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올해만 노력했다고 할 수 없다."
살이 빠진 게 오히려 억울할 수도 있겠다. 그동안의 노력은 보이지 않고 살 빠진 것만이 당장 노력의 산물로만 보이다보니 올시즌 정말 노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LG 트윈스 김현수는 스프링캠프를 떠날 때 가장 관심을 받은 선수 중 1명 이었다. 누가 봐도 살을 뺐다고 볼 수밖에 없을 정도로 얼굴에 살이 쏙 빠져 있었다. 스스로 6㎏ 정도 감량을 했는데 식단 조절을 통해 체지방을 빼서 살이 더 빠져 보인다고 했지만 눈에 보이는 효과는 컸다.
잘하면 그 노력이 부각된다.
시즌 초반 출발이 좋다. 8일까지 타율 3할3푼3리(60타수 20안타)에 2홈런 11타점을 기록 중이다. 7일 잠실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홈경기에서는 3번-지명타자로 나와 4타수 3안타 4타점을 기록하면서 팀의 16대7 대승을 이끌었다. 1회말 무사 2,3루서 결승 2타점 안타를 때려냈고, 2회말엔 볼넷 출루 후 득점을 기록. 6-4로 쫓기던 5회말엔 1사 1,2루서 다시 격차를 벌리는 1타점 우중간 안타를 때려낸 김현수는 7회말엔 내야땅볼로 1타점 추가. 8회말 무사 1,2루에서 또 우전안타를 때려내면서 찬스를 이어나갔다.
경기 후 만난 김현수는 "올해만 노력했다고 할 수는 없다. 감량은 항상했는데 올해만 티가 많이 날 뿐이었다"면서 "몸무게는 예전과 큰 차이는 없고 체지방이 많이 빠지긴 했는데 여태까지 한번도 소홀히 했다고 말할 수 없다"라고 했다. 자신의 감량이 화제가 되는 것에 대해 김현수는 "작년에 성적이 안좋다보니 올해 유독 그렇게 보시는 것 같다"라고 했다.
올시즌 첫 4타점 경기를 펼친 것에 김현수는 테이블세터에 고마움을 표시. 이날 1번 홍창기가 3안타 2볼넷, 2번 박해민이 2안타 3볼넷으로 2명이 총 10번의 출루를 했고, 홍창기는 5득점, 박해민은 3득점을 기록했다. "타점을 많이 올릴 수 있는 것은 너무 좋다"면서 "확실히 우리 테이블세터가 최고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고 있고 너무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시프트 금지의 효과도 있는 듯. 이날 김현수는 5회말 1사 1,2루서 우중간 안타를 때렸는데 예전 시프트를 했을 때는 내야수 1명이 2루 옆에 있다가 잡을 수도 있는 위치였으나 시프트가 금지되면서 여유있는 안타가 됐다.
김현수는 "솔직히 효과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마음은 편하다"면서 "마음이 편해지니까 심리적인게 좀 있지 않나하는 생각이 있다"라며 심리적인 압박이 줄어들면서 더 편하게 타격을 하고 있다고 했다.
지난해 멋지게 29년만에 통합우승을 차지한 뒤 김현수는 방심하지 않을 것을 강조했었다. 지난해 가장 많은 42번의 역전승을 했던 LG는 올시즌 8승 중 3번의 역전승이었다. 특히 지난해에도 단 6번밖에 하지 못했던 7회까지 지고 있다가 역전한 것을 올해는 벌써 2번이나 기록했다. 그만큼 후반에 집중력이 좋다는 뜻이다.현재까지는 잘 되고 있다고 봐야할 듯. 김현수는 "나 뿐만 아니라 선수들 모두 잘 알고 있을 거다. 지키는 것이 항상 힘들다 보니까 잘 준비하려고 하고 다들 더 집중하려고 하고 있다"면서 "그래서 지금 초반에 이렇게 끝까지 이기는 경기가 나오기도 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