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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뺄테니 그냥 던져. 이겨봐" 코치의 믿음→보답한 대체 선발→360일만에 승리."기회주셨는데 내가 못잡았다"[잠실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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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예상외의 호투. 5연속 삼진까지 뺏으면서 초반 분위기를 잡았다. 타선도 터져 4회초 3점을 뽑아 3-0의 리드.

그리고 4회말 선두타자 김현수와 10구까지 가는 접전 끝에 볼넷을 허용했다. 3회까지 46개의 공을 뿌렸던 선발 투수의 투구수는 56개로 늘어나 있었다. 보통의 선발 투수라면 매우 좋은 투구수지만 올해 한번 선발로 나와 74개를 던졌고, 주로 롱릴리프로 나와 50개 내외를 던졌던 대체 선발임을 생각하면 이제부터는 교체를 고민해야하는 시기.

게다가 무사 1루서 상대 4,5,6번을 상대해야 하는 상황. 팀타율 2위인 LG 트윈스의 화력을 생각하면 3점차는 그리 큰 점수차는 아니었다.

타임이 불려지고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올라갔다. 경기후 물어본 선발 투수에게 배영수 코치가 어떤 말을 했냐고 물어보니 "코치님께서 안 뺄테니까 그냥 던져라고, 이겨보라고 하셨다"라고 했다. 그 말이 힘이 됐다. 이후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처리했고, 5회에도 솔로포로 1점을 내줬지만 다른 출루 없이 막고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추고 선발 투수로서의 임무를 마치고 내려왔다.

SSG 랜더스의 고졸 2년차 송영진은 그렇게 자신의 올시즌 첫 승리이자 통산 4번째 승리를 팀에 꼭 필요한 순간 만들어냈다.

송영진은 7일 잠실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원정경기서 5이닝 동안 3안타 2볼넷 6탈삼진 1실점의 호투로 팀의 2연패를 끊는 4대2 승리를 이끌면서 승리 투수가 됐다. 지난해 5월 13일 인천 한화전(5이닝 4실점)에서 시즌 3승째를 거둔 이후 360일만에 올시즌 첫 승이자 자신의 통산 4승째를 기록했다.

최고 146㎞의 빠른 직구 위주의 피칭을 하며 슬라이더와 포크볼, 커브를 섞어 LG 타자들을 요리했다. 1회말 3번 김현수부터 3회말 7번 오지환까지 5타자 연속 탈삼진은 송영진을 난공불락으로 보이게 만들었다.

SSG는 현재 선발진에 2개의 큰 구멍이 난 상태다. 외국인 투수 로버트 더거가 부진속에 퇴출됐고, 박종훈도 부진으로 2군으로 내려가 있는 상황. 새 외국인 투수 드류 앤더슨은 아직 비자가 나오지 않아 1군 등판 일정이 잡혀있지 않은 상태다. 일단 SSG는 송영진과 이기순을 투입해 선발 로테이션을 돌리고 있는 상태.

이날도 상대 선발이 최근 에이스급 피칭을 해왔던 최원태였기에 선발의 무게감으로만 보면 LG의 우위였다. 하지만 송영진은 자신에게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지난 4월 2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첫 선발 등판을 했지만 당시엔 2⅔이닝 6안타 4실점(2자책)으로 부진했었다. 당시와 이번이 달랐던 이유를 묻자 송영진은 "카운트를 유리하게 가면 나도 편해지고 야수들도 편해지기 때문에 경기전에 초구 스트라이크만 잡고 들어가자는 생각을 했다. 그랬던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라고 했다.

롱릴리프로 던지다가 한차례 2군을 다녀오기도 했던 송영진은 그게 오히려 자극제가 됐다고 했다. 송영진은 "간절함이 많이 생긴 것 같다"면서 "배영수 코치님께서 계속 기회를 주시려고 하는데 내가 계속 못잡았다. 그래서 2군에서 준비를 열심히 했고, 2군에서도 손시헌 감독님과 투수코치님이 준비를 잘할 수 있게 많이 도와주셨다"라고 했다. 2군에 내려갔을 때 속상하지 않았냐고 묻자 "당연히 있는 일이다"라고 한 송영진은 "그걸 이겨 내야 큰 선수가 된다. 2군에서도 1군에 있다는 생각으로 똑같은 마음가짐으로 준비를 했었다"라고 말했다.

당분간은 선발 송영진을 볼 수 있을 듯. 송영진은 "그냥 준비를 잘하겠다. 열심히 운동하고 루틴을 잘 지키면서 준비하겠다"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