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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리뷰] 또 연니버스?..'기생수', 이번엔 믿어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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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이번에는 믿고 봐도 될 듯한 '연니버스'다.

그동안 얼마나 많이 속았던가. 연이은 저조함으로 인해 믿음마저 사라져갔던 '연니버스'이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기생수 : 더 그레이'(연상호 류용재 극본, 연상호 연출)의 공개에 앞서 취재진에게 공개된 3편을 살펴 본 결과, 이번에는 믿고 봐도 될 듯한 느낌적 느낌. 연상호 감독이 그동안 수차례 표현해왔던 괴수들의 자연스러운 표현과 다소 짧은 6부작으로 탄생시킨 속도감 있는 전개가 눈길을 끌었다.

'기생수'는 300개 이생의 지역과 국가에서 누적 판매 2500만 부 이상을 기록했던 이와아키 히토시의 만화 '기생수'를 원작으로 하는 작품. 기생생물이 인간의 뇌를 장악하고, 인간의 몸을 숙주 삼아 세력을 확장하려 한다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한국판에서는 인간을 숙주로 삼아 세력을 확장하려는 기생생물들이 등장하자 이를 저지하려는 전담팀 '더 그레이'의 작전이 시작되고, 이 가운데 기생생물과 공생하게 된 인간 '수인'의 이야기를 담아서 영상화했다.

'기생수'에 등장하는 많은 인물들은 이 생물에 의해 가족을 잃거나, 또는 기생수로 변해버린 가족을 가진 이들. 그중 수인은 일부 신체를 기생생물에게 지배당한 탓에 마치 '지킬 앤 하이드'처럼 일정 시간 몸을 공유하게 됐다. 원작에서는 변형되는 신체가 손으로 표현돼 서로 대화가 가능했다면, 한국판에서는 가장 위험한 순간에 하이디가 등장할 수 있게 만든 것이 차별점. 이로 인해 긴장감 넘치는 사건들이 발생한다는 점에서 '연니버스'의 현명한 변주가 통한 셈이다.

이 과정에서 보여지는 화려한 액션들은 '기생수'의 속도감을 높이는 중요한 요인이다. 다양한 형태로 변모하는 기생생물의 등장에 더해 액션과 카체이싱, 심지어는 오토바이를 타고 질주하는 구교환의 모습까지 감상할 수 있다. 여기에 기생생물을 시각화한 연상호 감독의 노하우는 빛을 발했다. 그동안 '부산행', '지옥' 등을 통해 좀비나 괴수 등을 자유자재로 표현했던 연 감독의 상상력은 '기생수'를 더 풍부하게 만든 요인. 단순히 기생 생물로 변화하는 것뿐만 아니라 이를 액션으로 승화하며 재미를 더했다는 평이다. 화려하게 전신을 사용하는 구교환, 이정현의 액션도 재미를 더하지만, 전소니의 액션도 볼만하다. 특히 과한 '헤드뱅잉'으로 인해 우스워질 뻔했던 액션신들도 흥미롭게 살려냈기에 '기생수'의 속도감이 높아졌다.

배우들의 연기는 '기생수'에 대한 몰입도를 높인다. 단순히 액션으로 긴장감을 끌어올리는 게 아니라, 기생생물로 인해 가족을 잃은 이들의 슬픔을 적절히 표현할 줄 아는 배우들의 연기가 호감인 셈. 구교환은 역시나 코믹과 진지를 넘나들며 '연니버스' 안에서 살아 숨쉬었고, 신예 배우인 전소니도 전작인 '청춘월담'에서의 혹평을 뒤로하고 자신에게 맞는 옷을 찾아서 입었다. 다만, 일상적인 연기에서는 살아 숨쉬지만, 일부 연설 신에서 연극적 연기를 해버린 이정현에 대한 호불호는 나뉠 듯하다. 그레이 팀을 이끄는 수장으로서 강렬한 모습을 보여주려는 의도겠지만, 다소 튀어보인다는 생각을 지우기는 어렵다.

'괴이', '선산'. 얼마나 많이 실패해왔던가. 그러나 이번에는 연상호의 연니버스 믿어도 될 듯하다. 아직 절반, 3회까지 본 상황에서 평가하기 어렵지만, 이 속도감대로라면 결말 역시 만족스러울 터. 연상호 감독도 "마지막 장면은 '기생수' 팬들이 환호할 만한 장면으로 끝난다. 마지막 장면까지 꼭 봐주셨으면 좋겠고, 원작을 먼저 보시고 저희 작품을 끝까지 보시면 훨씬 더 큰 충격이 있으실 것 같다"고 자신한 바. 결말은 5일 확인 가능하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