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손주영과 이지강 모두 살리기 위한 염갈량의 묘책!
LG 트윈스 염경엽 감독이 시즌 2승 요건을 갖출 수 있었던 선발 손주영을 조기에 교체한 이유를 밝혔다.
LG는 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전에서 5대0 완승을 거두며 3연패에서 탈출했다. 승리를 이끈 여러 선수들이 있었는데, 선발로 나서 4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준 손주영도 공신 중 한 명이었다.
5선발로 낙점, 삼성 라이온즈와의 첫 등판에서 6이닝 무실점 투구로 첫 승을 따냈던 손주영. 두 번째 등판에서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싶은 마음이 컸을 것이다. 하지만 점수차가 4점이나 났는데도, 5회 등판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어떻게 보면 염 감독이 너무 잔인한 선택을 할 수 있다고 보여지는 장면이었다.
하지만 염 감독은 다 이유가 있는 결정이라고 했다. 4일 NC전을 앞두고 만난 염 감독은 "무리를 해가며 승리 요건을 만들어주고 싶지는 않았다"고 했다. 무슨 의미일까. 이날 손주영은 투구수가 많았다. 4회 종료 후 91개였다. 염 감독은 "5회를 다 던지려면 115개 정도의 투구를 해야하는 상황이었다. 투수 코치는 100개 얘기를 했지만, 어차피 승리 요건을 만들어주지 못할 거라면 의미가 없다고 봤다"며 "기록을 위해 무리를 하다 시즌 전체를 망치는 경우를 수도 없이 많이 봐왔다. 손주영도 앞으로 20번 이상의 선발 등판을 해야 한다. 선수는 당장 1승이 아쉬웠겠지만, 나는 길게 보려 했다"고 설명했다.
손주영 뿐 아니라 이지강을 챙기고픈 마음도 있었다. 염 감독은 "이지강이 올시즌 롱맨으로, 궂은 역할을 잘해주고 있다. 이지강에게 승리 요건을 만들어주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그래야 선수도 동기부여가 된다"고 했다. 실제 이지강은 이날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시즌 첫 승을 따냈다. 이 경기 전 3경기에서 중간 허리 역할을 잘해줬다. LG는 올시즌 필승조 구성에 애를 먹고 있는 상황이다. 염 감독은 "이지강이 승리조로 갈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언급했다.
잠실=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