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PO미디어데이] 현대모비스 이우석, 미디어데이 '입담킹' 등극
[송파=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농구실력과 입담은 정비례?'
2023~2024시즌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가 치열한 '입담전쟁터'로 돌변했다. 예전에 흔히 볼 수 있던 '틀에 박힌 답변'에서 벗어나 재치와 도발을 동시에 담은 말들이 쏟아져 나온 것. 특히 울산 현대모비스 대표선수로 미디어데이에 참가한 이우석의 입담이 만만치 않았다. 말 잘하기로 소문난 허훈(수원 KT)와 한치 양보없는 입담대결을 펼치며 미디어데이 현장을 뜨겁게 달궜다.
이우석은 2일 오전 11시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 올림피아홀에서 열린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서 농구 실력만큼이나 빼어난 입담을 보여줬다. '원래 이렇게 말을 잘 했나'고 의아할 정도였다.
하이라이트는 허훈과의 신경전이었다. 이우석은 6강 PO 상대팀에서 경계할 만한 선수에 대한 질문에 "일단 패리스 배스다. 하지만 최진수 형이 잘 막아줄 것으로 생각한다"며 곧바로 "허훈 형이 자신감 있다고 하는데, 나도 자신감 있다. 허훈형은 내가 막아보도록 하겠다"는 말로 포문을 열었다. 앞서 진행된 감독들의 인터뷰 때 송영진 KT 감독이 "허훈이 자신있다고 하니 믿어보겠다"는 말을 그대로 받아쳐 허훈을 도발한 것이다.
허훈도 지지 않았다. 곧바로 마이크를 잡은 허훈은 '현대모비스 경계대상 선수'를 묻자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사회자가 '이우석이 막겠다고 했다'고 하자 "누구라고요? 이우석? 누군지 잘 모르겠네요"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우석 정도는 안중에도 없다'는 뜻을 말과 몸짓으로 보여주며 크로스 카운터를 날린 것.
하지만 이우석은 허훈의 말이 끝나자마자 아예 허훈 쪽으로 몸을 돌리며 "내가 막겠습니다. 내가 막겠다고요!"라고 다시 한번 강펀치를 던졌다. 그제야 허훈은 웃으며 "최선을 다해보세요"라고 여유 넘치는 답변을 했다.
마치 래퍼들의 랩 배틀을 연상케 하는 멋진 말싸움이었다. 예의와 품격을 지키면서도 제대로 상대를 도발하며 플레이오프를 기대케 만들었다. 여유 넘치게 받아 친 허훈의 말솜씨도 훌륭했지만, 끈질기게 도발을 이어간 이우석이야말로 이날 미디어데이의 '입담킹'이었다.
송파=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