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혹시 모른다. 부진에 빠진 김민재가 아스널 원정에서 한 번 더 기회를 받을 수도 있다.
바이에른 뮌헨은 10일(한국시각) 영국 런던의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아스널과의 2023~2024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UCL) 8강 1차전 경기를 앞두고 있다.
바이에른으로서는 사활을 걸어야 하는 경기다. 이미 분데스리가 12연패 도전이 실패로 돌아간 것이나 다름없는 상황에서 UCL까지 탈락한다면 올 시즌을 무관으로 마치고, 최악의 시즌으로 마무리할 가능성이 크다.
바이에른은 그간 아스널에 전통적으로 강했지만, 최근 팀 분위기는 아스널이 우세하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선두를 달리는 아스널의 상승세는 유럽에서도 손꼽는 수준이다. 반면 바이에른은 리그에서 연패를 기록하며 경기력 문제가 계속 발목을 잡았다.
토마스 투헬이 어떤 센터백을 기용할지에도 시선이 쏠릴 수밖에 없다. 이번 아스널전을 앞두고 투헬은 하이덴하임과의 리그 경기에서 최근 자주 선발로 내세웠던 에릭 다이어, 마티아스 더리흐트 대신 김민재, 다욧 우파메카노를 출전시켰다. 하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2-0으로 앞섰던 경기에서 후반에만 3골을 실점하면서 무너졌다.
김민재는 오랜만에 선발로 나섰지만, 부진한 경기력과 함께 경기 후 최악의 혹평들을 견뎌야 했다.
독일 유력지 키커는 '눈에 띄는 점은 올바른 결정을 내리는 본능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앞에서 단호하게 수비하는 것이 언제 중요한가? 뒤로 물러나 보호하는 것이 언제 더 나은가? 김민재는 전반전 이후 매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라고 비판했다. 독일의 SPOX는 '김민재에게 하이덴하임전 경기력은 확실한 최저점이었다'라며 김민재의 바이에른 합류 이후 최악의 경기였다고 평가했다.
부진한 평가와 함께 대부분의 독일 언론과 유럽축구연맹(UEFA)도 예상 선발 명단에 김민재 대신 다이어의 출전을 점쳤다.
하지만 이번 아스널전에서 다시 한번 기회를 받을 가능성도 있다. 다이어가 아스널을 상대로 기록한 치명적인 원정 기록이 있기 때문이다.
다이어는 지난 2014년부터 올해 1월까지 토트넘 소속으로 뛰며 아스널과 리그에서 총 14경기를 치렀다. 해당 경기에서 5승4무5패로 정확히 호각세를 이뤘는데, 문제는 원정 성적이다.
토트넘은 다이어 합류 이후 에미레이츠 원정에서 단 한 번도 승리한 적이 없었다. 토트넘이 아스널 원정에서 승리한 마지막 경기는 지난 2010년 10월 경기로 다이어가 토트넘으로 이적하기 전 이야기다. 심지어 리그컵 경기에서 아스널 원정 승리를 따냈지만, 해당 경기는 다이어가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했던 경기다.
또한 아스널은 최근 다이어를 공략해 낸 도르트문트의 공격수들처럼 빠른 속도와 민첩성을 자랑하는 선수들이 많다. 부카요 사카, 가브리엘 마르티넬리, 레안드로 트로사르, 가브리엘 제주스와 같은 선수들을 상대로 비교적 느린 발을 자랑하는 다이어와 더리흐트 조합이 효과적일 것이라고 장담하기는 어렵다. 결국 투헬 감독도 김민재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서는 지난 하이덴하임전 충격의 여파가 남았기에 김민재의 벤치행이 유력하다. 다만 아스널과의 경기에서 혹시 모를 기회를 잡게 된다면, 바이에른에도 김민재의 활약이 더욱 절실할 전망이다.
이현석 기자 digh1229@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