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이강인이 후반 교체투입됐지만 승부를 되돌리기엔 시간이 짧았다. 파리 생제르맹(PSG)의 유럽챔피언스리그 결승행이 무산됐다.
PSG는 8일 오전 4시(한국시각) 프랑스 파리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열린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의 유럽챔피언스리그 준결승 2차전에서 0대1로 패했다.
1차전 원정에서 0대1로 패한 데 이어 안방에서도 기대했던 역전에 실패하며 1-2차전 합산 0대2로 탈락했다. 도르트문트는 11년 만에 결승 진출의 감격을 누렸다.
PSG에겐 두고두고 아쉬운 경기였다. 1차전과 마찬가지로 골대 강타 불운이 경기 내내 이어졌다. PSG는 이날 킬리안 음바페, 곤살루 하무스, 우스만 뎀벨레 등 삼각편대를 앞세워 반전 승부를 노렸다. 그러나 전반 도르트문트의 수비에 막혀 이렇다할 득점 찬스를 만들어 내지 못했다.
이겨야 사는 후반전, PSG가 도르트문트 골문을 집요하게 노렸지만 골운이 지독히도 따르지 않았다. 후반 2분 음바페의 슈팅이 굴절돼 나오자 자이르 에메리의 오른발 논스톱 슈팅이 골대를 맞고 나왔다. 찬스를 놓친 직후 위기가 찾아왔다. 수비 진영 패스 실수로 내준 코너킥이 뼈아팠다. 후반 5분 율리안 브란트의 오른발 코너킥에 마츠 후멜스가 날아올랐다. 짜릿한 헤딩 결승골로 결승행을 확정지었다.
PSG의 골대 불운은 계속됐다. 후반 16분 누누 멘드스의 왼발 슈팅이 오른쪽 골대를 맞고 나왔다. 후반 43분에는 문전에서 음바페의 슈팅이 크로스바를 맞고 튕겨나갔다.
후반 44분 비티냐의 오른발 슈팅이 또 한번 크로스바를 맞혔다. 후반 초반 에메리의 슈팅을 비롯, 이날만 무려 4번, 1-2차전 합산 6번의 슈팅이 골대를 강타했다.
후반 31분 루이스 엔리케 감독이 마침내 이강인 카드를 빼들었다. 1차전 벤치를 지킨 이강인이 2차전 자이르 에메리와 교체되며 그라운드를 밟았다. 이영표, 박지성, 손흥민, 김민재에 이어 유럽챔피언스리그 준결승전을 뛴 5번째 한국인 선수로 기록됐다.
이강인은 비티냐, 아센시오와 함께 중원에서 활발하게 움직였다. 후반 37분 자신이 얻어낸 프리킥 찬스, 이강인의 날선 킥에 이어 마르키뉴스의 머리를 맞은 공이 골대를 벗어났다. 후반 44분엔 직접 슈팅을 노렸지만 이 또한 불발됐다. 휘슬이 울릴 때까지 이강인은 코너킥, 프리킥에서 예리한 볼을 박스안으로 배달하며 분전했다. 후반 추가시간 포함 19분을 뛰며 만회골을 노렸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축구통계사이트 풋몹은 이강인에게 6.8점의 평점을 부여했다. 양팀 교체선수 중 가장 높은 평점이다.
루이스 엔리케 PSG 감독은 경기 후 TNT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진한 아쉬움을 표했다. "결과가 이렇게 나오면 당연히 힘들다. 팽팽한 경기였지만 솔직히 말해 우리가 이겨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우리는 31개의 슈팅을 만들어냈고, 이중 4개가 골대를 맞혔다. 축구는 때때로 너무 불공평하다"고 했다. 이어 엔리케 감독은 결승에 오른 도르트문트의 우승을 기원했다. "축하한다. 그들은 훌륭한 팀이고 훌륭한 일을 해냈다. 결승에 진출해 우승할 수 있길 바란다."
PSG를 상대로 2연승하며 결승행 꿈을 이룬 도르트문트는 내달 2일 바이에른 뮌헨(독일)-레알 마드리드(스페인)전 승자와 '축구 성지'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우승을 다툰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