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선수 입장? 차 조심하세요.'
노르웨이 프로축구 1부리그에서 역대급 우스꽝스러운 선수 입장이 커다란 화제에 올랐다. 올 시즌 1부리그(엘리트세리엔)에 승격한 KFUM 오슬로 구단이 화제의 주인공이다. 1939년 창단한 KFUM은 기독교 시민단체인 기독교청년회(YMCA) 산하 축구클럽으로 친선 도모와 복음 전파를 우선으로 하는 사실상 동네 축구팀이다. 그동안 하부리그를 전전하다가 지난 2023시즌 2부리그인 OBOS 리가엔에서 2위를 차지하며 창단 85년 만에 처음으로 1부리그로 승격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당당하게 엘리트세리엔 소속팀으로 맞이한 2024시즌, 기적같은 승격 쾌거를 능가하는 화제의 볼거리로 세계 축구팬과 각국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화제의 진풍경은 KFUM이 오슬로 'KFUM 아레나'에서 홈경기를 치를 때마다 펼쳐진다.
경기 시작 직전, 선수 입장 순서가 되면 출전 선수들은 에스코트 어린이의 손을 잡고 그라운드로 등장하는데 그 과정에서 상상을 초월하는 광경을 선사한다. 보통 프로 1부리그의 선수 입장은 경기장 내부 라커룸에서 터널처럼 생긴 통로를 지나 곧장 그라운드로 진입하는 장면을 선사한다. 하지만 KFUM의 선수 입장은 경기장 외부 왕복 4차전 규모의 도로가 먼저 차량 통제된 뒤 선수와 에스코트는 횡단보도를 건너 경기장으로 입장한다.
우스꽝스러운 진풍경은 그동안 소박하게 운영돼 온 KFUM 구단 특유의 형편 때문에 연출됐다. 홈 경기장 'KFUM 아레나'는 수용 인원이 1500명 밖에 안되는 동네 축구장이다. 전혀 예상치 못한 가운데 올해 1부리그로 승격하자 관중석을 3300석으로 늘리는 등 급하게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 중이다. 아직 '공사중'인 터라 경기장 외부 건물의 임시 라커룸에서 도로를 건너 그라운드로 입장하는 방법을 선택하게 된 것이다.
전에 없던 광경을 담은 '숏폼' 영상이 구단 공식 SNS 계정과 축구 전문 미디어 'EuroFoot'의 X(옛 트위터)를 통해 확산되면서 세계 축구팬들 사이에서 커다란 화제가 된 것이다.
영국 언론 가디언은 '각종 흥미로운 스토리를 만들어 내는 축구의 능력은 무궁무진하다고 한다. 이런 가운데 노르웨이 YMCA 축구클럽의 사례는 최고 수준이다. 모든 것이 가능하다는 걸 보여준다'며 특급 화제로 다뤘다. 가디언 외에도 슈피겔(독일), 마르카(스페인), ESPN 아르헨티나, Halk TV(튀르키예) 등 각국 언론들이 KFUM의 선수 입장을 소개하기도 했다.
KFUM 구단은 이보다 좋은 홍보 수단이 없다는 듯 톡톡히 즐기고 있다.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KAFFA(KFUM의 애칭)가 전 세계를 돌아다니고 있다'며 각국 언론의 보도 현황을 자랑스러워 하는 분위기다.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