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괴물' 김민재의 레알 마드리드전 출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바이에른 뮌헨은 5월1일 오전 4시(한국시각) 독일 뮌헨에 위치한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레알 마드리드와 2023~2024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UCL) 준결승 1차전을 치른다. 바이에른 입장에서 올 시즌 자존심이 달린 경기다. 김민재와 해리 케인을 영입하며 역대급 전력을 구축했다는 평가와 달리, 바이에른은 앞서 DFB포칼, 슈퍼컵 등을 차례로 놓쳤다. 리그마저도 실패했다. 사비 알론소 매직을 품은 레버쿠젠은 무패로 선두를 질주했고, 바이에른은 역전에 실패했다. 12시즌 연속 우승의 대기록이 좌절됐다. 결국 바이에른은 토마스 투헬 감독과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으로 조기 작별을 택했다. 바이에른은 유럽챔피언스리그를 통해 마지막 희망을 품고 있다. 바이에른은 8강에서 난적 아스널을 꺾고 4강 진출에 성공했다.
놓칠 수 없는 중요한 경기, 눈길은 역시 선발 라인업에 쏠린다. 우리 입장에서는 특히 중앙 수비진을 지켜볼 수 밖에 없다. 반갑게도 최근 주전 경쟁에서 밀리는 듯 했던 김민재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유럽축구연맹(UEFA)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바이에른의 레알 마드리드전 예상 선발 명단을 공개했다. 김민재가 에릭 다이어와 함께 중앙 수비진을 구축할 것이라 전망했다. 좌우 풀백으로는 누사르 마즈라위와 조슈아 키미히가 설 예정이다. 최전방에 해리 케인이 자리하고, 2선에는 라파엘 게레이로, 자말 무시알라, 르로이 사네가 선다. 중원은 알렉산다르 파블로비치, 레온 고레츠카가 꾸리고, 골키퍼 장갑은 마누엘 노이어가 낀다.
스페인 언론도 김민재의 선발 가능성을 점쳤다. 스페인 아스는 바이에른의 선발진을 예상하며, 김민재-다이어 조합이 중앙을 지킬 것이라 예상했다. UEFA와 거의 대부분 비슷한 이름이었는데, 중원에 파블로비치 대신 콘라드 라이머의 출전이 유력하다고 봤다. 케인, 사네, 무시알라, 노이어 등이 선발로 나설 것이라 전망했다.
김민재가 유력 선발 후보로 거론되는 이유가 있다. 다이어와 함께 주전으로 나서던 마타이스 더 리흐트의 몸상태가 좋지 않기 때문이다. 더 리흐트는 지난 주말 프랑크푸르트와의 리그 경기 도중 부상하며, 후반 시작과 동시에 김민재로 교체됐다. 토마스 투헬 감독은 경기 후 "더 리흐트가 무릎 안쪽 인대에 통증이 있었다. 너무 고통스러워해서 계속 경기에 뛰게 할 수 없었다. (복귀 가능성은)잘 모르겠다. 지켜봐야 한다"고 안타까워했다.
투헬 감독은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지금으로서는 100%라고 말할 수 없다. 훈련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살펴보겠다. 더 리흐트와 우파메카노는 다소 이르지만 두고 봐야 한다. 훈련을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더 리흐트는 끝내 회복에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독일 스포르트1은 '더 리흐트가 마지막 훈련 세션에 불참했다'고 보도했다. 유럽 이적시장의 최고 권위자로 평가받는 파브리지오 로마노 역시 자신의 SNS에 바이에른의 부상 현황을 공개했는데, 훈련 복귀자 명단에 더 리흐트의 이름을 쓰지 않았다.
상황이 이런만큼 김민재의 출전이 유력하다. 김민재는 최근 경기력이 살아나는 모습이다. 프랑크푸르트전 후반에 들어간 김민재는 초반 한차례 미스를 범했지만, 빠르게 경기에 녹아들어갔다. 김민재는 후반 45분을 뛰면서 클리어링 2회, 지상 경합 성공 2회, 공중 경합 성공 3회, 슈팅 블록 1회 등을 기록했다. 특히 빌드업에서 돋보였는데, 51번의 패스를 시도해 47번을 성공시켰다. 성공률은 92%.
특히 갈수록 다이어와의 호흡이 돋보여고 있다. 우니온 베를린전에 이어 프랑크푸르트전까지, 갈수록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김민재는 특유의 과감한 전진성을 다시 선보이며, 공격적인 수비를 펼치고, 다이어는 후방쪽에서 머물며, 뒤를 커버하는 형태를 보이며, 좋은 궁합을 보이고 있다. 김민재가 다이어에게 플레이를 지시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모습이다. 후반기 나선 경기에서 다소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던 김민재는 성적도 좋아지고 있다.
후반기 들어 다소 밀렸던 김민재는 최근 흐름을 바꾸는 모습이다. 전반기 우파메카노와 함께 부동의 중앙 수비수로 활약하던 김민재는 아시안컵 이후 연패에 빠지며 입지가 급격히 흔들렸다. 김민재만의 온전한 책임이라 보기는 어렵지만, 그가 나선 경기에서 승리하지 못한 것만큼은 분명했다. 결국 투헬 감독은 겨울이적시장에서 영입한 다이어를 선발 카드로 내세웠다. 의외로 다이어는 딱 부러지는 활약으로 기대에 부응했다. 후반기 바이에른은 다이어-더 리흐트 조합으로 재편하며 반등을 노렸다. 유럽챔피언스리그 4강 진출 역시 두 콤비를 중용하며 만들어낸 결과다.
김민재는 레프트백으로 뛰는 등 변화에 몸부림을 쳤고, 더 리흐트의 부상으로 다시 기회를 잡는 모습이다. 레알 마드리드전에서 좋은 모습을 보일 경우, 다시 한번 주전 도약에 성공할 전망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