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황성빈, 손호영, 이주형, 박준영...왜 다들 햄스트링이 문제인 건가.
프로 스포츠에서 부상은 피할 수 없다. 선수가 언젠가는 맞딱뜨려야 하는 숙명이다. 그래도 너무 아쉽다. 팀도, 선수 본인도 아픔이다.
2024 시즌 KBO리그. 아직 시즌 초반인데 부상 주의보다. 각 팀에서 부상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특히 햄스트링 부상이 많다. 허벅지 뒷 근육인 햄스트링은 유독 야구 선수들이 많이 다치는 부위다. 주루, 수비 등에서 순간적으로 스피드를 내야 하는 종목 특성상, 햄스트링에 갑작스러운 부하가 걸리는 경우가 많아서다. 또 야구 선수들, 특히 타자들은 순간 모든 파워를 쏟아내기 위해 근육을 크게 키우는 데 집중하는데, 크기는 커도 내실은 떨어질 수가 있다. 근육이 크지는 않지만, 늘 기마 자세로 사이드 스텝을 밟는 농구 선수들은 햄스트링을 잘 다치지 않는다. 그만큼 단련이 됐다는 의미다.
최근만 해도, 햄스트링 부상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일일이 다 열거하기도 힘들다. 그 중 황성빈 손호영(이상 롯데) 이주형(키움) 박준영(두산) 이 선수들의 부상을 유심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
공통점이 있다. 목숨 걸고 뛰어야 하는 선수들이다. 무슨 의미인가. 확고한 주전이 아닌 선수들이다. 그런데 갑자기 기회가 주어졌다. 황성빈과 손호영은 팀 성적이 바닥으로 떨어진 롯데의 활력소로 김태형 감독의 인정을 받았다. 지난 시즌 트레이드를 통해 센세이션을 일으킨 이주형 역시 아직 자기 자리는 없다고 생각하며 올 시즌이 야구 인생을 바꿀 기회라고 여겼다. 박준영도 김재호 이후 유격수 계보를 잇지 못하고 있는 두산과 이승엽 감독이 개막부터 기회를 준 선수다.
이런 선수들은 조절이 없다. 1군에서 확고한 포지션을 잡겠다는 의욕에 매순간 100%로 임한다. 이런 열정이 있어야 비로소 1군 무대 주전이 될 수 있다.
그래서 딜레마다. 열심히 하며 성적을 내고 감독 눈에 드는 건 좋지만, 이렇게 다쳐버리면 허송세월을 해야 한다. 시즌은 길다. 주전이라면 몸에 무리가 오지 않게 조절을 하면서 뛰어야 하는데, 그러면 설렁설렁 하는 것 처럼 보일까봐 걱정인 마음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야구 좀 하니 대충 뛰는구나' 지적을 받을 수 있다.
롯데 김태형 감독은 손호영의 부상을 바라보며 "아쉽다. 호영이는 1군에서 계속 뛴 적이 없으니 피로도에서 오는 부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올해만 양쪽 허벅지를 다 다친 이주형에 안타까운 키움 홍원기 감독은 "항상 전력으로 뛰니 피로도는 금방 쌓이고, 회복은 느려진다. 경험이 있다면 조절을 하는데, 눈앞에 온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불타는 마음으로 쉬지도 않고 전력으로 해버리니 부상 위험도가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