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대전하나시티즌이 조금씩 흐름을 바꾸고 있다. 대전은 4월 30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김천 상무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4' 10라운드에서 0대0으로 비겼다. '선두' 김천을 만나 어려운 경기를 펼쳤지만, 끈끈한 모습을 보이며 귀중한 승점 1점을 챙겼다. 3경기 연속 무패(1승2무)를 달린 대전은 승점 10점(2승4무4패)을 기록 중이다. 하위권이지만 4위 수원FC(승점 15)와의 승점차가 5점에 불과한만큼, 연승 한번이면 상위권까지 갈 수 있다.
대전은 위기였다. 앞서 7경기에서 단 1승 밖에 챙기지 못했다. 최하위까지 추락했다. 시즌 초반 '핵심 수비수' 조유민의 갑작스러운 중동 이적으로 구상에 차질이 생긴데 이어, 바뀐 전술 속 핵심 자원들이 줄줄이 다쳤다. '캡틴' 이순민을 비롯해 구텍, 강윤성 김준범 등 베스트11 중 무려 6명이 이탈했다.
이민성 감독은 잇몸으로 맞섰고, 길을 찾았다. 수비였다. 그나마 부상자가 없는 중앙 수비 라인을 정비했다. 초반 주전 경쟁에서 밀렸던 김현우를 다시 중용했다. 안톤-김현우를 축으로 이정택을 활용하는 변형 스리백 카드를 꺼냈다. 이정택이 오른쪽으로 이동할 경우, 포백으로 전환됐다. 김현우가 중앙에서 안정감을 더하자, 수비 조직력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유스 출신의 이준규가 중원에서 엄청난 활동량으로 활력을 불어넣고, '베테랑' 주세종이 회춘한 모습을 보이며, 중원 싸움에서 밀리지 않자, 대전의 수비력은 더욱 빛을 냈다.
그 결과 대전은 최근 3경기에서 단 1골만을 내줬다. 이전까지 7경기에서 10골을 내줬던 모습과는 180도 다른 모습이다. 김천전에서도 상대의 막강 공격진과 허리진을 상대로 대등하게 싸우는데 성공했다. 골이 터지지 않는게 아쉽지만, 일단 실점을 줄여 지지 않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23시즌 대전은 수비 불안으로 고생했다. 울산, 서울(이상 63골)에 이어 세번째로 많은 56골을 넣었지만, 58골이나 내주며 파이널A행에 실패했다. 76골을 내준 수원FC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실점이었다. 이 감독은 이를 보완하기 위해 겨우내 많은 공을 들였고, 결실을 맺고 있다. 10경기에서 11골만을 허용하며, 최소 실점 4위를 달리고 있다.
수비의 힘으로 반등의 실마리를 찾은 대전, 이제 마지막 퍼즐은 '골'이다. 대전은 올 시즌 9골로 경기당 1골도 넣지 못하고 있다. 공격축구를 강조하는 이 감독 입장에서 현재의 득점력은 아쉽기만 하다. 이 감독은 "어려운 시기에는 한두 번의 찬스에서 득점하고 결과를 가져와야 한다. 마지막에 세밀함이 부족한 것은 고쳐야 한다"고 했다. 부상자들이 예정대로 5월 복귀해, 공격력을 회복한다면 대전은 더 빠르게 올라갈 수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