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절 논란이 일었던 신신제약이 약사법 위반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행정처분까지 받으면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1959년 9월 설립된 신신제약은 '파스의 명가'라는 별명이 붙는 제약사다. 오너가 2세 이병기 사장이 최대주주에 오른 뒤 지난해 1000억원대 매출을 기록하면서 순항하고 있다. 다만, 이번에 제조정지 품목이 신신제약을 대표하는 제품 '신신파스 아렉스'이고, 표절 논란도 여전히 진행 중인 상황이라 성장의 발목을 잡지 않을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25일 신신제약에 따르면 자사 첨부제 '신신파스 아렉스'와 '인타신첩부제'가 이날부터 제조업무정지에 들어간다. 신신파스 아렉스의 제조업무정지 기간은 오는 8월 8일까지이고, 인타신첩부제는 7월 24일까지 제조업무가 정지된다.앞서 식품의약품안전처 대전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은 불시 점검을 통해 이들 제품 제조 과정에서 문제를 적발, 각각 제조업무정지 3개월 15일, 3개월의 행정처분을 내렸다.
제조업무정지 처분이 내려진 이유는 '제조기록서 거짓 작성 및 기준서 미준수' 등 약사법을 위반했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신신제약은 신신파스 아렉스와 인타신첩부제를 제조하면서 제조기록서에 작업일시를 거짓으로 작성하거나 미작성했다. 또 일부 공정을 수행하면서 제조기록서에 공정변수를 기록하지 않기도 했다.
식약처는 해당 행위가 약사법 제38조 제1항, 의약품 등의 안전에 관한 규칙 제48조 제9호 등을 위반했다고 보고, 행정처분을 내렸다.
이번 제조업무정지 처분으로 신신제약에 내려진 영업정지 금액은 약 203억원으로 이는 두 제품의 지난해 매출액이다. 신신제약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약 1025억원으로, 영업정지 금액은 지난해 전체 매출액의 19.81%에 달한다.이와 관련해 신신제약 측은 GMP(의약품 등의 제조나 품질관리에 관한 규칙)를 위반한 부분을 인정하면서도 실질적인 영업 및 판매 활동에는 지장이 없을 것이란 입장을 내놨다.
신신제약 관계자는 "파스를 만드는 원료배합, 도포 등 여러 공정 결과마다 서류 작업을 해야 하는데 개인의 일탈로 이를 한 번에 몰아서 하다 보니 발생한 문제"라며 "품질적인 문제는 아니고, 나름의 안전 재고를 비축하고 있어 실질적인 매출에는 큰 영향이 가지 않게 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이번에 행정처분을 받은 신신파스 아렉스의 경우에는 지난달 표절 의혹에 휩싸였던 제품이다. 해당 논란은 여전히 진행 중이라 이 문제 역시 신신제약이 풀어야할 과제로 남아있다.
앞서 지난달 14일 종합광고대행사 애드리치는 신신제약을 상대로 저작권 침해와 표절 의혹을 제기했다. 애드리치가 제작해 2021년부터 현재까지 방영 중인 제일헬스사이언스 '케펜텍' 광고와 최근 시작한 신신파스 아렉스 광고 후반부가 매우 유사하다는 것을 이유로 들었다.
당시 애드리치 측은 "두 광고 모두 파스라는 같은 카테고리 품목을 다루고 있는 상황에서 동일한 형식과 유사한 연출 기법, 전체적인 톤 앤드 매너까지 겹치는 것은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일이라며 명백히 저작권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어 신신제약 측에 즉각적인 광고 중단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신신제약과 해당 광고를 만든 광고대행사 엠얼라이언스는 해당 광고를 제작할 때 케펜텍의 광고를 참고하지 않았고, 광고를 중단하거나 장면을 수정할 법적 의무가 없다는 입장을 냈다. 또 문제를 제기한 애드리치 측에 명예훼손 등 필요한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히면서 사태가 과열되기도 했다.
신신제약 관계자는 "해당 문제는 우연히 메인 장소 로케이션이 같았던 것이지 아이디어를 도용한 것은 아니었다"며 "양사 간의 오해를 풀기 위해 의견 교환을 하고 있으며 원만하게 마무리하는 쪽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강우진 기자 kwj1222@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