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LG 트윈스가 키우는 비밀 병기가 커가고 있다. 이종준과 우강훈이 1군에서 경험을 쌓아가고 있는 것.
이종준은 지난해 11월 열린 2차드래프트에서 3라운드에서 뽑은 투수다. NC 다이노스에 2020년 2차 9라운드 81순위로 입단한 이종준은 퓨처스리그에서 2021년에 8경기에 등판한 것이 전부였는데 군 제대후 가을 교육리그에서 던지는 것을 보고 LG가 과감하게 뽑았다.
우강훈은 지난 3월 30일 손호영과의 1대1 트레이드로 롯데에서 온 사이드암 투수다. 야탑고를 졸업하고 2021년 드래프트에서 2차 5라운드로 롯데에 입단했고, 현역으로 군복무를 마치고 지난해 1군 무대 데뷔, LG전서 인상적인 피칭을 하면서 팬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사실 이종준과 우강훈은 개막 초반에 1군에 있을 계획은 아니었다. 2군에서 던지면서 기량을 쌓다가 시즌 중후반, 주전들이 부진하거나 부상이 왔을 때 올라와야 하는데 LG 주전 불펜들이 초반부터 부진과 부상으로 빠지면서 빠른 시일인데도 올라오게 됐다.
둘에게 당장 기대하는 것은 크지 않다. 현재 보직은 추격조다. 1군에서 경험을 쌓는 것에 목적을 둔다. 상대 타선을 꽁꽁 틀어 막는 것까지 바라지는 않는다.
그런데 예상외로 제몫을 한다.
이종준은 10일 1군에 올라왔는데 등판 시기를 잡지 못하다가 지난 18일 잠실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1군 데뷔 무대를 가졌다. 2-9로 크게 뒤진 9회초에 등판했다. 선두 손호영에게 던진 145㎞의 직구를 맞아 좌익선상 2루타를 허용. 무사 2루의 위기로 출발했지만 김민성을 좌익수 플라이, 서동욱을 헛스윙 삼진, 박승욱을 중견수 플라이로 잡고 무실점으로 끝냈다.
두번째 등판은 팀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21일 인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더블헤더 2차전 4-5로 뒤진 8회말에 오른 이종준은 1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최고149㎞의 빠른 공을 앞세워 이지영을 중견수 플라이, 박지환을 삼진으로 잡아낸 뒤, 최지훈에게 우전 안타를 허용했지만 최경모를 3루수앞 땅볼로 처리했다. 이종준이 8회를 무실점으로 넘기면서 LG는 9회초 1점을 뽑아 5대5 무승부를 만들 수 있었다.
우강훈은 롯데 시절 한차례 1군에 올라왔다가 트레이드가 됐고, LG에 와서 한번 등록됐다가 다시 내려갔다. 등판했을 때 제구가 안정적이지 못했다.
그리고 18일 다시 1군에 왔다. 백승현의 팔꿈치가 좋지 않다고 해서 휴식을 주면서 컨디션이 좋다는 평가를 받은 우강훈을 울렸다.
우강훈은 21일 특이한 기록을 세울 뻔했다. 인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더블헤더 1차전서 승리투수가 됐다. 5-8로 추격한 6회말 두번째 투수로 올라온 우강훈은 선두 이지영을 유격수앞 땅볼로 잡은 뒤 대타 최준우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최지훈을 2루수앞 병살타로 잡고 무실점으로 넘겼다. 이후 7회초 LG가 김범석의 역전 만루포가 터지면서 10대8로 승리, 우강훈이 데뷔 첫 승을 기록.
그런데 2차전서는 패전 투수가 될 뻔했다. 4-4 동점이던 7회말 등판한 우강훈은 선두 김성현과 승부하다가 몸에 맞는 볼을 던졌다. 2B2S에서 6구째 151㎞의 빠른 공이 몸쪽으로 붙었다. 에레디아에겐 우전안타를 맞고 1,2루의 위기에 몰린 뒤 이우찬으로 교체됐고, 이우찬이 한유섬에게 우전안타를 맞아 1점을 내주며 우강훈에게 실점이 주어졌다. 4-5가 되며 우강훈에게 패전 위기가 온 것.
더블헤더에서 투수가 1,2차전서 1승1패를 기록한 투수는 역대 단 6번 밖에 나오지 않았다. 우강훈이 7번째 투수가 될 뻔했던 것. 다행히 9회초 LG가 5-5 동점을 만들면서 우강훈의 패전은 사라졌다.
이종준과 우강훈은 빠른 공이 매력적이다. 이종준은 149㎞의 공을 뿌렸고, 우강훈은 151㎞를 던졌다. 아직은 추격조로 팀이 지고 있을 때 나오지만 이렇게 경험을 쌓으면서 자신감을 올린다면 점차 필승조가 될 수 있다. 지난해 백승현 유영찬도 그렇게 필승조가 됐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