대지는 않았다.
그런데 마이크 에스타브룩 구심이 스트라이크를 선언했다. 김하성은 타석을 벗어나 펄쩍 뒤며 불만을 표시했다. 느린 화면상으로도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난 공이었다. 김하성은 그대로 1루 더그아웃으로 들어갈 듯한 제스처까지 보였다.
분을 삭이고 다시 타석으로 돌아온 김하성은 볼카운트 1B2S에서 그로브의 4구째 86.8마일 한복판 슬라이더에 방망이를 헛돌리며 삼진을 당했다. 그리고 배트를 내리칠 듯하다 멈추고는 구심을 바라보며 뭔가를 얘기한 뒤 더그아웃으로 들어갔다. 화난 표정이 역력했다.
다행히 샌디에이고는 다음 타자 루이스 아라에즈가 그로브의 한복판 93마일 커터를 그대로 라인드라이브 중전안타로 연결해 웨이드를 홈으로 불러들이며 경기를 끝냈다. 아라에즈의 이적 후 첫 끝내기 안타로 샌디에이고가 2대1로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타석에서는 답답한 결과가 나왔지만, 김하성은 수비에서 결정적인 더블플레이를 펼치며 추가 실점을 막는 수훈을 세웠다.
김하성의 호수비가 나온 것은 8회초다.
샌디에이고는 1-0으로 앞선 8회 등판한 좌완 마쓰이 유키가 동점을 하는 바람에 선발 마이클 킹의 승리가 날아갔다. 다저스는 선두 무키 베츠의 우전안타와 오타니 쇼헤이의 좌중간 2루타로 무사 2,3루 찬스를 맞았다.
이어 프레디 프리먼이 좌익수 희생플라이를 쳐 베츠를 홈으로 불러들여 1-1 동점을 만들었다. 샌디에이고 벤치는 다음 타자 윌 스미스가 타석에 들어서자 빈 1루를 채우기 위해 고의4구를 지시했다. 1사 1,2루 위기 상황이 계속됐다.
마쓰이는 다음 타자 왼손 맥스 먼시를 상대로 볼카운트 2B1S에서 4구째 87마일 슬라이더를 가운데 낮은 코스로 던졌다. 먼시가 힘차게 방망이를 돌려 중견수 쪽으로 타구를 날렸다. 그러나 2루 좌측 뒤에서 기다리고 있던 김하성이 잡아 직접 베이스를 밟고 1루주자 스미스를 포스아웃으로 잡더니 재빨리 1루로 던져 타자주자까지 처리했다.
두 주자 모두 '간발의 차'로 아웃돼 다저스 벤치에서 챌리지를 요청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주자 2명 모두 아웃이 맞는다는 분석팀의 의견에 따라 챌린지를 포기해 그대로 이닝이 종료됐다.
김하성이 포구와 베이스 터치, 1루 송구 중 하나라도 지체됐을 경우 역전을 허용하거나 위기가 계속됐을 터다.
현지 중계진은 리플레이 화면을 따라 "둘 다 접전 상황이었는데, 다저스 벤치는 챌린지를 포기하고 마네요. 김하성의 멋진 플레이였습니다(What a play by Kim). 김하성이 베이스를 직접 밟아 2루에서 아웃, 1루에서도 아웃되는군요"라고 전했다.
이로써 김하성은 타율 0.208(144타수 30안타), 5홈런, 21타점, 22득점, OPS 0.683을 마크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