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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인터뷰] "지금까지의 '박성훈' 아깝잖아요"..'더 글로리' 전재준, '눈물의 여왕' 윤은성을 넘어(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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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지금은 이름을 잃었지만, 언젠가는 전재준, 윤은성을 넘어 배우 박성훈(39)으로 이름을 떨칠 예정이다.

tvN 토일드라마 '눈물의 여왕'(박지은 극본, 장영우 김희원 연출)은 퀸즈 그룹 재벌 3세, 백화점의 여왕 홍해인(김지원)과 용두리 이장 아들, 슈퍼마켓 왕자 백현우(김수현) 3년차 부부의 아찔한 위기와 기적처럼 다시 시작되는 사랑 이야기를 담은 작품. 최고 시청률 24.85%를 기록하며 종영해 tvN 역대 드라마 시청률 1위에 등극했다. 박성훈은 미국에서 온 미스터리한 M&A 전문가에서 홍해인에 대한 집착을 보여주는 소름돋는 인물 윤은성으로 분해 극 마지막까지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박성훈은 29일 오전 서울 강남구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어느 정도는 잘 되지 않을까 기대는 있었는데, 저희가 기대하고 예상했던 것보다 시청자 분들에게 훨씬 더 큰 사랑을 받아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처음에 첫 방송을 보기도 전에 tvN, 넷플릭스 관계자들이 보시고는 '드라마가 너무 잘 나왔다' '재미있다'고 하더라. 막판에는 시청률이 올라가는 추이를 보고 '잘하면 역대 1위 달성하겠는데?'하는 말이 슬슬 나오기는 했다. 실제로 시청률 1위를 달성하게 돼서 기쁘고, 그런 작품에 함께할 수 있어서 영광이다"라는 소감을 남겼다.

박성훈이 연기한 윤은성은 백현우(김수현)와 홍해인(김지원)의 사랑에 가장 위협적인 존재였다. 살인교사와 협박, 납치, 가스라이팅에 이르기까지 하지 않은 악행이 없었을 정도. 홍해인에 대한 무서운 집착을 보여주며 전작이던 '더 글로리'의 전재준을 떠올리게 했다는 평가다. 박성훈 역시 이번 역할은 연기하기가 쉽지 않았다고 고백하기도. 그는 "15부 엔딩부분 대본을 보는데, 애절한 두 사람(백현우와 홍해인)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서 차로 쳐버리는 장면에서 소리를 질렀다. '어떻게 저럴 수 있어!'하면서. 15부 말부터 16부 초중반까지 은성이의 질주를 보면서 쉽게 이해하기 어려웠다"라면서 "해인이가 깨어났을 때 가스라이팅을 하는데, 그걸 찍을 때 가슴이 답답하고 죄책감을 느끼고 힘들었다. 개인적으로 저는 누가 누군가에게 가스라이팅하는 것을 혐오하는 편이라서, 연기는 해야 하지만, 연기를 하기 싫었던 장면"이라는 솔직한 심경을 고백했다.

이로 인해 뜨거운 반응을 받았던 그다. 박성훈은 "SNS에 많이들 댓글을 남겨주시고, DM(다이렉트 메시지)을 수없이 보내주시는데, 육두문자로 시작해서 '제발 좀 꺼져라', '현우 해인을 갈라놓지 말아달라', '나랑 한판 뜨자' 등의 내용이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불쾌하거나 상처받지는 않았다. 악역이니 욕을 먹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충분히 그만한 짓을 했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해인과 현우 커플을 몰입해서 응원해주시다 보니, 저에게 그런 감정을 느껴주신 게 아닌가 생각했다. 또 식당 이모님께 '적당히 해!'라며 등짝 스매싱과 타박을 듣기도 했다. 그런데 이게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지고 사랑해주신 것이라 느꼈고, 댓글을 보는 것이 재밌기도 했다"고 말했다.

'전재준', '윤은성'하면 딱 박성훈의 얼굴을 떠오를 정도로, 최근에는 '이름 잃은 배우'로 활약 중인 그다. 배우가 캐릭터에 '찰떡'으로 녹아들다 보면, 대중에게 캐릭터 그 자체의 이름으로 불리는 경우도 있던 바. 박성훈은 '더 글로리' 속 전재준으로 오랜 기간 불리고 있다. 그는 "기자 분들이 '남남' 제작발표회에서 질문을 하시는데 '최수영 배우와 전재준 배우'라고 하시더라. 또 최근에 브랜드 행사장에 갔는데, 관계자 분이 저에게 설명을 해주시면서 '전재준 씨에게 추천하고 싶은'이라고 하시더라. 실제로 또 전재준으로 개명하라는 요구도 있다. 저번에 '오징어 게임' 캐스팅이 공개됐을 때도 '강하늘, 임시완, 양동근, 전재준' 이렇게 정리해주신 분들도 있었다"며 웃었다.

박성훈은 이 같은 경험이 처음은 아니다. 이미 '하나뿐인 내편'에서 장고래로 불려왔고, '사이코패스 다이어리'의 서인우로 한동안 불렸던 적도. 박성훈은 "박성훈이라고 하면 모르시고, '왜 하나뿐인 내편에 장고래'라고 해야 알아보시고 '아아' 하시는데, 이제는 '전재준'하면 저를 딱 떠올려주시니 기분이 좋다. 딱 세 글자로 제 얼굴을 떠올릴 수 있는 어떤 호칭이 생긴 거니까. 저는 장고래 때도 기분이 좋았고, '전재준' 때도 좋았다. 왜 '눈물의 여왕' 댓글 창에도 항상 해인, 현우인데 저만 아직도 전재준이었다. 그런데 마지막에는 '은성이'라고 해주는 분들이 계셔서 한편으로는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언젠가는 전재준, 윤은성, 장고래를 제치고 '박성훈' 세 글자로 기억되는 날이 오길 바라며 여러 작품 노력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했다.

실제로 '박대윤'이라는 이름을 작명소에서 받아올 정도로 개명에도 진지한 생각이 있었다는 그는 이제는 '박성훈'이라는 이름을 더 알리는 데에 힘을 쓸 예정. 그냥 제일 유명한 박성훈이 되자고 생각했다. 내 얼굴로 떠오르는 박성훈이 되자. (조)정석이 형처럼 꾸준히 하다 보면 '납득이'에서 대한민국의 모든 분들이 기억해주는 날이 오지 않을까 싶은 그런 바람과 목표가 있기는 하다. 이름을 바꾸면 훨씬 좋을 것이라고도 하시지만, 이제까지 쌓아온 박성훈이 아깝잖나"라며 앞으로의 각오를 전했다.

박성훈은 하반기 '오징어 게임2'와 영화 '열대야'로 대중을 다시 찾는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