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코로나19 감염이 주춤했던 사이 천식 환자 수가 급증했다. 마스크 착용이 줄고, 미세먼지나, 황사 등 환경오염의 심화, 비만, 스트레스 등의 증가가 원인으로 거론된다.
천식(asthma)은 발작적인 기침, 호흡곤란, 천명, 가슴 답답함 등을 주로 호소하는 만성 기도 질환이다. 성인 천식의 원인 및 치료법에 대해 강동경희대학교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안진 교수의 도움말로 정리했다.
▶폐 기능 감소 빠른 성인 천식 환자, 전년 대비 45% 증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3년 1월부터 8월까지 합산한 천식 환자 수가 142만 3451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2년 1년 동안 발생한 천식 환자 86만 7642명보다 무려 39% 증가한 숫자다.
특히 성인 천식 환자의 증가세가 심상치 않다. 50대에서 80세까지 중년과 고령층의 증가율은 전년 대비 45% 가까이 늘었다.
문제는 성인 천식의 경우 증상이 길게 지속되고, 폐 기능 감소는 빠르며, 치료에 대한 반응이 소아 천식에 비해 낮다는 것이다.
▶호흡곤란 없이 가슴 답답하고 기침 증상 있을 수도
천식의 대표 증상은 ▲숨을 내쉴 때 쌕쌕거리는 소리가 나는 천명 ▲호흡곤란 ▲가슴 답답함 ▲기침 등이다. 이 네 가지 전형적인 증상 중 두 가지 이상이 동시에 나타나고, 이른 아침이나 밤에 증상이 심하게 나타나면 천식을 의심한다. 천식 증상은 감기나 운동, 날씨 변화, 알레르겐 및 자극적 물질에 노출될 때 더욱 심해지며, 호흡곤란과 함께 기침과 가래 등이 동반되기도 한다. 드물게는 쌕쌕거림이나 호흡곤란 없이 가슴이 답답하거나 기침만 하는 증상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
▶들이마시는 약, '흡입제' 효과 좋고 부작용 적어
천식은 폐 기능 검사, 기관지 유발 시험 등을 통해 기도 과민성 혹은 기도 염증 등을 평가해 진단한다. 성인 천식의 치료 목표는 환자가 천식 조절 상태에 도달하고, 최소한의 약물로 천식 조절 상태를 잘 유지하는 것이다.
안진 교수는 "치료는 경구형 치료제와 흡입제가 있으며, 가장 중요한 약물은 흡입제"라고 강조했다.
흡입제는 먹는 약이 아니라 들이마시는 약으로, 호흡을 통해 기관지로 직접 약물을 주입해 치료하게 된다. 피부에 염증이나 상처가 생기면 연고를 바르는 것처럼 기관지 염증에 약을 직접 뿌려준다고 생각하면 쉽다.
직접 약을 뿌려주는 만큼 경구형 치료제보다 치료 효과가 빠르고 좋으며, 전신 부작용도 적다.
▶생물학적 제제로 중증 난치성 천식 치료
일반적인 천식 치료로 증상이 잘 조절되지 않거나, 빈번한 급성 악화가 발생하는 중증 난치성 천식 환자 경우에는 맞춤형 치료제, 즉 생물학적 제제가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가장 먼저 시도된 항 IgE 항체(omalizumab)은 혈액 내 순환하는 알레르기성 면역 항체인 IgE와 결합해 작용을 억제하는 약물로 폐 기능이 감소해 있고 급성 천식 악화가 자주 일어나는 아토피성 천식 환자에서 사용되는 약물이다. 이후로 중증 호산구성 천식에 사용되는 항 인터루킨-5 항체(mepolizumab, reslizumab, benralizumab)와 아토피 피부염이 동반되었거나 급성 악화가 반복되는 호산구성 천식 치료제인 항 인터루킨-4 항체(dupilumab)가 있다. 이러한 생물학적 제제는 현재 조건이 맞는 환자에게만 투약할 수 있으며 비용적인 문제가 있지만, 치료 효과가 좋아 앞으로의 중증 천식 치료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기대한다.
▶금연하고 대기오염 피해야…실외보다 수영 도움
천식의 효과적인 예방과 관리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금연이 중요하다.
안진 교수는 "금연과 더불어 간접흡연을 최대한 피하고, 미세먼지, 황사와 같은 대기오염 물질을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규칙적인 운동, 특히 유산소운동이 좋은데, 다만 실외 공기에 노출이 많은 조깅이나 축구, 자전거 타기 등은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천식 환자는 따뜻한 물에서 수영하는 것이 가장 좋다. 또한 감기 등 감염에 노출되면 증상이 악화하므로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주의하며 따뜻한 물을 자주 마셔 충분한 수분을 섭취해야 한다. 독감 및 폐렴구균을 접종하는 것도 좋다. 대기오염이 심한 날은 외출을 자제하거나 외출 시에는 마스크를 써 공기를 직접 흡입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과체중 환자라면 식단 조절과 운동을 병행해서 체중을 감량하는 것이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된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