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난타당한 에이스는 쉽게 물러나지 않았다. 그를 뒷받침하듯 KT 위즈 타자들도 무력 시위에 나섰다.
그 중심에 3경기만에 이강철 KT 감독의 속을 까맣게 태운 중심타선이 있었다.
27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전. 선발 고영표가 뜻밖의 난타를 당하며 3회까지 무려 8피안타 7실점했다
하지만 KT는 3회말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멜 로하스 주니어의 투런포, 강백호의 솔로포가 이어졌다.
특히 강백호의 홈런은 지난해 9월 19일 수원 삼성 라이온즈전 이후 190일만의 '손맛'이다. 두산 선발 최원준의 초구 126㎞ 바깥쪽 높은 슬라이더를 통타, 우중간 담장을 넘긴 비거리 125m 짜리 대형 홈런이었다.
데뷔 때만 해도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대등 혹은 그 이상의 잠재력을 인정받던 강백호다. 2018년 데뷔 첫해 29홈런을 쏘아올리며 KBO리그를 책임질 차세대 거포로 주목받았다. 2019 WBSC(국제야구소프트볼연맹) 프리미어12를 시작으로 2020 도쿄올림픽, 2023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항저우아시안게임, APBC(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까지 연달아 태극마크를 달았다.
4년차까지 홈런수가 29-13-23-16개, 타율도 2021년 3할4푼7리까지 끌어올렸다. 이해 OPS(출루율+장타율)도 0.971로 커리어 하이였다.
하지만 이듬해 크게 꺾였다. 타율 2할4푼5리 6홈런 29타점, OPS 0.683에 그쳤다. 2023년에도 좀처럼 부진을 벗어나지 못했다.
올해도 이날 경기 전까지 타율 2할1푼4리(14타수 3안타)로 다소 부진했다. 박병호-강백호-황재균의 클린업이 나란히 부진하자 이강철 감독은 경기전 '중심타선의 부진'에 대해 묻는 취재진에게 씁쓸한 미소로 답했다.
강백호의 이날 홈런이 부진 탈출의 신호탄이 될 수 있을까.
수원=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