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아직 1군에서 싸울 수 있는 힘이 부족해 보였다."
30일 잠실구장. 두산 베어스 이승엽 감독은 신인 투수 김택연(19)의 1군 말소 배경에 대해 이렇게 운을 뗐다.
2024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돼 두산 유니폼을 입은 김택연. 지난 18일 '팀 코리아' 유니폼을 입고 나선 서울시리즈 LA 다저스전에서 헛스윙 5개를 이끌어내며 연속 탈삼진을 솎아내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삼진 당한 제임스 아웃맨은 "91마일의 공이 96마일처럼 느껴졌다"고 속내를 털어놓기도. 서울시리즈를 마친 뒤 김택연은 황준서(한화 이글스)와 함께 올 시즌 KBO리그 신인왕을 다툴 후보로 꼽혔다.
막을 연 KBO리그. 김택연은 당당히 개막엔트리에 합류했다. 그러나 결과가 좋지 않았다. 3경기 2⅓이닝을 던졌으나 평균자책점은 7.71. 결과도 결과지만 탈삼진 3개를 뽑아내는 동안 볼넷을 5개나 내줬다. 23일 창원 NC전에서 1이닝 2안타 2볼넷(1사구) 1탈삼진 2실점한 뒤 27일 수원 KT전(1이닝 무안타 2볼넷 1탈삼진 1실점 비자책)과 29일 잠실 KIA전(⅓이닝 1볼넷 1탈삼진 무실점)에선 안정을 찾아가는 것처럼 보였지만, 매 경기 4사구가 나왔다.
이 감독은 30일 KIA전을 앞두고 김택연과 김명신을 말소하고 투수 김민규, 포수 안승한을 콜업했다. 그는 김택연의 말소 배경에 대해 "어제 투구를 보고 결정했다. 아직 1군에서 싸울 수 있는 힘이 부족해 보였다"고 운을 뗐다. 이어 "이유는 모르겠지만 로케이션이 잘 되지 않고 있다. 캠프, 시범경기 때 보던 모습과 다르다"며 "구위엔 문제가 없는데, 심적 안정이 필요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여유 있게 하라, 하고 싶은 연습을 하고 오라'고 주문했다"고 밝힌 이 감독은 "타자와 싸우는 모습이 아직은 미흡하다. 마음만 차분히 가다듬으면 (문제를) 빨리 잡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며 "큰 문제는 아니다. 성장통이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택연이 열흘 뒤 다시 1군 무대에 설 수 있을진 미지수. 퓨처스 실전을 통해 개선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게 이 감독의 생각이다. 그는 "열흘 뒤 다시 올라올 것이라 단정짓고 싶진 않다. 일단 퓨처스에서 던지는 모습에 대한 보고를 받아 봐야 한다"고 말했다.
잠실=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