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본인 생각이 확고하다."
NC 다이노스 강인권 감독은 데뷔 이래 꾸준히 스위치 히터를 고집하고 있는 유격수 김주원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2021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로 NC에 입단한 김주원은 고교 시절부터 꾸준히 스위치 히터로 활약했다. 프로 데뷔 후 본격적인 1군 주전으로 거듭난 뒤에도 스위치 히터를 포기하지 않고 있다.
김주원의 타격 재능은 모두가 인정하는 사실. 2022~2023시즌 2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하면서 장타력도 입증했다. 그러나 타율은 2할대 초반에 그쳤다. 수비 부담이 큰 유격수 포지션이고, 타격에서 분명한 재능을 갖춘 선수인 만큼 스위치보다는 한 자리에 고정해 발전해 나아가는 게 장래를 위해 도움이 될 것이란 시각도 존재한다. 올 시즌 초반 김주원이 1할대 타율에 그치면서 '스위치 포기론'이 또 한번 고개를 들었다.
강 감독은 "주변에선 김주원이 (좌우 중 한쪽에) 자리를 잡게 하는 게 어떻겠느냐는 의견이 있고, 나 역시 생각해봤다"며 "하지만 선수는 아직 해보고 싶어하는 의지가 강하다. 그 의사를 존중해주는 게 지금은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보기엔 강점이 보이는 쪽이 있지만, 본인의 확고한 의지가 있으니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며 선수 의사를 존중하겠다는 뜻을 재차 비쳤다. 올 시즌 낮아진 타율을 두고는 "시즌 초반보다는 타격 페이스가 올라가고 있다. 타석에서의 대처도 마찬가지"라며 "타격폼을 정립하고 출전을 거듭하며 경험을 쌓아간다면 본인의 모습을 찾아갈 것이다. 유격수로 장타력을 갖고 있다는 건 큰 강점이다. 최근 두 시즌 겁 없이 하다 올해 벽에 부딪친 느낌이 있지만, 경험을 쌓으면 분명 헤쳐 나아갈 수 있는 부분"이라고 반등을 예상했다.
김주원은 21일 광주 KIA전에서 시즌 마수걸이포 포함, 3타점 경기를 펼쳤다. 3회말 2타점 적시타에 이어 5회말 김형준의 솔로포에 이은 백투백 홈런을 날렸다. 좌우 타석을 오가면서 오랜만에 강점인 장타력을 마음껏 뽐냈다.
김주원은 "좌우 타석 중 딱히 치우치기 보다 그날 컨디션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다"며 "(상대 투수 유형에 맞춰 대응할 수 있는) 이점을 갖고 타석에 들어갈 수 있다"고 스위치 히터의 매력을 설명했다. 앞으로 스위치 히터로 계속 타석에 설 것이냐는 물음엔 "안될 건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장타력을 갖춘 젊은 유격수, NC가 발견한 재능이 과연 어디까지 성장할지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스위치 히터'라는 드문 강점을 키워가는 것도 소홀히 하지 않고 있다.
광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