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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도 이례적 극찬. 부상, 부진 뚫고 새 역사 만든 MVP. "난 에이스. 내색 안했지만 너무 힘들었다."[안산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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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통합우승 4연패의 첫번째 MVP와 4번째 MVP다.

대한항공 정지석이 새 역사의 MVP가 됐다.

정지석은 2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3차전서 18득점을 올리며 팀의 3대2 역전승을 이끌었다.

1차전서 혼자 30득점을 하는 괴력을 발휘했던 정지석은 2차전에선 10점을 올리며 조금은 부진했으나 3차전서 역전승을 만들어내며 우승의 히어로가 됐다. 마지막 5세트에서 4점을 올렸는데 그 중 2개의 블로킹이 좋았다. 특히 끌려가던 대한항공이 9-9에서 정지석이 신호진의 백어택을 블로킹하며 10-9로 앞서나갔고 결국 그 리드를 끝까지 지키며 승리할 수 있었다.

기자단 투표에서 정지석이 22표의 몰표를 받았다. 임동혁(4표) 막심(3표) 곽승석(1표) 한선수(1표) 등 팀 동료들을 제쳤다.

정규시즌에서는 허리 부상으로 3라운드부터 뛰기 시작했고, 성적도 그리 좋지 못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챔프전에 와서 큰 경기에 강한 모습을 유감없이 발휘,

지난 2020∼2021시즌 챔프전 MVP에 뽑혔던 정지석은 생애 두번째 챔프전 MVP에 올랐다. 공교롭게도 첫 통합우승 때 MVP였는데 사상첫 4연속 통합우승의 역사적인 순간에도 MVP가 됐다.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은 MVP 정지석에 대해 칭찬을 해달라고 하자"사실 개인적으로 선수 개인에 대해 얘기하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다"라고 하면서도 "정지석은 이번 시즌 부상으로 인해 힘든 시즌을 보냈다. 괴로워하고 힘들어 했는데 챔프전에 맞춰 몸이 완성되면서 좋은 모습 보여줬다. MVP돼서 너무 기쁘고 행복하다"라고 말했다.

정지석은 4연속 통합우승에 대해 "기쁘다. 3차전 초반에 좀 안좋았는데 마인드 컨트롤을 해서 5세트까지 겨우겨우 정신력으로 벼텨서 왔다"며 "행운의 여신이 우리의 손을 들어준 것 같다"라고 했다.

생애 두번째 챔프전 MVP가 된 것에 대해 묻자 "첫번째 MVP 때는 요스바니 아니면 나라고 생각을 했는데 내가 뺏은 느낌이었다. 이번엔 그림이 임동혁을 위한 무대였지만 그것도 내가 뺏은 것 같다(웃음) 두번째 MVP가 조금 더 좋다"며 웃었다.

이번 시즌에 대해 "힘들었다"고 솔직한 심정을 말했다. 정지석은 "부상으로 스타트가 늦어서 시즌의 흐름을 파악하지 못하고 들어가니까 남들은 전쟁중인데 나는 여기가 어디지? 하는 느낌이었다. 선수들은 미친듯이 하고 있는데 나는 '난 몸 끌어올릴게' 하고 있으니까 한심하다는 생각도 들었다"면서 "자신감을 바닥을 뚫고 내려가고 있을 때 감독님, 코치님, 트레이너님이 붙잡고 몸은 이제 준비됐으니 (기량을) 못찾으면 하향세가 올 수 있다고 해서 이제 30대 시작인데 그것만은 피하고 싶었다"라고 했다. 이어 "내가 이 팀에서 동혁이와 함께 에이스 역할을 맡고 있으니 내가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 팀이 흔들릴까봐 내색은 안했다. 지금은 말할 수 있다. 너무 힘들었다"라고 했다.

통합 4연패라는 목표가 엄청난 부담이었다. 정지석은 "다른 팀에겐 2위도 좋은 성적일 수 있다. 그러나 우리에겐 실패다. 그 부담이 엄청났다. 우승을 해야 성공이니까"라며 "이 압박감에서 벗어나고 싶은데, 자유롭고 싶은데 힘들 것 같다. 내년에도 이런걸 안고 해야 한다"라고 했다. "끊어졌다가 다시 하면 홀가분할 수도 있을 것 같긴 하다"며 웃음.

통합 4연패라는 새역사를 썼고, 챔프전 MVP까지 됐다. 2020∼2021시즌 정규리그 MVP도 맛본 그다. 다음 시즌의 동기 부여가 필요하다. "동기 부여가 중요하다. 솔직히 건방진 소리일 수 있는데 받을 수 있는 상은 다 받아봤다"는 정지석은 "(한)선수형이 그 정도는 아니라고 채찍질을 해준다. 그래도 동기부여를 하자면 5년 연속 통합우승이 아닐까 싶다"라고 말했다. 안산=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