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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FF] ‘목화솜 피는 날’ 우미화 "세월호 함께 기록하는 것 동참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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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W 임가을 기자]“배우로서 세월호라는 이야기를 기록하는 것에 참여하는 건 조심스럽지만 큰 의미가 있는 작업이고, 함께 기록을 남기는 것에 동참하고 싶었다.

”세월호 참사 10주기, ‘목화솜 피는 날’은 잊어서는 안 될 기억을 필름에 새겼다. 영화 ‘목화솜 피는 날’은 10년 전 사고로 죽은 딸의 죽음 이후의 삶을 살아가는 아버지 ‘병호’와 어머니 ‘수현’을 중심으로 유가족과 활동가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전주국제영화제는 이번 작품을 ‘코리안시네마: 세월호 참사 10주기 특별전’에 초청해 월드 프리미어로 공개했다. 극 중 ‘수현’ 역을 맡아 연기한 배우 우미화는 지난 3일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스포츠W와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우미화는 영화제에 초청된 것을 넘어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조명하는 특별전에 대한 의미를 강조했다. 그는 “‘목화솜 피는 날’ 저희 영화가 극장 개봉하기 전에 세월호 특별전으로 다른 다큐들과 함께 소개돼서 더 큰 의미가 있습니다.

”라고 소감을 전했다. 세월호 참사는 대한민국 현대에 일어난 사회적 충격이 큰 사건으로, 극 영화로 표현하기에는 쉽지 않은 주제이다. 우미화는 이번 작품에 대해 “정말 조심스러웠고, 이 세월호라는 이야기가 가진 무게에 작품이 눌리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극 영화는 사실을 담은 다큐멘터리와는 또 다른 이야기이기 때문에 어떻게 접근하고, 이 세월을 어떻게 담을 수 있을지 고민했다.

”고 말했다. “하지만 서사가 주는 힘이 있기에 대중들에게 또 다른 공감으로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감독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이 영화가 어떠한 마중물이 돼서 앞으로 더 많은 이야기를 다양한 방식으로 할 수 있었음 좋겠다.

”이번 영화의 시나리오를 쓴 구두리 작가는 이전부터 우미화와 함께 연극 작업을 하던 동료다. 신경수 감독에게서 캐스팅 제안을 받기 전부터 우미화는 ‘목화솜 피는 날’에 참여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구두리 작가와 같은 작품을 하고 있을 때 ‘목화솜 피는 날’의 초고를 읽게 됐다. 작품 제안을 받아서 세월호에 대한 이런 이야기를 쓰고 있는데 한번 읽어봐달라고. 대본을 처음 읽었을 때 투박하지만 힘이 있고 솔직하다고 느꼈고, 이 작품에 나도 참여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이후에 감독님이 ‘수현’ 역으로 제안을 주셨다.

”우미화는 신경수 감독이 작품을 제안했을 때 당연히 하겠다며 참여 의사를 전하겠다고 했다. 그는 “배우로서 세월호라는 이야기를 기록하는 것에 참여하는 건 조심스럽지만 큰 의미가 있는 작업이고, 함께 기록을 남기는 것에 동참하고 싶었다. 당시 [소방서 옆 경찰서]를 거의 마무리 짓고 다른 연극 연습을 하고 있었던 때였는데, 양해를 구하고 일정을 끼워 맞춰서 작품에 참여했다.

”고 말했다. 신경수 감독은 [소방서 옆 경찰서], [육룡이 나르샤] 등을 연출해 드라마 쪽에서 활약해왔기 때문에 영화 작업이라는 점도 눈길을 끌었다. 우미화는 “이번 작품 촬영이 7, 8회차 정도밖에 안됐는데 감독님은 워낙 준비도 철저하시고 빠르시다. 짧은 시간과 쉽지 않은 제작 여건에서 작품의 완성도를 갖출 수 있었던 건 감독님의 경험과 노하우들이 맞아떨어져서 가능했던 것 같다.

”고 언급했다.

연극을 중심으로 활약하던 창작, 배우진과 호흡을 맞춘 점도 눈길을 끌었다. 우미화는 “감독님이 연극 배우들을 좋아하시기도 하셨고, 이전에 감독님과 같이 작업을 했던 분들이기도 하다. 세월호 예술인 행동 마로니에 촛불을 계속하셨던 배우분들도 많이 참여하셨다.

”며, “감독님이 연극을 사랑하고 많이 보셔서 많은 작가들과 연출들의 색깔들을 알고 계셨다. 현장성과 동시대성을 지닌 연극의 특성을 아시기에 구두리 작가에게 세월호 이야기를 제안한 이유이기도 할거라 생각한다.

”고 전했다.

‘목화솜 피는 날’은 배우 이외에도 실제 활동가가 참여한 작품이기도 하며, 많은 사람이 텀블벅 후원을 통해 영화 제작을 지원하기도 했다. 우미화는 “모두가 함께 이 작품을 만들었고, 많은 스텝 배우분들이 한마음으로 촬영했다. 또, 개봉을 준비하면서 후원 사이트를 열고 주위 가족, 지인, 친구들한테 보냈을 때 정말 하나같이 다 응원을 해줬다. 그런 주위의 마음들이 한 명 한 명 다 소중했고, 그 마음들 덕분에 더 많은 분들이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너무 감사했다.

”고 마음을 전했다.

극 중 우미화는 참사의 피해자 ‘경은’의 어머니인 ‘수현’을 연기한다. 작품과 역할에 실린 무게가 상당했기에 연기에 대한 고민도 함께 깊어졌다.

