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4스널'은 아스널 팬들의 아픈 곳을 가장 아프게 찌르는 별명이다. 4위 밑으로 떨어지지는 않지만 더 위로 올라가지도 못했던 아스널의 흑역사가 담긴 표현이다.
우승하는 팀은 어딘가 다르다. 흔히 말하는 빅게임, 승부처, 부담감이 경기력을 짓누르는 경기에서 그들은 해낸다. 잊을만하면 찾아오는 고비를 넘고 넘어 최정상에 깃발을 꽂는 팀은 하나다.
평소에 잘 나가다가도 중요한 순간에 고꾸라지면 2등하고 3등하고 4등을 하는 것이다. 압박감 속에서도 평소 실력을 얼마나 발휘하느냐, 그것이 강팀의 조건이다.
아스널은 과연 어디까지 왔을까. 미켈 아르테타 감독이 부임하고 아스널은 달라졌다. 4위도 못하던 시절이 있었지만 이제 예전의 아스널이 아니다. 지난 시즌 돌풍을 일으키며 프리미어리그 2위를 차지했다. 올해도 6경기를 남긴 시점에서 2위다.
아스널의 마지막 프리미어리그 우승은 2004년이다. 20년이 다 됐다. 작년에 아쉽게 놓쳤고 올해도 그럴 것 같다. 아스널은 올해도 작년처럼 '승부처'마다 약해진다. 지난 시즌이야 타이틀 레이스가 너무 오랜만이라는 변명이 통했지만 올해는 아니다. 또 같은 식으로 미끄러지면 역시 '4스널'이라는 조롱을 피할 수 없다.
영국 스포츠전문매체 '디애슬레틱'은 18일(한국시각) '아스널의 타이틀 도전이 이번 시즌에도 무산된다면 나쁜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아스널은 10일 챔피언스 8강 1차전에서 바이에른 뮌헨과 2대2 무승부에 그쳤다. 15일 프리미어리그 애스턴빌라와 경기에서는 0대2로 패하며 선두 탈환 기회를 놓쳤다. 18일 8강 2차전에서 0대1로 패해 탈락했다. 일주일 사이에 열린 3경기에서 한 판도 이기지 못했다.
디애슬레틱은 '아스널은 홈에서 연료통이 바닥나는 버릇이 있다. 지난 시즌 마지막 9경기 중에 단 3경기만 승리했다. 2021~2022시즌에는 마지막 12경기 중 6경기에서 승리를 놓쳤다. 아스널은 세 시즌 연속으로 허무하게 시즌을 마감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아스널은 분명히 나아졌지만 그것으로 만족해도 되는 위치에 있는 클럽이 아니다. 아스널은 트로피가 필요하다.
디애슬레틱은 '아스널은 발전하는 팀처럼 보였다. 더 성숙하고 더 신중하고 더 전술적으로 훈련된 팀 같았다. 하지만 여기서 무너지면 그 동안의 발전도 무너질 수 있다. 최근 세 경기 무승은 작년 트라우마를 떠올리게 한다. 그 두려움은 간단하다'고 지적했다. '또다시 이런 일이 벌어지는구나.'
디애슬레틱은 '아스널은 남은 6경기를 다 이겨도 우승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목표가 돼야 한다. 앞으로 모든 경기는 결승전이다. 아스널이 흔들릴 때 맨시티는 가장 강해진다. 우승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지속성이다. 아스널은 비틀거리지 않고 결승선을 통과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고 응원했다.
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