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박창현 신임감독 체제로 바뀐 대구가 전주성에서 기적을 썼다.
대구는 28일 오후 2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9라운드 홈 경기에서 0-2로 끌려가던 후반 추가시간 '03년생' 박재현과 '04년생' 정재상의 '미친 연속골'에 힘입어 전북과 2-2로 비겼다. 연속 무승 경기가 5경기로 늘어났지만, 패색이 짙은 경기에서 값진 승점 1점을 따낸 점은 큰 소득. 반면 박원재 감독대행 체제에서 2연승을 질주하던 전북은 눈 앞에서 3연승을 놓쳤다. 전북은 승점 10점이 됐고, 대구는 승점 8점을 기록했다.
박원재 전북 감독대행은 최정예 멤버를 모두 가동했다. 티아고를 공격 선봉으로 세우고 전병관 송민규 이영재에게 공격 2선을 맡겼다. 이수빈 맹성웅이 중원을 지켰고, 김태환 정태욱 구자룡 김진수가 포백을 꾸렸다. 정민기가 골문을 지켰다.
부상에서 회복한 이동준 에르난데스가 벤치에 대기했다. 박 대행은 사전 인터뷰에서 두 선수의 몸 상태가 생각보다 가벼워 엔트리에 포함했다고 말했다. 29일 김천 상무에 입대하는 이동준 맹성웅을 위해 승리하자는 메시지를 선수들에게 전달했다고 말했다.
박창현 감독은 전임 감독 시절의 포메이션인 3-4-3을 그대로 꺼냈다. 큰 틀은 그대로 가져가고, 디테일에 변화를 줬다. 전진 수비, 측면 플레이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고재현 안창민 박용희가 스리톱을 꾸렸다. 장성원 요시노, 벨톨라, 홍철이 미드필드진을 맡고, 고명석 김강산 김진혁이 스리백을 맡았다. 에드가가 벤치에 대기했다.
대구의 새로운 축구가 펼쳐보이기도 전인 9분 전북이 선제골을 뽑았다. 송민규가 아크 정면에서 문전으로 파고드는 전병관에게 패스를 찔러넣었다. 전병관은 빠른 발로 장성원과의 마크를 뿌리치고 넘어지며 왼발 끝으로 공을 툭 밀어넣었다.
지난 서울전에서 오버헤드킥으로 결승골이자 전북 데뷔골을 터뜨렸던 전병관은 2경기 연속골을 터뜨리며 기세를 올렸다. 송민규는 4경기 연속 공격포인트(2골 3도움)를 작성했다. 4호 도움으로 도움 부문 공동 1위로 올라섰다.
대구의 반격은 거셌다. 박 감독의 의도대로 확실히 이전과는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공격 전진속도가 몰라보게 빨라졌다. 전북 수비진의 사이 공간을 적절히 공략해 전반에만 8번의 슈팅 기회를 만들었다.
16분, 전북 수비의 어정쩡한 볼 처리를 놓치지 않고 박용희가 왼발로 때린 공이 옆그물을 때렸다. 27분, 고재현의 오른발 슛은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31분 박용희의 중거리 슛은 골대 위로 떴다.
전북도 틈틈이 기회를 노렸다. 33분 이영재의 왼발 중거리 슛은 골키퍼 품에 안겼다. 34분 김진수, 41분 홍철이 한 차례씩 거친 태클로 경고를 받았다. 전반은 전북이 한 골 앞선채 마무리했다.
후반전 초반도 대구 페이스였다. 5분, 안창민과 교체투입한 정재상, 박용희, 고재현이 '3연속 슈팅'을 날렸지만, 이중 골망을 흔든 공은 없었다.
8분 박용희의 중거리 슛, 20분 정재상의 중거리 슛 역시 골로 연결되지 않았다.
대구는 박용희 고재현을 빼고 박세진 에드가를 투입하며 추격의 고삐를 당겼다. 하지만 전북의 효율성 앞에서 또 무릎을 꿇었다. 전북의 두 교체자원이 추가골을 합작했다. 39분 역습 상황에서 문선민의 패스를 받은 에르난데스가 침착한 슛으로 골문을 열었다.
올초 인천에서 이적한 에르난데스는 개막전을 앞두고 부상을 당해 약 두 달간 전열에서 이탈했다. 이날 처음으로 엔트리에 포함돼 투입 14분만에 데뷔골을 폭발했다.
전북이 방심한 걸까. 전주에서 '대구 극장'이 개봉됐다. 후반 추가시간 3분, 교체투입한 박재현이 골문 구석을 찌르는 오른발 슛으로 만회골을 터뜨렸다. 그리고 추가시간 5분 이번엔 정재상이 요시노의 예리한 패스를 건네받아 골문 상단을 찌르는 강력한 오른발 슛으로 천금같은 동점골을 쐈다. 전주=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