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수년간 하위권을 전전하며 젊은 선수들을 키운 삼성 라이온즈.
오랜 기다림 끝에 아름다운 꽃이 피고 있다.
젊은 선수들의 폭풍 성장 속 2024시즌 하위권 전망을 비웃으며 페넌트레이스에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다.
2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주말 마지막 경기는 젊은 야수진의 성장을 확인할 수 있었던 순간이었다.
삼성은 이날 클린업트리오를 제외한 앞뒤 타순에 25세 이하 젊은 선수 6명이 배치됐다.
김지찬-이재현-구자욱-맥키넌-류지혁-김영웅-김성윤-이병헌-김재상 순. 젊은 야수들은 중요한 순간 집중력을 발휘하며 11대6 대승의 주역이 됐다. 15안타로 11득점. 그중 10안타 8타점이 젊은 타자들의 합작품이었다.
2-2로 팽팽하게 맞선 4회초. 삼성 타선은 호투하던 키움 선발 하영민과 상대 수비진의 미세한 틈을 놓치지 않았다.
선두 류지혁이 중전안타, 김영웅이 볼넷으로 무사 1,2루. 김성윤 타석 때 폭투로 무사 2,3루. 김성윤의 직선타를 부상 이후 이날 첫 2루 수비에 복귀한 김혜성이 잡지 못하면서 3-2로 균형을 깼다. 김성윤 2루 도루로 다시 무사 2,3루. 이병헌이 삼진을 당했지만 젊은 2루수 김재상이 2타점 적시타로 분위기를 살렸다. 우익수가 공을 한번 더듬는 사이 2루까지 진루. 김지찬의 우중간 적시 2루타 때 홈을 밟으며 6-2. 카움 선발 하영민은 삼성타선의 집중력을 견디지 못하며 올시즌 가장 짧은 3⅓이닝(7안타 3볼넷 6실점) 만에 마운드를 내려가며 시즌 첫 패(3승1패)를 당했다. 지난해 부터 이어오던 4연승 행진도 마침표를 찍었다.
여세를 몰아 5회에도 같은 패턴으로 추가 4득점 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선두 류지혁 안타와 김영웅이 10구 끝 볼넷으로 무사 1,2루. 김성윤이 삼진을 당했지만, 직전 이닝 삼진으로 물러났던 젊은 포수 이병헌이 적시타로 분위기를 살렸다. 김재상 이재현의 적시타와 맥키넌의 밀어내기 볼넷이 이어지며 10-2. 이전 2경기 연속 무득점으로 침묵한 키움 타선을 감안하면 사실상 승부가 갈리는 순간이었다.
톱타자 김지찬은 5타수3안타 1타점 1득점으로 공격 첨병으로서의 만점 활약을 했다. 2번 이재현은 4타수2안타 1타점 1득점, 6번 김영웅은 끈질긴 승부 끝 결정적 볼넷 2개로 2득점을 기록했다. 전날 맹타를 휘둘렀던 김성윤은 4타수1안타 1타점 1득점, 8번 이병헌은 4타수2안타 2타점 1득점, 9번 김재상은 5타수2안타 3타점 2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김재상의 데뷔 최다 타점 경기였다.
이날 승리로 시즌 세번째 스윕승을 달성한 삼성은 히어로즈 상대로 2014년 이후 3626일 만에 스윙승이자 고척돔 첫 스윕승을 거뒀다.4연속 위닝시리즈를 달성한 삼성 박진만 감독도 "앞으로 라이온즈를 끌고 나가야하는 젊은 타자 이병헌 김재상 선수가 중요한 상황에서 필요한 타점을 올려줘 경기가 우리의 흐름대로 진행될 수 있었고, 선발투수가 더 편하게 던질 수 있었다"며 젊은 야수들의 활약에 큰 박수를 보냈다.
1회 2실점 하며 1-2 역전을 허용했던 선발 데니 레예스는 젊은 야수들의 활약 속에 안정감을 찾았다. 1회 2사 후부터 4타자 연속 삼진 포함, 10타자 연속 범타 등 6이닝 7K 2실점으로 3연승을 달렸다.
박진만 감독은 "1회 어려움을 겪은 레예스가 선발로서 6회까지 최소실점으로 막아주며 승리의 분위기를 만들 수 있었다"고 칭찬했다.
젊은 사자군단 보는 맛에 푹 빠진 삼성 팬들은 이날도 고척 3루측을 가득 메우며 고척 첫 스윕승을 즐겼다. 박진만 감독은 "고척 원정 내내 3루쪽을 가득 채워 푸른 물결을 보여주신 팬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다음주 잠실경기 때도 열정적인 응원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