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윤선 기자] 배우 박성훈이 재벌설에 대해 해명하고, 어려웠던 가정사를 고백했다.
1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는 '더 글로리'에 이어 '눈물의 여왕까지' 핫한 배우로 떠오른 박성훈이 출연했다.
이날 박성훈은 인기를 실감하냐고 묻자 "'해투' 출연했을 때는 다섯 분 중에 한 두분 정도 알아봤다. 근데 '더 글로리' 이후에 서너 분이 알아봐 주시고, 이제는 더 많이 알아봐 주신다. 실감하고 있다"며 "방콕에서 '열대야'라를 영화를 촬영 중인데 태국 현지 분들도 알아봐 주신다. 나 자신이 신기해하고 있다"고 답했다. 광고 제의도 많이 들어오냐는 질문에는 "욕을 너무 많이 먹고 있어서 광고는 전혀 들어오고 있지 않다"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인기를 얻은 후 행동이 조심스러워졌다는 박성훈은 "행동거지에 신경을 많이 쓰고 조심스러워졌다. 알아봐 주시는 분들이 많다 보니까 원래 비행기 탈 때도 술 좀 마시고 숙면 취하는데 그런 것도 자제하게 된다. 후배들도 많이 생기니까 언행도 조심하고 있다. 떨어지는 낙엽도 조심하고 있다. 대중의 큰 관심을 받아보는 게 얼마 안 돼서 그렇다. 매일매일 신기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tvN 드라마 역대 시청률 1위를 달성하며 큰 인기를 얻은 '눈물의 여왕'에서 광기의 빌런 윤은성 역으로 활약한 박성훈은 "작품은 정말 큰 사랑을 받고 있는데 난 진짜 큰 미움을 받고 있다"며 "SNS 댓글이나 DM으로 '당장 꺼져라', '나랑 맞짱 한번 뜨자'라는 말을 듣고 있다. 정말 몰입해 주셨다는 뜻이니까 감사하게는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어머니는 착한 역할을 좋아하신다. 그래서 나쁜 역할은 잘 안 챙겨 보신다"고 털어놔 웃음을 자아냈다.
박성훈은 '눈물의 여왕'에 출연한 이유가 김수현의 영향이 컸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그는 "작가, 감독님도 좋으시지만 개인적으로 수현이가 나보다 나이는 어리지만 어릴 때부터 활동하고 주연 생활을 오래 해서 연극판에서 드라마로 넘어올 때 수현이 연기도 참고했다. 워낙 섬세하게 연기를 잘하니까 매체 연기가 어떤가 연구할 때 수현이를 굉장히 좋아했는데 마침 이 작품에 수현이가 캐스팅돼 있다고 해서 너무 반가웠다"며 "인간적으로도 어떤 친구인지 너무 궁금해서 출연하게 된 영향도 꽤 있다"고 말했다.
또 김수현을 '영리한 배우'라고 표현하며 "수현이가 자기 자신을 낮춘다. 어수룩한 척하고 이상한 소리도 내고 그런다. 주연 배우가 그렇게 하니까 현장 분위기가 부드럽게 만들어진다. 그래서 되게 영리한 친구라고 생각했다"며 전했다.
김지원에 대해서는 "정말 반장 스타일이다. 전교 회장 스타일이다. 딱 갖춰져 있다. 너무 착하고 가만히 있으면 와서 '오빠, 간식 좀 드세요'하고 놔준다. 간식 요정으로 불렸다"고 말했다.
박성훈은 악역 연기 노하우를 묻자 "촬영하면서 연습한다. 휴대폰 동영상으로 찍고 부족한 걸 고쳐나가고 또 찍어보고 그런다"며 "눈빛이나 말에 힘을 안 주는 게 오히려 더 악역스러운 거 같다"며 자신만의 비결을 공개했다.
