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멀리 보고 있다."
KT 위즈 강백호가 본격적인 포수 훈련에 돌입했다.
강백호는 4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리는 KIA 타이거즈와의 홈경기에 앞서 장재중 배터리 코치와 포수 훈련을 했다. 지난 2일부터 포수 훈련을 시작해 이날이 두번째 날.
오후 3시쯤 선수들이 각자 훈련에 돌입했을 때 강백호는 가슴 프로텍터와 레그 가드를 차고 포수 미트를 끼고 3루측 파울 지역으로 나왔다. 장재중 코치의 펑고를 받았다. 투수의 원바운드 블로킹 훈련을 몇차례 한 강백호는 피칭 머신에서 오는 공을 받고 2루 송구 자세를 취하는 훈련을 했다.
공을 2∼3개를 받던 강백호는 장 코치에게 "미트가 새거라 잘 안받아집니다. 새 걸로 바꿀까요"라고 몇차례 묻더니 결국 1루측 더그아웃으로 달려가 미트를 바꿨다.
1루측 파울 지역에서 잠시 장 코치로부터 2루 송구 자세에 대해 교육을 받기도 한 강백호는 다시 3루쪽으로 가서 피칭 머신 공을 받는 훈련을 한 뒤 타격 케이지 옆으로 가 실제로 2루 송구 훈련을 몇차례 실시.
그러고는 외야로 갔다. 이번엔 박기혁 수비 코치가 치는 플라이볼을 받는 훈련이었다. 앉아있다가 뒤로 날아가는 플라이볼을 열심히 뛰어가 잡아냈다. 꽤 빠른 순발력을 보였다.
총 30분 정도 훈련을 한 강백호는 이후 배트를 들고 배팅 케이지에서 타격 훈련까지 하고 이날의 경기 준비를 마쳤다.
아무래도 시즌 중이라 포수 훈련에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는 없는 상황. 그래도 자세 등이 포수로서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강백호에게 "진짜 포수 하는거냐"고 묻자 "아직은 모르겠다"라고 짧게 대답.
서울고시절 포수와 투수를 겸업했던 강백호는 2018년 KT 위즈에 입단한 이후 타격에 집중하기 위해 포수와 투수가 아닌 외야수로 전향했다. 이후 1루수로 수비 위치를 바꾸기도 했던 강백호는 지난해 다시 외야로 돌아가기도. 외야수나 1루수 모두 수비에서 불안감이 있는 것이 사실이었다. 지난 6년 동안 강백호가 포수로 출전한 것은 두번 뿐이었는데 모두 포수를 다 써서 예비 포수가 없었을 때였다.
올시즌은 다르다. 지난 3월 31일 한화전에선 선발 포수로 장성우가 출전했다가 4회말 김준태로 교체됐고, 그러다가 지명타자로 나섰던 강백호가 8회말에 포수로 나섰다. 김준태가 특별히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었는데 굳이 강백호로 바뀌었다. 그리고 3일 수원 KIA전에선 김준태가 벤치에 있는데도 강백호가 8회초 장성우 대신 포수로 나서 우규민 이선우와 호흡을 맞췄다.
KT 이강철 감독은 "멀리 보고 있다"라며 강백호를 포수로 키우는 것을 사실상 인정했다. 포수를 하지 않은지 오래 돼 당장 선발로 쓸 수는 없는 상태라 배울 것이 많다는 것. 현재로선 경기 후반 교체로 출전하면서 포수로서의 실력을 키우고 어느 정도 실력이 됐다는 판단이 서면 선발 출전도 할 수 있을 듯 하다. 수원=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