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내외야 할 것 없이 '물방망이'에 속끓는 롯데 자이언츠. 조세진이 미래의 희망이 될 수 있을까.
국군체육부대(상무)는 1일 경북 문경 상무야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 2군과의 퓨처스 경기에서 2대9로 패했다. 선발 박주성이 5이닝 5실점으로 무너졌고, 김택형 윤산흠 박성재 등 불펜에서도 추가 실점이 나오며 따라붙지 못했다.
하지만 6번타자 좌익수로 출전한 조세진의 타격은 빛났다. 조세진은 2회말 첫 타석에서 중전안타를 때려낸 데 이어, 5회말 두번째 타석에선 우월 솔로포를 쏘아올렸다. 시즌 2호포다. 프로 데뷔 이래 적지 않은 마음고생을 이겨내고 올해 마침내 부활한 모양새다.
조세진은 2022년 2차 1라운드(전체 4번)으로 롯데 유니폼을 입은 외야 유망주다. 데뷔 첫해 퓨처스리그를 타율 3할5푼1리로 폭격하는 등 매서운 방망이로 먼저 주목받았다. 때마침 롯데 외야가 선수 부족으로 고민이 많던 터라 기회를 얻었다.
재능만큼은 인정받는 선수였지만, 너무 빨랐던 걸까. 1군에서 39경기 86타석이나 출전했지만, 성적은 타율 1할8푼6리, OPS(출루율+장타율) 0.416으로 부진했다.
이듬해에는 황성빈, 윤동희. 김민석 등과의 경쟁에서 밀리면서 입지가 줄어들었다. 동년배들 중 수비 범위나 타구판단, 어깨 등에선 더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확실한 툴보다는 두루 준수한 잠재력을 갖춘 만큼 지금 당장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은 적었다.
조세진은 2023년 5월 빠른 입대를 택했다. 롯데 구단은 입대를 앞두고 있음에도 1군 스프링캠프에 동행시키며 각별히 아끼는 선수임을 입증했다.
입대 첫해에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프로 데뷔 시즌의 부진이 그대로 이어졌다. 타율 2할1푼4리 2홈런 10타점, OPS 0.616에 그쳤다.
하지만 그 충격을 이겨내고 올해는 달라진 모습이다. 타율 3할6리 2홈런 4타점, OPS도 0.904까지 끌어올렸다. 선수들의 타격에 까다로운 허문회 전 감독도 인정할 만큼 좋은 타격재능이 다시 실전에서 발휘되고 있다.
조세진은 오는 11월 7일 제대한다. 다음 시즌을 바라봐야하는 처지. 다만 1군의 부진에 지친 롯데팬들에겐 청량감을 주는 유망주다. 병역 특례를 받은 윤동희가 중견수에 성공적으로 정착했고, 짧게나마 잠재력을 터뜨린 황성빈, 여전히 타격 재능만큼은 인정받는 김민석 등과 제대 후에도 치열한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