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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 같은 한명에 의존해선 안돼. 세대교체 준비 됐다" 여자배구 구겨진 자존심, 회복할 시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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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이동=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한국 여자배구는 과도기를 잘 버텨내고, 세대 교체를 본격적으로 이룰 수 있는 준비가 돼있다."

여자배구의 구겨진 자존심, 회복할 수 있을까. 여자배구 대표팀의 새 사령탑 페르난도 모랄레스 감독이 희망찬 각오를 드러냈다.

김연경 등 황금 멤버들의 국가대표 은퇴 후, 여자배구 대표팀은 믿을 수 없이 추락했다. 지난해 대표팀은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예선 라운드 12전 전패, 아시아선수권대회 6위, 파리올림픽 예선전 7전 전패, 항저우 아시안게임 '노메달' 최종 5위라는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세대 교체를 위한 과도기란 현실을 인정해야 했다.

푸에르토리코 세터 출신으로 오랜 기간 푸에르토리코 여자 대표팀을 이끌었던 모랄레스 감독은 한국 여자 대표팀의 세대 교체 중책을 맡고 부임했다.

여자배구 대표팀이 파리 올림픽 출전권을 따내지 못했기 때문에 이번 시즌 대표팀의 참가 대회는 VNL 하나 뿐이다. 여자 대표팀은 지난 4월 15일 훈련을 시작했다. 오는 5월 14일 개막하는 VNL에서 한국은 5월 14일부터 19일까지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5월 28일부터 6월 2일까지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6월 11일부터 16일까지 일본 후쿠오카에서 예선 일정을 치른다.

대표팀은 지난 4일 강화훈련 엔트리 16인을 확정했지만, 부상으로 인해 김다은(흥국생명), 김연견(현대건설), 문정원(한국도로공사), 이소영(IBK기업은행)을 각각 문지윤(GS칼텍스), 김채원(IBK기업은행), 한다혜(페퍼저축은행), 박수연(흥국생명)으로 교체했다. 시작 전부터 부상 악재가 터진 셈.

25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서 취임 기자회견을 가진 모랄레스 감독은 "진천 소집 후 선수들의 정확한 몸 상태와 컨디션을 체크했다. 일부 선수들이 출전할 수 있는 몸 상태가 아니라고 판단해서 결정했다. 이번 여름은 아니더라도 꼭 잘 회복해서 다음 시즌에 합류할 수 있게끔 안내를 진행했고, 새로 합류한 선수들과도 동기 부여를 위한 면담을 했다"고 설명했다.

대표팀의 국제 대회 부진이 계속되면서, 세계랭킹은 40위까지 추락했다. "세계랭킹을 끌어올리는 게 목표"라는 모랄레스 감독은 "우리 선수들의 면면을 봤을 때 더 나은 자리에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랭킹을 올리면서 좋은 분위기를 형성하고, '오고싶은 대표팀'을 만들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현재 대표팀의 가장 큰 문제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한가지만 문제라고 하기에는 어렵다. 전술적, 전략적 보완점이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지난주 훈련을 시작한 이후 새로운 훈련, 새로운 전술을 적용해보고 있는데 선수들의 기본기가 뛰어나 금방 해낸다. 특정 부분들이 향상되는 것을 확인했다. 앞으로도 대표팀이 V리그 구단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형성할 수 있게끔 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오는 5월초 V리그 구단 감독, 코치진 일부와 모랄레스 감독은 대표팀 훈련장에서 만나 훈련을 참관하고 대화의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모랄레스 감독은 "한국 여자배구는 세계 대회에서 높은 성적을 가졌던 역사가 있는 팀이다. 과도기를 잘 이겨내고 세대 교체를 본격적으로 이룰 수 있는 준비가 돼있다. 김연경 같은 선수 한명이 아닌 팀 스포츠가 돼야 한다. 푸에르토리코 대표팀에서도 세대 교체를 경험했다. 브리트니 아베크롬비라는 특출난 에이스가 있었지만, 그 없이 치러야 했던 경기도 있었다. 스타의 공백을 팀워크로 채워서 경기하면 좋은 세대 교체를 할 수 있다"고 비전을 제시했다.

방이동=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