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남자프로농구 서울 SK가 4위를 확정했다. 6강 플레이오프 대진표도 완성됐다. SK는 6강 플레이오프에서 홈 어드밴티지를 가지고 부산 KCC와 격돌한다. SK는 28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6라운드 창원 LG와 경기에서 82대62로 승리했다. 5위 KCC와 승차를 2.5경기로 벌렸다. 남은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4위다. 이미 2위로 결정이 났던 LG는 11연승에 도전했지만 무리하지 않았다.
각 팀이 정규리그 1~2경기 씩 남은 가운데 4위와 5위만 미정인 상황이었다. 이날 SK가 패하고 29일 KCC가 이기면 4위는 31일 마지막 날이 돼서야 가려질 터였다. 하지만 SK는 안방에서 자력으로 4위를 쟁취했다. 홈 최종전을 웃으면서 마무리했다. 1위 원주 DB는 SK와 KCC의 승자와 4강 플레이오프를 펼친다. 2위 LG는 3위 수원 KT와 6위 울산 현대모비스의 승자를 기다린다.
경기를 앞두고 전희철 SK 감독은 홈과 원정 차이는 분명히 존재한다며 4위가 확실히 유리하다고 했다. 4·5위가 펼치는 6강 플레이오프는 5판 3선승제다. 1차전 2차전 5차전을 4위팀 홈에서 진행한다. 전희철 감독은 "일단 마지막까지 갔을 때 홈에서 한 번 더 한다는 점이 크다. 도망갈 때든 쫓아갈 때든 응원 열기도 중요하다"라며 분위기가 경기력에 영향을 준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서 "선수들 개인적으로 싫어하는 구장들도 다 다르다. 홈은 익숙하다. 나도 선수 때 그랬다. 싫어하는 소리나 환경 같은 것이 있다. 그 구장만 가면 심리적으로 꺼려지는 요소들이 있다. 홈콜(심판 판정이 홈팀에 유리하게 내려지는 현상)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고 익숙함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LG는 무리할 필요가 없었다. 이미 4강에 직행했다. 플레이오프까지 전력을 얼마나 안전하게 보존하느냐가 최우선 과제다. 조상현 LG 감독은 "선발 명단은 정상적으로 가겠지만 경기 상황을 봐서 출전 시간 분배를 해줄 생각"이라고 밝혔다. 괜히 누가 다치기라도 했다가는 봄농구를 앞두고 낭패를 당한다. 조상현 감독은 "마레이 이재도 정희재가 체력적으로 힘든 상황이다. 나도 사람인지라 11연승 욕심은 나지만 부상 방지가 더 중요하다. 부상을 당하지 않는 것이 제일 먼저"라고 짚었다.
승부는 생각보다 일찌감치 갈렸다. SK는 숨막히는 수비망을 펼치며 단단하게 버텼다. 1쿼터 5분이 지날 때까지 양팀 합계 점수가 10점이 넘지 않았다. 1쿼터를 18-10으로 리드한 SK는 2쿼터에 승부수를 던졌다. SK 리온 윌리엄스가 2쿼터에만 11점을 퍼부었다. 2쿼터까지 리바운드는 SK가 21개, LG가 19개로 대등했다. 슛 성공률이 희비를 갈랐다. SK 윌리엄스는 2점슛 4개 3점슛 1개를 던져 모두 성공했다. LG는 슛 성공률이 27%에 그쳤다. 3쿼터가 끝났을 때에는 SK가 63-45, 무려 18점 차이로 앞섰다.
LG도 승부를 아예 포기하지는 않았다. 4쿼터 초반 양준석의 연속 득점을 발판 삼아 분위기 반전을 시도했다. 그러나 66-50에서 터진 SK 오세근의 3점슛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오세근이 외곽에서 던진 슛이 골망을 가르는 순간 잠실학생체육관은 뜨거운 함성으로 가득찼다. 71-53에서는 오재현도 외곽포를 터뜨려 승리를 확신했다.
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