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닷컴 정유나 기자] 개그맨 김병만과 SBS 측이 새 예능 프로그램 '정글밥'을 놓고 대립하고 있다.
지난 17일 SBS가 정글의 식문화를 콘셉트로 한 새 예능 '정글밥'을 론칭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정글밥'은 해외 오지의 식문화를 조명하는 프로그램으로 '정글의 법칙' 시리즈를 이끈 김진호 PD가 연출을 맡았다. 배우 류수영과 개그맨 이승윤이 출연을 긍정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데 이후 해당 프로그램이 SBS 간판 예능 프로그램이었던 '정글의 법칙'의 스핀오프가 아니냐는 의혹과 함께 '정글의 법칙'을 흥행시켰던 '족장' 김병만을 외면한 것을 두고 갑론을박이 펼쳐졌다.
하지만 SBS 측은 입장을 통해 "(정글밥은) 해외 오지 식문화에 포커스를 맞춘 프로그램"이라면서 "'정글'이라는 말이 들어가 앞서 방영된 '정글의 법칙'을 떠올릴 수도 있지만, 완전히 다른 새로운 프로그램이다. 올해 하반기 방영을 목표로 론칭 준비에 돌입했다"고 스핀오프를 부인했다.
그러나 김병만은 다수 인터뷰를 통해 SBS를 향한 서운함을 토로했다. 김병만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팽'당한 기분이다. SBS에 서운하다. 11년간 목숨을 걸고 주인의식을 가지고 달려왔다"라고 속내를 고백했다.
특히 김병만은 19일 또 다른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정글밥'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기획된 프로그램이라며 "나를 출연시켜 달라는 게 아니다. '정글의 법칙' 재개에 대한 희망고문만 하다가 결국 아이템만 도둑질해 간 셈이니 서운하다"라고 주장했다.
김병만에 따르면, 그는 올 2월 SBS 예능 스튜디오의 고위 간부를 만나 정글 생존이 아닌 체험과 힐링을 테마로 한 스핀오프를 해보고 싶다고 아이디어를 제시했고, 이 자리에는 김진호 PD도 있었다. 이후 '같이 해보자'는 분위기로 이야기가 진행됐으나 이후 자신이 빠지게 됐다고 주장했다. 김병만은 "캐스팅은 당연히 제작진의 선택이다. 저 없이 한다고 해 그러라고 했다"며 "다만 김 PD에게 '정글의 법칙'이 애매한 휴식기 상황인데 '정글밥'이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스핀오프로 생각하지 않겠나. 김병만이 왜 없냐는 의아함이 생길 거다. 다른 제목은 어떻겠나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결국 '정글밥'이라는 이름으로 신규 예능 제작 소식이 전해졌고, 이에 대해 김병만은 "결국 사람을 쏙 빼고 아이디어만 도둑질해 간 것이 아닌가. 토사구팽 당한 기분이 들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김병만의 아이디어 도용 의혹 제기에 대해 SBS 측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부인했다.
SBS는 19일 "올 하반기에 방영되는 SBS 신규 예능 '정글밥'은 2023년 8월 '녹색 아버지회' 스리랑카 촬영 당시 현지 시장에서 산 식재료를 이용해 즉석에서 한국의 맛을 재현해 내는 류수영 씨를 보고 영감을 얻은 '녹색 아버지회' 제작진이 기획한 프로그램으로, 이미 올해 1월 말 편성을 확정짓고 제작을 준비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평소 아프리카 봉사활동을 통해 오지에서의 요리 경험이 많은 류수영 씨는 '정글밥'을 통해 K-레시피가 우리와 전혀 다른 식문화권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한국의 맛을 전 세계에 알린다는 콘셉트에 맞춰 'K-식문화 교류기'를 소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jyn201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