'더 글로리'에서 전재준 역으로 대중에게 제대로 각인된 박성훈은 처음 캐스팅 제의를 받았을 당시 어땠냐고 묻자 "혼선이 있었는지 모르겠는데 처음에는 하도영 역인 줄 알았다"고 답했다. 그는 "근데 (대본) 읽다 보니까 하도영은 혜교 누나보다 나이가 많아야 하는데 '내가 괜찮나' 하면서 읽었다. 그러다가 재준이 캐릭터가 굉장히 매력 있다고 생각해서 재준이를 시켜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재준이라는 말을 듣고 무조건 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과천외고 출신이라는 박성훈은 갑자기 연기를 하겠다고 했을 때 부모님의 반응이 어땠냐는 질문에 "의아해하시긴 했다. 내성적인 아이였고, 세상 쫄보다. 군대 전역하기 전까지 귀신 나올까 봐 무서워서 불을 켜고 잤다. 겁이 많고 화를 정말 안 내는데 그런 성향인 걸 아시다 보니까 '네가 연기를?'이라고 생각하셨다"고 답했다.
이어 "아버님이 육사를 다니시다가 갑자기 전업하셔서 은행원이 되셨다. 그러다가 내가 연기를 갓 시작할 때쯤에 동문회에 다녀오셨는데 육사 동기분들은 원스타, 투스타고 그때 우리가 집안 형편이 좋지 않을 때였다. 그러니까 아버지가 술이 거나하게 취하셔서는 '넌 한 우물만 팠으면 좋겠다. 기왕이면 한곳에만 정진해라'라고 하셨다. 힘들 때마다 그 말씀을 많이 되새겼던 거 같다"고 밝혔다.
박성훈은 친인척 대부분이 법대, 의대 출신이라는 이유로 재벌설에 휩싸이기도 했다고. 그는 "난 넉넉한 집안에서 자라지 못했고, 아버지가 은행 다니다가 IMF 때 퇴직하셔서 집이 힘들어졌다"며 "고등학교 때 엄청 가난해지면서 차비 말고는 어떠한 지원도 받을 수 없었다"고 고백했다.
심지어 친구들과 햄버거 사 먹을 돈이 없어서 혼자 못 먹기도 하고, 8개월 만에 군대에서 휴가를 나오려고 했을 때는 어머니로부터 '줄 돈이 없으니 휴가를 안 나오면 안 되겠냐'는 부탁을 듣기도 했다고.
박성훈은 "그때도 서러워서 울었다. 속상함이 제일 컸다. 얼마나 돈이 없으면 그런 말씀을 하실까 싶어서 전화 끊고 많이 울었던 거 같다"고 털어놨다.
또한 극단에 있을 때는 1년에 5만 원을 벌었다는 그는 "연극할 때 7년 정도 룸메이트랑 '기생충'에 나오는 송강호 선배님 집 같은 곳에 살았다. 보증금도 누나한테 빌려서 다달이 갚으면서 살았다"며 "장마철만 되면 정강이까지 물이 찼다. 솜이불에 빗물을 적셔서 퍼내는 걸 7년 내내 했다"며 힘들었던 시절을 떠올렸다.
그러나 박성훈은 "경제적으로는 어렵지만 연기를 할 수 있는 게 너무 감사했다. 한 번도 다른 걸 해보겠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아버지 말씀이 각인이 됐던 거 같다"고 밝혔다.
한편 박성훈은 부모님께 용돈을 드리고 싶다는 마음에서 연극 무대에서 TV로 넘어오게 됐지만, 주말드라마 '하나뿐인 내 편'을 통해 얼굴을 알릴 무렵 아버지가 뇌출혈로 쓰러졌다는 안타까운 사연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강인해 보였던 아버지가 약해진 모습을 보니까 속상했다. 혼자 대소변도 못 가리시고 음식도 간 음식만 드시고 몸의 반이 마비가 되니까 말도 굉장히 어눌하게 하신다. 그게 되게 속상하다. 좀 괜찮아지셨지만 지금도 속상하다"며 눈물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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