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대식 기자]손흥민이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도 개인 수상 후보에서도 제외된 건 이번만이 아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사무국은 9일(한국시각)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2023~2024시즌 올해의 선수상 후보에 오른 선수 8인을 발표했다.
8명의 후보 중에서 손흥민의 이름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최근 들어 부진하다고 해도 손흥민의 제외된 건 아쉬울 수밖에 없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 17골 9도움으로 리그에서만 공격 포인트 26개를 기록했다.
손흥민보다 공격 포인트가 많은 선수는 올리 왓킨스, 엘링 홀란, 콜 팔머, 모하메드 살라뿐이다. 공격 포인트 개수로만 선수의 활약상을 평가할 수는 없겠지만 손흥민은 시즌 막판을 제외하고는 항상 토트넘에서 제일 믿을 만한 선수였다.
이번 시즌 이달의 선수상도 1번 수상했고, 이외에도 2번이나 이달의 선수상에 오르는 등 손흥민의 시즌은 전체적으로 꾸준했다. 손흥민 대신 올해의 선수 후보에 오른 선수들을 보면 알렉산더 이삭, 필 포든, 마르틴 외데고르 등이 있다.
손흥민이 리그 5위에 머물고 있는 토트넘에서 뛰고 있기 때문에 밀렸다면 이삭도 올해의 선수 후보로 고려됐으면 안됐다. 후반기 성적이 워낙 뛰어나지만 뉴캐슬은 토트넘보다도 낮은 리그 6위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손흥민은 해리 케인이 없고, 새롭게 출발한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 체제에서 제일 뛰어난 활약을 보여줬는데도 외면을 당한 것이다. 굳이 이유를 찾으려면 시즌 막판에 보여줬던 활약상이 크게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시즌 초반만 해도 괴물 같은 모습을 보여줬던 살라 역시 후반기에 부진한데, 18골 10도움인 살라도 올해의 선수 후보에 포함되지 못했다.
후보 선정 자체가 여러모로 아쉽다는 목소리가 높다. 당장 맨시티에서도 포든이나 홀란보다는 로드리가 후보에 올라야 한다는 의견이 대다수다. 포든은 공격 포인트 개수가 많지 않고, 홀란은 지난 시즌에 비해서 모든 면에서 조금씩 아쉬운 게 사실이다. 그에 비해 로드리는 이번 시즌에도 맨시티의 핵심 미드필더로서 전 세계 최고의 중원 자원이라는 걸 완벽하게 증명해냈다.
사실 2년 전에도 비슷한 사건이 있었다. 2021~2022시즌 손흥민은 EPL에서만 23골 7도움을 기록했다. 손흥민은 살라와 함께 리그 득점왕에 올랐다. 2년 전 손흥민보다 공격 포인트를 많이 기록했던 선수는 살라밖에 없었다. 시즌 후반기에 보여준 손흥민의 퍼포먼스는 EPL을 지배했다. 그러나 잉글랜드프로축구선수협회(PFA)에서 선정한 올해의 선수 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도 못했다. 리그 득점왕인 손흥민이 후보에도 오르지 못하자 분노의 여론이 빗발쳤다. 당시 토트넘 소식을 전하는 스퍼스 웹은 '손흥민은 시즌 내내 일관적이었고, 페널티킥 없이 20골 이상을 득점한 것 또한 그 자체로 큰 위업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이것은 정말 당혹스러운 결정이다'며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당시 손흥민 대신 후보에 오른 선수들은 버질 반 다이크, 해리 케인, 사디오 마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살라, 케빈 더 브라위너였다. 반 다이크, 더 브라위너, 살라가 올해의 선수 후보에 오른 건 모두가 공감했지만 마네와 호날두가 올해의 선수로 고려될 정도로 뛰어난 활약을 보였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렸다.
2021~2022시즌에 호날두는 리그 18골 3도움, 마네는 16골 2도움을 기록했다. 두 선수는 단순히 공격 포인트만 비교해도 손흥민과 압도적인 차이가 났지만 손흥민을 제치고 올해의 선수 후보에 올랐다. 이보다 더 충격적이었던 사 건은 PFA 올해의 팀에도 손흥민의 이름이 없었다는 것이다. 손흥민 대신 PFA 올해의 팀에서 선정된 공격진은 또 살라, 호날두, 마네였다.
어떤 이유로 손흥민이 제외된 것인지는 알 수가 없지만 올해의 선수상이나 올해의 팀 같은 개인 수상이 선수의 인기를 따라가는 것 같다는 비판의 목소리는 더욱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