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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인, 무승부에도 싱글벙글 → 토트넘이었으면 챔스 4강 구경도 못 해 → "빅게임, 환상적 순간, 내가 여기에 온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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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바이에른 뮌헨 스트라이커 해리 케인이 승리를 눈앞에서 놓쳤지만 가슴 벅찬 소감을 밝혔다.

영국 방송 BBC가 1일(한국시각) 보도한 바에 따르면 케인은 "정말 대단한 분위기였다. 빅게임이다. 이것이 바로 내가 여기에 온 이유다. 나는 이런 큰 경기, 엄청난 순간을 경험하고 싶다"고 말했다. 친정팀 토트넘에서는 맛볼 수 없는 순간이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바이에른은 이날 독일 뮌헨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레알 마드리드와의 2023~2024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 준결승 1차전 홈경기에서 2대2 무승부를 거뒀다. 케인은 1-1로 맞선 후반전 역전골을 터뜨렸다. 역전 결승골이 될 뻔했다.

바이에른은 2-1로 앞선 후반 38분, 김민재가 통한의 페널티킥을 허용하면서 실점했다. 안방에서 승리를 눈앞에서 놓쳤다. 2차전 마드리드 원정길이 매우 험난해졌다. 홈 앤드 어웨이로 진행하는 시리즈에서 홈 무승부는 사실 패배에 가깝다.

하지만 케인은 전혀 아쉬워하지 않았다.

케인은 "챔피언스리그는 가장 큰 대회다. 우리가 어떻게 해서든 우승할 수 있다면, 우리가 그 트로피를 손에 쥘 수 있다면 정말 놀라운 시즌이 될 것이다. 나는 이런 큰 경기, 엄청난 순간을 경험하고 싶다. 이것이 바로 내가 여기에 온 이유다"라고 말했다.

케인은 이번 시즌 개막 직전 토트넘에서 바이에른으로 이적했다. 2011년 토트넘에서 데뷔한 그는 세계 최고의 공격수라는 평가가 무색하게 우승 트로피가 단 하나도 없다. 그도 그럴 것이 토트넘은 2008년 이후 16년째 '무관' 행진 중인 우승과 거리가 먼 팀이다. 우승을 원했던 케인이 결국 토트넘을 떠난 것이다.

토트넘은 우승은 커녕 케인이 '가장 큰 대회'라고 표현한 챔피언스리그 진출 자체가 어려운 팀이다. 케인이 토트넘에 머물렀던 12년 동안 챔피언스리그 진출이 5차례에 불과하다. 조별탈락 1회, 16강 탈락 3회, 준우승 1회다.

BBC는 '케인은 바이에른에서 모든 대회 43골 11도움을 기록했다. 챔피언스리그에서는 8골 3도움으로 공격포인트가 11개다. 이는 역대 영국 선수 최고 기록이다'라고 설명했다.

바이에른 출신 축구전문가 오웬 하그리브스는 "케인이 바이에른에서 득점한 모든 골에 모두가 깊은 인상을 받았다. 동시에 케인이 얼마나 신사적이고 동료들을 위하고 겸손한지에 대해서도 깊은 인상을 받았다. 그는 모두를 놀라게 했다"고 칭찬했다.

하그리브스는 "케인은 트로피를 획득하고 뭔가 색다른 경험을 하기 위해서 여기에 왔다. 사람들은 그가 아직 아무것도 얻지 못했다고 하지만 그에게는 아직 챔피언스리그가 남아있고 올 여름 유로 우승도 노릴 수 있다. 가장 큰 대회"라고 기대했다.

한편 바이에른 토마스 투헬 감독은 무승부가 너무 아쉬웠던 모양이다. 실점 빌미를 제공한 수비수 김민재를 공개 저격했다.

투헬은 "김민재는 그렇게 공격적으로 나서지 말아야 했다. 공을 소유한 상태라면 그렇게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중앙수비수 위치에서 그렇게 자기 마음대로 나가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투헬은 "김민재는 욕심이 너무 많다. 압박이 없는 상황이라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너무 쉽게 뚫렸다. 아무도 그를 도울 수 없었다. 공이 나오기도 전에 너무 공격적으로 나갔다. 너무 욕심을 부렸다"고 입맛을 다셨다.

투헬은 "김민재가 두 차례나 욕심을 부렸다. 인사이드를 주시하던 그가 그 상황에서는 또 안쪽을 열어뒀다. 호드리구가 계속 좋은 위치를 잡았다. 김민재는 이미 잘못된 위치였다. 다이어가 도와주러 왔는데 반칙을 범했다. 그냥 놔뒀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선수단 대표인 캡틴 마누엘 노이어의 생각은 달랐다.

독일 매체 '스포르트1'에 따르면 노이어는 오히려 김민재를 감쌌다. 그는 "우리는 라커룸에서 대화를 나눴다. 실수는 일어나기 마련이다. 축구의 일부다. 그렇다고 이것이 김민재가 다음 경기에도 부진한다는 이야기가 될 수는 없다. 그가 일부 중요한 순간에 올바른 결정을 내리지 못했지만 축구에서 늘 일어나는 일이다. 다른 부분에서는 잘했다"며 김민재를 변호했다.

'빌트' 또한 '김민재는 원래 투헬이 가장 아끼는 선수였다. 아마도 김민재는 2차전에서 자신의 실력을 다시 증명해 감독을 기쁘게 할 수도 있다'고 기대했다.

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