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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굴 써야하나' 행복한 고민하던 시절이 있었지...사무치게 그리운 이름 ' 아, 이상동' [부산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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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아, 이상동.'

KT 위즈 이강철 감독의 머릿속에, 최근 가장 많이 스쳐지나가는 이름은 바로 이상동이다.

KT는 1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3대4로 역전패했다. 강백호, 로하스의 연속타자 홈런으로 3-1 리드를 잡았지만 7회 불펜이 무너지며 3-4 역전을 허용하고 만 것이다.

KT는 마무리 박영현을 제외하고 손동현, 이상동 중심의 필승조를 꾸렸다. 하지만 손동현이 개막부터 좀처럼 구위가 올라오지 않는 상황에서 이상동이 한줄기 빛이었다. 하지만 쓰러졌다. 지난 12일 SSG 랜더스전에서 백업 플레이를 하다 배트를 잘못 밟으며 발목 인대가 파열된 것이다.

이 감독은 급하게 김민수, 박시영 등을 필승조로 가동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 두 사람이 롯데전에서 버티지 못했다. 구위 문제인 손동현이야 그렇다 치고, 불의의 사고로 다친 이상동이 생각날 수밖에 없다. 20일 경기를 앞두고 만난 이 감독은 "이상동이 없는 게 참 크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래도 언제까지 한숨만 쉬고 있을 수는 없다. 새로운 필승조를 가동시켜야 한다. 지난 시즌에도 그렇게 만들어낸 선수가 손동현과 이상동이었다. 일단 이 감독은 신인 원상현을 주목하고 있다. 19일 롯데전 선발로 던졌는데 구위는 확실히 좋다. 커브 결정구도 있다. 제구가 크게 흔들리지 않는 스타일이라 불펜으로도 적합하다고 보고 있다. 단, 선발진이 채워져야 한다. 부상으로 이탈한 고영표가 돌아와야 한다는 뜻이다. 고영표는 5월 초 복귀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 때 원상현의 불펜 전환이 시도될 수 있다.

개막 전 5선발 후보였던 김민의 불펜 전환도 생각하고 있는 이 감독이다. 김민 역시 강력한 직구에 슬라이더 결정구를 갖추고 있어 상황에 맞게 중간에서 활용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 감독은 "어떻게든 해봐야 한다. 선수들의 장점을 끌어내 최고의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는 자리를 찾아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 봄 스프링캠프에서 KT는 불펜의 질과 양 모두 최고 수준이라며 다른 팀들의 부러움을 샀다. 이 감독도 "누구를 써야할 지 모르겠다"며 행복한 고민을 했었다. 하지만 선수들의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는 상황에 부상까지 겹치며, 이제는 어떻게든 새롭게 만들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부산=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