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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대포수 부상 나비효과?' 2안타 1타점→경기 끝낸 도루저지까지. 31세 만년백업 반전스토리 [고척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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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프로 데뷔 13년차. 뜻하지 않은 후배의 부상이탈이 31세 김재현에겐 터닝포인트가 됐다.

키움 히어로즈는 롯데 자이언츠와의 주말 시리즈를 스윕하며 파죽지세 4연승을 내달렸다.

롯데의 박세웅-반즈-나균안을 만나는 로테이션이었다. 롯데 1선발 윌커슨이 다소 불안한 점을 감안하면, 롯데가 내세울 수 있는 최고의 선발진이다.

하지만 키움의 뜨겁게 달아오른 타선 앞에 장사가 없었다. 키움은 첫날 12일 헤이수스의 6이닝 1피안타 무실점, 무4사구 10K의 압도적인 피칭을 앞세워 9대4로 승리했다. 불펜이 다소 흔들렸지만, 이미 7점을 벌어놓은 터라 대세에 지장이 없었다.

13일에는 김선기가 6이닝 1실점으로 반전 호투를 펼치며 역시 8대1로 압승. 14일에는 심지어 신인 손현기가 선발이었지만, 나균안과의 선발 맞대결에서 우위를 점한 뒤 상대의 막판 추격을 뿌리치고 7대5로 승리했다.

무게감에서 밀리는 선발진을 리드한 포수 김재현이 돋보였다. 2012년 키움에 2차 8라운드(전체 76번)로 입단한 김재현은 올해로 프로 14년차 포수다. 입단 당시에만 해도 투수였지만, 프로에서 포수로 전향했다.

주로 박동원의 백업으로 뛰었다. 2018년에는 116경기 202타석에 나설 만큼 1군의 주력 포수로 기용된 적도 있다. 이후에도 주로 주효상과 경쟁 구도를 이뤘고, 이후 군복무를 거쳐 2020년 키움에 복귀했다. 이후 김동헌이 주전으로 자리잡았고, 이지영이 트레이드로 떠나면서 다시 1군 백업 포수 자리를 따냈다.

제이크 브리검이나 정찬헌의 전담 포수를 맡은 적도 있지만, 2018년을 제외하면 한시즌 안타가 20개가 안될 만큼 타격은 아쉬웠다. 투수 리드나 2루 송구는 장점이지만, 프레이밍은 약점으로 지적됐다.

하지만 올해는 자동볼판정시스템(ABS)이 있어 프레이밍의 약점이 없다. 여기에 김동헌이 3월말 팔꿈치 내측인대 접합수술(토미존)로 시즌아웃되면서 주전 마스크를 쓰게 됐다.

반전은 이렇게 시작됐다. 이후 김재현은 4월 5일~12일 7경기 연속 안타를 치는 등 매경기 꾸준한 타격을 보여주고 있다. 시즌초이긴 하지만, 타율을 2할 중후반대까지 끌어올렸다.

14일 경기에선 2회말 첫 타석 안타, 3회말에는 5-0을 만드는 적시타를 때렸다. 롯데 나균안이 3회를 마치고 교체됐음을 감안하면, 앞서 최주환에게 홈런을 내준 뒤 비틀거리던 나균안에게 결정적 펀치 한방이었다.

8회초 2점을 내주며 7-4로 쫓긴 키움은 9회초 롯데의 마지막 반격에 직면했다. 마무리 문성현은 선두타자 이정훈에게 볼넷, 1사 후 전준우를 뜬공 처리하며 2사 1루로 경기를 쉽게 마무리하는 듯 했다.

하지만 최항이 끈질기게 파울을 치며 버텼고, 기어코 중견수 오른쪽으로 빠지는 1타점 2루타를 쳐내며 불씨를 살렸다. 대주자 황성빈이 홈까지 뛰어들며 7-5가 됐다. 이어 손호영의 안타로 2사 1,3루 주자가 모였고, 타석엔 최근 타격감이 좋은 이학주.

경기는 여기서 손호영의 2루 도루가 실패하며 허무하게 끝났다. 김재현의 강력한 2루 송구가 꽂혔고, 손호영은 비디오판독을 걸 수조차 없이 완벽하게 아웃됐다.

경기 후 홍원기 감독은 "1회 이형종이 선취점을 만들어 내면서 초반 분위기를 가져왔다. 3회 최주환의 홈런과 5회 도슨의 2타점 적시타로 승기를 계속 이어갈 수 있었다. 위기에서 올라온 김재웅이 완벽하게 막아준 덕분에 흐름을 지킬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특히 "마지막 수비에서 김재현의 도루저지가 승리 확정짓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고척=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