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개막전에 이어 '홈 개막' 선발. 이번에는 웃을 수 있을까.
류현진(37·한화 이글스)은 29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리는 KT 위즈와의 홈 경기에 선발로 나선다.
12년 만에 돌아온 KBO리그. 첫 출발을 아쉬움으로 남았다. 지난 23일 LG 트윈스와의 개막전에 선발로 나온 류현진은 3⅔이닝 만에 마운드를 내려갔다. 안타는 6개나 나왔고, 볼넷도 3개가 있었다. 5실점을 했고, 이중 자책점은 2점으로 기록됐다.
수비에서 나온 실책 이후 실점이 이어지면서 결국 마운드에서 버티지 못했다. 수비가 야속할 법도 했지만, 류현진은 조기 강판의 이유를 자신에게서 찾았다.
전반적인 구속 등은 좋았다. 당시 류현진은 최고 시속 150㎞의 직구와 함께 커브와 체인지업 등을 섞었다. 결국에는 제구였다.
류현진은 등판을 마친 다음날 "당연히 긴장했다. 시범경기와는 다른 느낌이었다. 한 시즌 첫 경기라 잘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며 "직구가 초반에는 좋았다. 가운데로 몰렸고 마지막에 빠져나갔다. 변화구가 아쉬웠다. 예방 주사 맞은 느낌이라고 생각한다. 다음 경기 준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컨디션도 좋았고, 날씨도 좋았다. 아무리 컨디션이 좋아도 제구가 좋아야 한다는 걸 느꼈다. 구속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는 걸 느꼈다"라며 "LG 타자들도 타석에서 달라 붙었다고 생각한다. 방망이에 맞히기 위해 컨택을 하더라"고 이야기했다.
류현진은 첫 경기에서 결국 패전투수가 됐다. 개인 통산 99승도 다음으로 미루게 됐다. 99는 류현진의 등번호이기도 하다. 한국에서 돌아온 첫 경기에서 99승을 거두길 바랐지만, 다음으로 미루게 됐다.
다시 한 번 류현진에게 기회가 왔다. 이번에는 홈 개막이다. 한화는 2025년부터 한화는 새로운 구장에서 출발을 한다. 1964년 개장한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리는 마지막 홈개막전이 됐다.
이미 3연전은 모두 매진이다. 구단 역사상 홈 개막 시리즈 전 경기 매진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5년 간 하위권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한화였지만, 올 시즌만큼은 다르다는 기대 속에서 시즌을 출발하고 있다.
한화는 LG와의 개막전에서 1승1패를 기록했고, 인천에서 열린 SSG와의 3연전을 모두 쓸어담았다. 한화가 인천에서 SSG를 싹쓸이 승리로 이긴 건 2006년 5월16~18일 이후 6524일 만이다. 류현진이 신인이었던 시절이기도 하다. 류현진은 16일 경기에 나와 5⅔이닝 3실점을 하면서 승리투수가 된 바 있다.
공교롭게도 한화는 로테이션이 한 번 돌았던 가운데 류현진을 제외하고 나머지 4명의 선발 투수가 모두 승리 투수가 됐다. 펠릭스 페냐(6⅔이닝 2실점)-김민우(5이닝 무실점)-리카르도 산체스(5⅔이닝 1실점)-문동주(5이닝 2실점) 모두 선발 투수로서 제 역할을 하면서 승리를 품었다. 타선 및 수비의 도움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한화 선발 로테이션에서 유일하게 승리가 없는 투수는 류현진이 됐다.
과거 류현진 등판 이후 연패에 빠지는 일이 있어 '류-패-패-패-패'로 불리기도 했지만, 올 시즌 한화는 '투수왕국'이라는 낯선 별명을 얻기도 했다.
류현진이 29일 KT를 상대로 거둔다면 2012년 9월25일 이후 두산전 이후 4203일 만에 KBO리그에서 승리를 거두게 된다.
류현진은 "조금 더 제구에 쓰면서 선발 투수가 할 수 있는 역할을 하겠다"고 반등을 다짐했다.
한편, KT는 선발 투수로 윌리엄 쿠에바스가 나온다. 쿠에바스 역시 승리가 고프다. 지난 23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5이닝 3안타(1홈런) 2볼넷 7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를 했지만, 승리를 따내지 못했다.
KT는 지난 28일 수원 두산 베어스전에서 9회말 박병호의 극적인 끝내기로 승리를 잡았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차지했던 KT는 개막 4연패에서 간신히 벗어날 수 있었다.
KT로서는 간신히 얻어낸 반등 분위기를 이어가야하는 입장이다.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