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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1 현장리뷰]"강윤구→최강민 깜짝 1호골" 홍명보 '신의 한수'…울산, 대구에 2-1 역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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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미소부터 흘렀다. 대구FC의 지휘봉을 잡은 박창현 감독(58)은 현역 시절 홍명보 울산 HD감독(55)의 처음을 함께했다. 박 감독이 2년 선배다. 둘은 포항제철(현 포항 스틸러스)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홍 감독이 첫 발을 뗄 당시 박 감독은 주장이었다.

하지만 홍 감독은 그저 그런 신인이 아니었다. 1990년 이탈리아월드컵에 출전한 '대형 스타'였다. 프로 입단도 '스카우트 파동'으로 1년 늦었다. 둘은 룸메이트였다. 박 감독이 방장, 홍 감독이 방졸이었다. 30여년의 세월이 흘렀다. 두 사령탑이 처음으로 벤치에서 적으로 맞닥뜨렸다. 설렘이 넘쳐났다. 홍 감독은 첫 대결에 대해 "지금도 잘 지내고 있는데, 선배를 내가 많이 키워줬다"고 도발했다.

이 말을 전해들은 박 감독은 "아이 참"이라며 헛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1991년에 룸메이트였다. 슈퍼스타라 선배같은 방졸이었다. 함부로 못했다"며 웃은 후 "내가 주장이었는데 간식도 갖다줬다"고 미소지었다.

홍 감독은 K리그1 3연패를 노리는 명장 중의 명장이다. 박 감독은 2010년 포항 감독대행을 지낸 후 홍익대 사령탑을 거쳐 최원권 감독의 후임으로 지난달 23일 대구 사령탑에 선임됐다. 그라운드에선 한 치의 양보도 없었다. 지난 라운드 전북 현대전(2대2 무)에서 인상적인 데뷔전을 치른 박 감독은 새 카드를 꺼내들었다. 대구의 미래이자 오른쪽 윙백 황재원을 센터백의 중앙에 포진시켰다. 시프트를 가동했다. 공세시에는 수비형 미드필더로 전진했고, 수세시에는 수비로 내려앉아 측면 윙백과 함께 5백을 형성했다. 홍익대 시절 황재원과 함께한 박 감독은 "방법이 없다. 재원이는 머리가 좋다. 공격과 수비에서 충분히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본다"고 믿음을 드러냈다.

울산은 역시 군 입대한 이동경의 공백이 고민이었다. 이동경은 K리그1 8경기에서 7골-5도움으로 공격을 책임졌다. 골도, 도움도 1위로 팀을 떠났다. 이동경의 공백을 메우는 것이 최대 현안이었다. 홍 감독은 "원체 몸이 좋았다. 오늘 봐야할 것 같다"고 여전히 아쉬워했다.

박 감독의 대구가 달라졌다. 울산에 볼 점유율을 내줬지만 포지션 간격을 촘촘하게 유지하며 실리 축구를 했다. 울산은 대구의 공간을 뚫기가 쉽지 않았다. 오히려 대구의 역습이 더 매서웠다. 전반 34분 선제골도 대구의 몫이었다. 장성원의 크로스가 머리맞고 뒤로 흘렀고, 박용희가 오른발로 골네트를 갈랐다.

대구의 기세가 한껏 올랐다. 그러나 울산은 울산이었다. 전반 43분 동점골이 터졌다. 이명재의 크로스를 마틴 아담이 헤더로 연결했다. 볼은 골대 맞고 앞으로 흘렀고, 강윤구가 쇄도하며 왼발로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은 일진일퇴의 공방이었다. 후반 9분 대구 홍철, 후반 13분 울산 이청용의 슈팅은 골대를 살짝 비켜갔다. 후반 18분 대구 고재현의 오른발 슈팅도 조현우의 선방에 걸렸다.

희비는 후반 37분 엇갈렸다. 교체카드가 '신의 한수'였다. 홍 감독은 후반 32분 마틴 아담과 이청용 대신 주민규와 최강민을 투입했다. 최강민이 설영우의 크로스를 오른발로 화답, 프로 데뷔골을 터트렸다. 대구는 경기 종료 직전 프리킥 기회를 얻었지만 끝내 골문을 열지 못했다. 박 감독이 홍 감독에게 첫 패전의 멍에를 안았다.

울산이 1일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열린 대구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4' 10라운드에서 2대1로 역전승했다. K리그1에서 4연승을 질주한 울산은 승점 20(6승2무1패)을 기록, 2위로 올라섰다. 한 경기를 덜 치른 가운데 선두 포항(승점 21·6승3무1패)과의 승점 차는 1점이다. 3위 김천(승점 20·6승2무2패)에는 다득점에서 앞섰다. 울산은 2021년 12월 5일 홈에서 2대0 승리를 시작으로 대구를 상대로 9경기 무패(7승2무)를 질주했다. 대구=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