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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입담으로 예열마친 '봄 농구', 인터뷰 폼 미쳤다 [KBL PO 미디어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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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파=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치열한 '봄 농구 전쟁'의 서막이 열렸다.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 참가한 6개구단 감독과 선수들은 한치 양보없는 뜨거운 '입담 경쟁'으로 플레이오프에 대한 기대감을 한층 끌어올렸다. 미리 준비해오거나 즉석에서 내놓은 답변마다 재치가 넘쳤다. 요즘 표현으로 '인터뷰 폼 미쳤다'는 말이 딱 들어맞았다.

지난달 31일 막을 내린 2023~2024시즌 정관장 프로농구가 4일부터 서울 SK(정규리그 4위)와 부산 KCC(정규리그 5위)의 6강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를 시작으로 '봄농구 전쟁'에 돌입한다. 정규리그를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으로 마감한 원주 DB와 2위 창원 LG는 4강 플레이오프에 직행해 매치업 상대를 기다린다. 3위 수원 KT와 6위 울산 현대모비스의 6강 PO승자가 2위 LG와 만나고, SK와 KCC의 6강 PO '리턴매치' 승자가 DB를 상대한다.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2일 오전 11시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 올림피아홀에서 2023~2024시즌 정관장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6개팀 사령탑과 대표선수들이 참가해 출사표와 각오를 밝혔다. 6개팀 감독들의 목표는 하나같이 '우승'이었다. 선수들은 재치넘치는 '6자 출사표'를 선보였다. 예사롭지 않은 입담이 오갔다.

▶'우승'에 목마른 감독들의 엇갈린 희망사항 '3차전 vs 5차전'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DB 김주성 감독부터 6위 막차로 플레이오프에 참전하게 된 조동현 현대모비스 감독까지 목표는 단 하나. 역시 '우승'이었다. 김 감독은 "즐거운 플레이로 좋은 성적을 내도록 하겠다"는 다소 심심한 출사표를 밝혔다. 그러나 정규리그 우승의 또 다른 원동력이라고 할 수 있는 '짜장면 루틴'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김 감독은 "이미 서울과 부산에 (짜장면)맛집을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SK가 올라오든, KCC가 올라오든 상관없다는 뜻이다.

조상현 LG 감독은 '설욕전'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작년 플레이오프에서 아쉬움이 많았다. 그래서 올 시즌 준비하며 훈련량도 늘리고, 고민도 많이 했다. 작년의 아쉬움을 털겠다"는 각오를 내보였다.

이에 맞서는 3위 송영진 KT 감독은 '타도 쌍둥이 감독'을 들고 나왔다. 그는 "초보인 만큼 열정과 의지를 더욱 강하게 해서 선수들과 의기투합하겠다"며 "쌍둥이 감독들을 이겨 챔피언전에 가겠다"고 했다. 6강 PO 상대인 조동현 현대모비스 감독과 4강에서 기다리고 있는 조상현 LG 감독, 쌍둥이들을 차례로 격파하겠다는 의지다.

6강 PO의 문을 여는 전희철 SK 감독과 전창진 KCC 감독은 서로를 상대로 명승부를 펼쳐 승리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전 감독은 전날 시상식장에서 팬이 준 꽃 한송이에 얽힌 일화를 들려주며 '기적'을 만들겠다고 했다. 그는 "어제 시상식장에서 한 팬이 작은 꽃 한송이를 선물하며 의미를 아느냐고 물었다. 모른다고 했더니 '기적'이라고 하더라. KCC에 기적이 일어나길 바란다는 것이다. 마음이 무거워졌다.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흥미로운 점은 4강 PO에 오른 감독 2명과 6강 PO에 오른 4명의 감독들이 정확히 상반된 6강 플레이오프 전망을 내놨다는 것. 김주성 감독과 조상현 감독은 똑같이 "6강 PO가 5차전까지 계속 연장전으로 치러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6강 플레이오프 연장 기록을 세워주길 바란다"며 SK, KCC 감독에게 전했다. 조상현 감독은 "시상식장에서 송영진 감독과 조동현 감독에게 '2차 연장으로 5차전까지 하고와라'는 말을 했는데, 농담이 아니었다. 진심이다"라며 속내를 드러냈다.

반면 6강 PO 송영진, 전희철, 전창진, 조동현 감독은 '더 높은 위치'로 오르기 위해 반드시 3대0 승부를 만들어야 한다는 데 의견일치를 보였다.

▶선수들 6자 출사표, 재치 미쳤다

감독들의 출사표와 PO 전망에 날이 서 있었다면 선수들의 출사표와 인터뷰는 재치가 넘치는 가운데 승부욕이 숨어 있었다. 우선 공통적으로 6자 출사표를 밝혔다. 가장 먼저 말문을 연 이우석(현대모비스)는 '기다려조상현'이라고 말했다. 6강 PO를 이기고, 4강에서 기다리고 있는 조상현 LG 감독을 겨냥한 말이었다.

허웅(KCC)의 6자 출사표는 '최준용미쳤다'였다. 6강PO에서 최준용이 친정팀 SK를 상대로 미친 활약을 펼칠 것이라는 말이다. 공교롭게도 허웅의 동생인 허훈(KT)도 마치 서로 짠 듯 비슷한 출사표를 던졌다. '문성곤미쳤다'였다. 허훈은 "문성곤은 팀에서 유일하게 플레이오프 우승을 거둔 선수다. 그가 잘하면 우리가 좋은 결과를 낼 것 같다"고 출사표의 이유를 설명했다.

DB 강상재의 '6자 출사표'도 허웅-허훈 형제와 비슷했다. 그의 출사표는 'DB폼미쳤다'였다. 강상재는 "시즌 시작부터 끝까지 우리팀이 완벽한 폼으로 우승했다. 특정 선수보다 모든 선수들이 다 잘 준비됐다"며 정규리그 와이어투와이어 우승팀다운 자신감을 보여줬다.

SK 오재현은 '창으로방패로'라며 "부상선수들이 돌아온 만큼 공격과 수비에서 모두 완벽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 창과 방패를 다 보여주겠다"며 팀의 전술적 지향점을 잘 표현했다. 반면 LG 양홍석은 두 가지 버전을 선보였다. 우선 '1옵션조상현'이라는 출사표를 통해 조상현 감독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다. 이어 '올라와조동현'이라는 2차 출사표를 통해 이우석이 던진 '기다려조상현'에 맞불을 놨다.

송파=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