“우리 모두가 세월호의 증인이긴 하지만 작품을 준비하면서 유가족분들의 인터뷰를 담은 ‘금요일엔 돌아오렴’을 읽었는데, 그분들의 고통과 슬픔과 분노 모든 것이 오롯이 느껴졌다. 하지만 제가 그런 순간순간을 어떻게 다 표현할 수 있겠나, 어떻게 그걸 내가 담아낼 수 있겠나. 그래서 지금을 견디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겠더라.

”우미화는 ‘수현’을 연기할 때 끝까지 울지 않으려 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그는 “‘수현’은 집 밖으로 나가지도, 표현도 하지 않고 그 아픔을 견디고만 있는 사람이다. 그래서 마지막 차 안에서 대화를 나누는 장면에서 ‘병호’가 울고 싶으면 울라고 ‘수현’에게 말하지만 끝까지 눈물을 흘려서는 안 된다는 개인적인 마음이 있었던 것 같다.

”고 연기에 중점을 둔 부분을 전했다.

그럼에도 우미화는 희망으로 향하는 ‘수현’의 발걸음을 믿었다. 그는 “마지막에는 ‘수현’이라는 인물이 집을 나섰을 것 같다. 유가족들과 함께하는 활동을 통해 아픔을 나누면서 연대하고, 이전과는 다른 다음을 위해서 행동하고 있을 것 같다. 그래서 이 이야기는 희망적이라고 생각한다. 극 중에서는 보여주지 않고 있지만 ‘수현’도 아픔을 꺼내서 함께 나아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고 말했다.

‘수현’의 행보처럼 ‘목화솜 피는 날’은 기억과 추모를 넘어, 앞으로 우리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 우미화는 “모든 분들이 연대한 10년이라는 세월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이 있는 것이지 않나. 지금은 앞으로의 10년을 위해 나아가야한다고 생각한다. 10년 전과 지금을 봤을 때 우리가 모르는 많은 부분이 지금 변화하고 있다.

”고 말한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분들이 10년 동안 활동해 오면서 이전에 일어났던 참사, 사건 사고들의 유가족분들과 연대해 그분들을 응원하고 위로하는 활동을 하고 계신 걸로 알고 있다. 같은 이치로 지금 더 많은 사람과 함께하면 앞으로의 10년 뒤는 또 달라질 것 같다. ‘목화솜 피는 날’은 기억하고 추모하는 작품이기는 하지만, 그 단계에서 멈추는 작품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런 움직임은 추모를 시작으로 하지만 더 나아가기 위한 것이다. 작품 속에도 그런 희망이 분명히 있다.

”‘목화솜 피는 날’은 단원고등학교가 위치해 있는 안산, 피해자가 인양된 팽목항이 위치한 진도, 현재 세월호 선체가 거치된 목포, 세 공간이 모두 그려진다. 기억과 공간은 떼놓을 수 없는 연관성을 지닌 만큼 영화에 있어서도 큰 의미를 지닌다.

“세월호 유가족과 활동가들이 10년동안 세 공간을 지켜왔고, 공간이 지켜진다는 것은 결국 기억한다는 것인 것 같다. 그 공간들이 있어야 우리가 계속 기억할 수 있고, 그 기억을 통해 또 다른 참사를 막을 수 있는, 우리 사회가 나아가는 힘이 된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그 공간을 지키려 노력하는거다. 그런 의미에서 세 공간이 영화 속에서 기록으로 남는다는 것도 의미가 있는 것 같다.

”또, ‘목화솜 피는 날’은 세월호 선체 내부에서 촬영한 최초의 영화로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영화에 참여한 배우진들은 촬영에 앞서 유가족의 안내에 따라 선박을 살폈다.

“유가족으로서 담담하게 이야기를 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말로 표현 못할 감정을 느꼈고, 아버님 앞에서 어떤 반응을 보이는 것 자체가 죄송스러워서 저도 담담히 들으려 노력했는데 선체에서 촬영을 하면서도 계속 믿기지 않았던 것 같다. 아이들의 방에서 정말 몇 발자국만 나가면 밖이다. 그 공간을 눈으로 확인하는 순간 더 분노가 차올랐다.

”이러한 과정에 대해 “모두가 함께 해야 될 일”이라 말한 우미화는 사고를 대하는 우리의 마음가짐에 대해 전하기도 했다.

“이러한 참사 앞에서는 우리사회의 모두가 당사자여야 하고, 모두가 당사자일 수밖에 없다. 누군가에게 벌어지는 일로 바라보는 게 아니라 그게 나의 일일 수 있고, 그리고 나의 일이기도 하다고 여겨야한다. 같이 아파하고 연대하고 계속 기억하는 것이 나와 가족과 사회를 지키는 일이다.

”현재 ‘목화솜 피는 날’은 상영 후 GV를 비롯해 전주톡톡 등의 영화제 내 행사로 관객과 가까이서 만나고 있다. 우미화는 “영화를 함께 보고, 대면하고 이야기를 나누니까 정말 한 분 한 분이 다 소중하다.

”며 기쁨을 표했다.

“한분 한분 공감의 마음들이 쌓이면 마음의 크기가 어느새 이만큼 커지지 않을까? 모두가 마음으로 연결된다면 숫자는 중요하지 않지만 10만, 100만 쭉쭉 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웃음)”영화 ‘목화솜 피는 날’은 현재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되고 있고, 오는 22일 극장 개봉을 앞두고 있다. 우미화는 추후 영화를 만나게 될 예비 관객에게 인사를 남겼다.

“슬프고 아프지만 정말 따뜻하고 아름다운 마음들이 담긴 영화입니다. 개봉일이 5월 22일, 가정의 달인데 가족과 함께 볼 수 있는 영화입니다. 친구, 가족들과 손에 손잡고 극장에 와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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