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원조 '넷플릭스의 딸' 배두나가 더 광활해진 세계관과 진화된 캐릭터로 돌아왔다.
넷플릭스 영화 '레벨 문: 파트 2 스카기버'(이하 '레벨 문2', 잭 스나이더 감독)가 19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에 위치한 커뮤니티하우스 마실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를 통해 기대감을 높였다. 이날 간담회에는 위협으로부터 아이와 약자를 지키고자 하는 어머니인 동시에 검술사 네메시스 역의 배두나가 참석했다.
'레벨 문2'는 평화로운 변방 행성에 지배 세력의 군단이 위협을 가하자 신분을 숨기고 마을에서 조용히 살던 이방인 코라(소피아 부텔라)와 여러 행성의 아웃사이더 전사들이 모여 은하계의 운명을 건 전투에 나서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잭 스나이더 감독의 범접할 수 없는 상상력으로 그려낸 장대한 스케일의 세계관과 파트 1보다 더욱 화려해진 액션, 풍성한 서사로 전 세계 많은 기대를 받고 있다.
특히 영화 '클라우드 아틀라스'(13, 릴리 워쇼스키·라나 워쇼스키 감독) '주피터 어센딩'(15, 릴리 워쇼스키·라나 워쇼스키 감독), 그리고 '센스8' 시리즈에 이어 네 번째 할리우드 작품에 참여한 배두나는 검술사 네메시스로 완벽히 변신했다. 그는 역할을 소화하기 위해 필리핀 전통 무술 칼리는 물론 가라테 등 각종 무술을 소화하며 극 중 화려한 액션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이날 배두나는 "'레벨 문2' 촬영은 2022년도에 8개월 가량 촬영을 이어갔다. 나이가 들면서 어느 순간 2박 3일 장기 비행을 하는 일을 지양하려고 한다. 몸에 굉장히 안 좋더라. 요즘은 해외 일정을 많이 줄이려고 하는 편이다"며 "팬데믹으로 인해 한국에서만 작업 하다 오랜만에 '레벨 문2'를 통해 해외 작품을 촬영하게 됐는데 외롭기도 했고 여러가지 개인적인 고충이 있었다. 그렇게 촬영한 영화라 더 애정이 있고 '레벨 문' 시리즈의 배우들과 가족 같은 것도 있다. '레벨 문2'까지 촬영하고 나니 완전 끝난 기분이라 섭섭하기도 하고 그립기도 하다. 잘 됐으면 좋겠다"고 곱씹었다.
원조 '넷플릭스의 딸'로 활약했던 배두나는 "지금은 딸들이 너무 많아서 내 위치는 '넷플릭스의 이모' 정도는 되는 것 같다. 내가 넷플릭스를 처음 접한 게 '센스8' 시리즈였다. 그때는 한국 넷플릭스가 없었다. 몇 시즌을 함께하면서 넷플릭스와 오래 관계를 맺은 것 같다"며 "지금은 한국 콘텐츠가 넷플릭스를 비롯해 다른 플랫폼을 통해서도 많이 선보이고 있고 많은 배우가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넷플릭스의 딸'이라는 수식어에 있어서 자유로워진 느낌도 있다. 지금도 어떤 플랫폼이든 상관없다. 좋은 작품과 감독이 있다면 어떤 플랫폼이라도 도전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원래 시나리오에서는 갓을 쓰지 않았고 삿갓이 처음 콘셉트였다. 그런데 이후 의상 피팅을 하러 갔을 때 갓으로 변경됐더라. 굉장히 반가웠따 한국적인 의상을 입고 연기를 하니 뿌듯하더라. 내가 연기한 캐릭터의 행성 이름도 '별'이었다"고 한국 배우로서 자부심을 가졌다.
처음 '레벨 문2'를 선택했을 때 고민됐던 지점에 대해 "처음 이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내가 이걸 할 수 있을까' 싶었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를 즐겨 보는 편이 아니었지만 캐릭터는 내가 알 것 같고 몰입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캐릭터에 잘 몰입하고 잘 스며들면 그게 어떤 작품이라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 캐릭터는 외강내유다. 전편에서는 많이 나오지 않지만 여전사로서 강인한 모습이 있고 내면에는 부드럽고 번뇌와 고통을 많이 겪은 캐릭터다. 내가 모든 과거의 아픔과 후회, 복수심을 가슴에 안고 싸움을 잘 해내갈 수 있을 것 같다는 확신이 들어 작품을 선택했다. 나중에 파트2를 보면 마음을 여는 순간 캐릭터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보인다. 이 캐릭터를 '하길 잘했다' 생각한다. 내가 나오는 작품을 보면서 항상 부끄러워 하는 편이다. 내 자신에게 가혹하다. 그런데 '레벨 문2' 액션 장면에서는 '정말 멋있다' 소리쳤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해외 작품에서 판타지 캐릭터를 소화해 온 것에 대해 "나에게 아주 리얼한 캐릭터가 안 들어왔던 것은 아니다. 해외 작품을 할 때 내 의사가 더 많이 반영된 것도 있다. 영어가 내 모국어가 아니지 않나? 서른 살 이후 할리우드에 진출한 한국 사람이다. 그 사람들의 문화를 흉내 내는 것보다 가장 나를 효과적으로 쓸 수 있는 역할을 선택하는 편이다. 몸을 쓰는 설정이 할리우드에서는 좀 더 도움이 되는 것 같다. 한국에서 해왔던 생활 연기를 할리우드에서도 하고 싶은데 아직은 그 길에 가기까지 수순을 밟고 있는 것 같다"고 소신을 전했다.
'레벨 문: 파트 2 스카기버'는 소피아 부텔라, 디몬 하운수, 에드 스크레인, 미치엘 휘즈먼, 배두나 등이 출연했고 지난해 공개된 전편에 이어 잭 스나이더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19일 오후 4시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공개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