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가 마침내 첫 3안타를 폭발시키며 '컨택트 히터'의 위용을 과시했다.
이정후는 8일(이하 한국시각)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원정경기에 리드오프 중견수로 출전해 5타수 3안타 1득점을 기록하며 5대0를 이끌었다.
전날 필라델피아 필리스전에서 16일 만에 2안타, 이날 3안타를 치며 이틀간 5안타를 몰아친 이정후는 타율을 0.252에서 0.264(140타수 37안타)로 대폭 끌어올렸다. 이정후가 한 경기에서 3안타를 몰아친 것은 데뷔 후 35경기 만이다. 정확한 타격과 빠른 발이 만든 결과다.
이로써 이정후는 시즌 2홈런, 7타점, 14득점, 출루율 0.314, 장타율 0.329, OPS 0.643을 마크했다. 최다안타 부문서 팀내 1위를 유지하며, 전체 공동 29위로 점프했다. 타율은 규정타석을 넘긴 173명 중 61위로 올랐다.
첫 타석부터 이정후의 방망이는 매서웠다. 이정후는 1회초 첫 타석에서 우전안타를 터뜨렸다. 볼카운트 3B1S에서 콜로라도 우완 선발 다코타 허드슨의 5구째 한복판으로 날아드는 89.8마일 직구를 받아쳐 우측으로 쏜살같이 날아가는 라인드라이브 안타를 만들어냈다. 타구속도가 105.8마일로 하드히트였다.
하지만 2번 타이로 에스트라다가 유격수 병살타를 치는 바람에 이정후는 2루에서 포스아웃됐다.
3회에는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풀카운트에서 9구까지 가는 접전을 벌인 끝에 허드슨의 82.8마일 한가운데 슬라이더에 방망이를 헛돌렸다.
그러나 팀이 4득점해 리드를 잡은 4회초 이정후는 찬스를 연결하는 내야안타를 쳤다. 샌프란시스코는 1사후 맷 채프먼의 볼넷, 블레이크 세이볼의 우전안타로 1,3루 찬스를 맞았다. 닉 아메드의 3루 내야안타가 나오면서 선취점을 뽑은 뒤 1사 1,2루에서 이정후의 타석이 돌아왔다.
이정후는 허드슨의 초구 82.3마일 슬라이더에 방망이를 돌렸다. 공이 살짝 빗맞으면서 3루쪽으로 천천히 흘러 안타가 됐다. 콜로라도 3루수 라이언 맥마혼이 잡아 재빨리 1루로 던졌지만, 이정후가 이미 베이스를 지나간 후였다. 1사 만루 찬스에서 에스트라다의 2루수 땅볼로 세이볼이 홈으로 들어왔고, 아메드는 3루, 이정후는 2루로 진루했다. 이어 라몬트 웨이드 주니어의 중전적시타가 터지면서 아메드와 이정후가 차례로 홈을 밟았다. 이정후가 득점을 추가한 것은 지난달 23일 뉴욕 메츠전 이후 15일, 13경기 만이다.
4-0의 리드가 이어지던 6회초 이정후는 1사 2루서 병살타를 쳤다. 볼카운트 1B1S에서 상대 좌완 타이 블락의 3구째 몸쪽 88.9마일 싱커를 힘차게 받아쳤지만, 잘맞힌 타구가 투수 앞 땅볼이 되면서 유격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가 되고 말았다. 시즌 두 번째 병살타.
하지만 이정후는 8회 마지막 타석에도 안타를 날리며 3안타 경기를 완성했다. 2사후 5번째 타석에 들어선 이정후는 상대 우완 닉 미어스의 초구 97.2마일 한가운데 직구를 끌어당겨 1-2루간으로 땅볼을 쳤다.
그런데 콜로라도 1루수 엘레우리스 몬테로가 잡아 베이스커버를 들어가는 미어스에 던진 것이 악송구가 되면서 이정후가 살았다. 기록원은 이를 안타로 인정했다. 몬테로의 송구가 제대로 들어갔다고 해도 이정후의 발이 빨랐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그러나 에스트라다가 삼진을 당해 이정후는 더 진루하는 못했다.
샌프란시스코 왼손 선발 카일 해리슨은 7이닝을 4안타 2볼넷 4탈삼진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시즌 3승(1패)을 올리며 평균자책점을 3.20으로 낮췄다.
직전 필라델피아와의 원정 4연전을 모두 패하며 분위기가 가라앉은 샌프란시스코는 귀중한 승리를 거두며 16승21패를 마크,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4위를 유지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