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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황제의 복수, 타노스를 제쳤다' 정종진의 역주, 7년 만에 스포츠조선배 대상경륜 우승 탈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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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황제는 왕좌를 떠난 게 아니었다. 잠시 멀어져 있었을 뿐이다.

2016년부터 2019년까지 4년 연속 그랑프리 우승을 포함해 역대 최초 그랑프리 5회(2016~2019, 2021) 우승의 금자탑을 쌓으며 '황제'로 불렸던 정종진(20기 SS 37세)이 화려하게 부활했다. '경륜계의 타노스'로 불리며 굳건한 아성을 유지하던 임채빈(25기 SS)과 사력을 다한 막판 레이스 접전 끝에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 것. 이로써 정종진은 2017년 이후 7년 만에 '스포츠조선배'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황제의 귀환'을 알렸다.

정종진은 28일 오후 광명 스피돔에서 16경주로 열린 '제28회 스포츠조선배 대상경륜'에서 막판 폭발적인 질주를 앞세워 강력한 우승후보였던 임채빈을 따돌리며 우승을 차지했다. 대다수 경륜 전문가와 팬들의 예상을 뒤엎는 반전 드라마였다.

이날 결승에는 전날 준결승 2개 경주에서 각각 1위를 차지한 정종진과 임채빈을 필두로 신은섭, 황승호(각 2위) 황인혁, 양승원(각 3위) 그리고 전날 4위에 그쳤지만 득점에서 앞서 결승 출전 기회를 얻은 정해민까지 총 7명의 강자들이 출전했다.

본 경주가 시작되기 전 특별한 초대손님이 등장했다. 이번 스포츠조선배 대상경륜을 빛내고자 국민체육진흥공단 경륜경정총괄본부가 '대한민국 원조 양궁 신궁' 김진호 한체대 교수를 시총과 시상자로 초대했다. 김진호 교수는 1978년 방콕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양궁 최초로 금메달을 획득하고, 1979년 베를린 세계 선수권 대회 5관왕, 1986년 서울 아시안 게임에서는 3관왕을 차지한 대한민국 양궁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김 교수의 시총과 함께 특선급 결승 레이스가 시작됐다. 경기 초반 신은섭이 선두로 나서며 분위기를 끌어 올렸다. 임채빈이 뒤에 바로 쫓아갔다. 선두 유도원을 앞에 두고 은근한 자리경쟁전이 계속 펼쳐졌다.

본격적인 레이스는 선두 유도원이 빠져나간 직후부터였다. 황인혁이 기습적으로 먼저 치고 나왔다. 이어 양승원과 황승호, 정해민이 차례로 선두로 나섰다. 그러나 예상대로 임채빈이 젖히기 승부를 펼쳐 선두로 치고 나왔다. 이대로 경기가 끝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마지막 4코너에서 반전이 펼쳐졌다. 정종진이 추입으로 따라붙은 뒤 막판 직선주로에서 스피드 대결을 펼쳤다. 결국 정종진이 임채빈을 제치고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올해 첫 대상경륜 우승을 차지한 정종진은 1400만원의 우승 상금을 받았다. 2위와 3위를 차지한 임채빈과 신은섭은 각각 1100만원과 1000만원을 수상했다.

정종진은 "오랜만의 우승이라 아직도 멍하다. 지금 가장 생각나는 건 집에서 기다리고 있는 가족들이다"라며 우승에 대한 감격을 표현했다. 이어 "겨울훈련 이후 과부하가 걸렸었는데, 날씨가 풀리며 컨디션이 좋아졌다. 승부타임을 늦추고 마지막에 딱 맞춰 승부를 건 것이 우승의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선발급에선 신인 김태율(28기 상남)이 추입 승부로 우승과 특별승급이란 '두 마리 토끼사냥'에 성공했다. 송현희(14기 일산), 조용현(16기 인천개인)이 2, 3위. 우수급에서는 김민호(25기 김포)가 추입을 선보이며 배정현(21기 상남)과 신인 김준철(28기 청주)을 2, 3위로 밀어내고 데뷔 후 첫 대상 타이틀을 획득했다.

원년부터 활동한 경륜위너스 박정우 예상부장은 "올 시즌 제도 개선으로 강자들이 출전했다. 일인자 임채빈을 상대로 레전드 정종진이 제압을 하며 식었던 라이벌 구도가 다시 생겼다. 앞으로 두 선수의 대결이 관심사다"라고 전했다.

광명=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