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이러니 좋아하지 않을 수 없다.
한화 이글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열린 8일 고척스카이돔. 경기장을 가득 메운 1만6000명의 팬들을 아찔하게 한 순간이 있었다.
10회초 한화 공격. 3-3 상황 2사 1루 찬스에서 요나단 페라자가 타석에 들어섰다. 그런데 타격 도중 그가 쓰러졌다. 파울 타구가 오른쪽 발등을 강타했다.
하필 보호대가 없는 곳으로 공이 향했다. 얼마나 아팠는지, 그대로 그라운드에 쓰러졌고 심하게 고통스러워했다. 한화팬 뿐 아니라 1루측 키움팬들까지도 걱정스럽게 바라볼 정도였다.
트레이너로부터 상태를 체크 받고 고통을 참아낸 페라자. 타석에 서겠다고 고집했다. 그 와중에 안타까지 쳤다. 팀이 스윕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자신이 어떻게든 해야한다는 책임감이 엿보였다.
안타를 치고도 제대로 뛰지 못했다. 절뚝이며 1루까지 갔다. 1루로 가기 위해 첫 발을 떼는 순간부터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 와중에도 1루를 밟은 뒤 3루 더그아웃을 향한 '독수리 세리머니'를 잊지 않았다. 세리머니 생략한다고 누가 뭐라할 것도 아닌데, '팀 퍼스트' 정신을 그렇게 표현했다. 페라자는 세리머니 후 대주자 김태연과 교체됐다.
페라자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한화가 야심차게 영입한 외국인 타자다.
외국인 타자 농사가 매해 흉년이던 한화였는데, 페라자 덕에 올해는 싱글벙글이다. 13경기 49타수 22안타 타율 4할4푼9리 6홈런 12타점. 타율, 홈런 모두 리그 1위다. 그야말로 '복덩이'다.
야구만 잘해서 인기있는 게 아니다. 매순간 열정적으로 플레이한다. 다리가 꺾일까 걱정될 정도로 베이스를 밟고, 몸을 날린다. 땅볼 치고도 전력질주다. 팬 서비스도 좋다. 경기장을 찾은 팬들에게 거의 매일 친절하게 사인을 해준다.
한화는 일단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골절 등 큰 부상이 걱정됐는데, 단순 타박상으로 파악하고 있다. 그래도 혹시 몰라 엑스레이 검진을 실시할 예정이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