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로 복귀한 류현진(37)은 4경기 만에 어렵게 첫 승을 올렸다. 승운도 안 따랐지만 경기 내용도 안 좋았다. 3월 23일 LG 트윈스와 개막전에 선발 등판해 4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내려왔다. 3⅔이닝을 던지면서 6안타-3볼넷을 내주고 5실점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장면을 연출하고 패전투수가 됐다. 류현진 자신도 크게 놀랐을 것이다.
3월 29일 KT 위즈전. 6이닝 2실점 호투를 하고도 빈손으로 돌아섰다. 승리를 따내지 못했지만 코칭스태프와 팬들의 놀란 가슴을 가라앉혔다. 그러나 널뛰기 부진이 곧바로 이어졌다. 지난 5일 원정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4⅓이닝 동안 9실점했다. 4회까지 무실점 호투를 하다가 5회 처참하게 무너졌다. 자신의 한 경기 최다 실점을 했다.
절치부심한 류현진은 지난 11일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전력을 쏟았다. 6이닝 1안타 무실점 역투로 마침내 승리를 따냈다. KBO리그 통산 99번째, 미일 통산 177번째 승리였다.
류현진은 4경기 만에 자존심을 세웠지만,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우완 다르빗슈 유(37)는 아직 '무승'이다.
다르빗슈는 15일(한국시각) 원정 LA 다저스전에 선발 등판했다. 올시즌 다섯번째 경기이자 LA 다저스를 상대로 한 두 번째 등판이었다.
3회까지 무실점으로 잘 끌어갔다. 1회 2사 1,2루 위기를 잘 넘겼고 2,3회는 삼자범퇴로 봉쇄했다. 1-0으로 앞선 4회, LA 다저스 중심타선에 막혔다.
선두타자 3번 프레디 프리먼이 2루타, 4번 윌 스미스가 중전 적시타를 때렸다. 1-1. 이어진 무사 1루에서 5번 맥스 먼시가 우월 2점 홈런을 터트렸다. 먼시가 다르빗슈가 2B2S에서 던진 시속 151km 몸쪽 높은 직구를 통타 했다.
다르빗슈는 추가 실점 없이 5회를 마치고 불펜에 마운드를 넘겼다. 1-3으로 뒤진 상황에서 교체됐지만 팀 타선이 뒤늦게 폭발해 패전을 면했다. 샌디에이고가 6대3 역전승을 거뒀다. 5이닝 4안타 2볼넷 3실점.
오타니는 확실하게 봉쇄했다. 1,5회 헛스윙 삼진, 3회 3루수 뜬공으로 잡았다. 3타수 무안타. 1회 1B2S에서 바깥쪽 높은 쪽으로 빠지는 시속 149km 컷패스트볼, 5회 2S에서 바깥쪽 낮은 코스로 흐르는 143km 컷패스트볼로 헛스윙을 유도했다. 일본언론은 다르빗슈가 이닝 교체 때 오타니에게 "볼로 상대해 미안하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날 경기 전에 비가 내려 경기 개시가 늦어졌다. 선발투수로서 컨디션을 유지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다르빗슈는 날씨 탓을 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그는 "빨리 컨디션을 회복해 납득할 수 있는 투구로 이기고 싶다"고 했다.
올시즌 5경기에서 승없이 1패, 평균자책점 4.18. 4월 3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상대로 7이닝 3실점을 기록한 게 유일하게 6이닝 이상을 던진 경기였다.
다르빗슈는 류현진보다 1년 빠른 2012년 니혼햄 파이터스에서 텍사스 레인저스로 이적했다. 지난해까지 12년간 266경기에 등판해 103승(85패)을 올렸다. 지난 시즌엔 24경기에서 8승(10패)을 거뒀다. 니혼햄에서 올린 93승까지 미일 통산 196승을 기록 중이다.
다르빗슈는 지난해 2월 샌디에이고와 6년-1억800만달러에 재계약했다. 노모 히데오(123승), 박찬호(124승)를 넘어 아시아 투수 최다승을 바라보고 있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