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삼성 라이온즈가 파죽지세 5연승을 내달렸다. 롯데 자이언츠는 3연패 늪에 빠졌다. 타구장 경기에서 KT 위즈가 승리할 경우 순위표 맨 아래로 추락한다.
삼성은 1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원정경기에서 4대0으로 승리했다.
2회초 터진 강민호의 투런포로 얻은 2점을 끝까지 잘 지켰다. 선발 데니 레예스는 팬들 사이에 퇴출 후보로 거론될 만큼 부진했지만, 이날만큼은 전혀 다른 모습으로 롯데 타선을 압도하며 시즌 2승째를 따냈다.
이틀 연속 혈투로 인한 타선의 피로일까. 뜻밖의 치열한 투수전이 펼쳐진 하루였다.
삼성은 김지찬(중견수) 김헌곤(우익수) 구자욱(좌익수) 맥키넌(지명타자) 김재혁(1루) 김영웅(유격수) 강민호(포수) 김재상(2루) 김호진(3루) 라인업으로 나섰다.
롯데는 윤동희(중견수) 김민석(좌익수) 레이예스(우익수) 전준우(지명타자) 정훈(1루) 이학주(유격수) 손호영(3루) 최항(2루) 유강남(포수)로 맞섰다.
삼성 선발은 레예스, 롯데는 이인복이었다. 레예스는 지난 3월30일 SSG 랜더스전 2⅔이닝 6실점, 5일 KIA 타이거즈전 5이닝 5실점으로 부진을 거듭하며 사령탑의 신뢰를 얻지 못한 상황. 이인복은 롯데 불펜의 피로가 거듭 쌓이면서 가능한 긴 이닝을 버텨야하는 미션이 주어졌다.
두 선수 모두 반전의 인생투를 펼쳤다. 레예스는 예상을 깨고 6⅔이닝 무실점으로 마운드를 지켰다. 140㎞대 중반의 직구에 투심과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섞어 롯데 타선을 농락했다. 삼진 5개를 잡았고, 4사구는 1개 뿐이었따.
5회까지 레예스에게 안타를 친 롯데 타자는 레이예스와 이학주 뿐이었다. 그만큼 롯데 타선은 무기력했다. 6회말 선두타자 윤동희의 안타가 터졌지만 후속타가 불발이었다.
7회말 최대 위기를 맞이했다. 롯데는 선두타자 정훈이 안타로 출루했고, 대주자 황성빈이 2루를 훔쳤다. 다음 타자 이학주도 투수 강습 안타로 출루했고, 손호영이 깔끔한 희생번트를 댔다.
레예스는 다음타자 최항을 삼진으로 처리한 뒤에야 마운드를 내려왔다. 107구를 던진 뒤에도 마운드를 지키길 원했지만, 롯데가 대타 이정훈을 내세우자 박진만 삼성 감독은 교체를 결정했다. 그리고 임창민이 잘 막아내면서 레예스의 무실점과 승리투수 조건을 지켜냈다.
이인복도 6⅔이닝 2실점으로 역투했다. 3자범퇴는 한번 뿐이었지만, 상대 안타와 볼넷을 산발로 처리하며 잘 버텼다.
단한번, 2회초가 아쉬웠다. 선두타자 김재혁에게 2루타를 맞았고, 이어진 1사 3루에서 볼카운트 0-1에서 던진 2구째 136㎞ 컷패스트볼이 한복판에 쏠렸다. 강민호의 방망이가 매섭게 돌아갔고, 타구는 왼쪽 담장 밖 115m 너머에 꽂히는 결승 투런포가 됐다.
4회초 2사 1,3루, 5회초 2사 1,3루 위기는 잘 막았다. 6회초에는 이학주가 강민호를 상대로 메이저리그급 수비를 선보여 시선을 끌었다. 7회초에는 피치아웃을 하고도 김지찬에게 2루 도루를 허용했지만, 김헌곤을 삼진으로 잡은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다음 투수 임준섭이 구자욱을 잡아내 추가 실점은 없었다. 프로 데뷔 이래 3번째, 2022년 6월 12일 KT 위즈전 이후 668일만의 100구 투구였다.
하지만 3연전 내내 달아오른 삼성 타선은 롯데를 곱게 보내주지 않았다. 9회초 정규이닝 마지막 공격에서 김재상이 '최강야구' 출신 정현수를 상대로 볼넷을 얻어냈고, 김지찬이 정우준 상대로 2루타, 김헌곤이 2타점 적시타를 치며 점수를 4-0까지 벌렸다.
그리고 9회말에는 오승환이 등장, 이틀 연속 세이브로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삼성은 5연승의 휘파람을 불었지만, 롯데는 '클래식시리즈' 스윕을 당하며 최하위로 떨어질 위기에 처했다.
부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