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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큼 팀에 업적이 남겼다는 거 아닐까요?"…1만명이 외친 '김강민', 적장 또한 감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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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감독이고, 야구 선배지만 존경할 수 있는 거 같아요."

지난 26일 한화 이글스와 SSG 랜더스가 맞붙은 인천 SSG랜더스필드에는 뭉클했던 한 장면이 나왔다.

9회초 2사. 한화 최재훈이 볼넷을 얻어냈고, 김강민의 타석이 왔다.

올 시즌을 앞두고 2차 드래프트로 한화 유니폼을 입은 김강민은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22년 간 SSG에서만 뛴 '원클럽맨'이었다. 다섯 차례(2007, 2008, 2010, 2018, 2022년)의 우승 반지를 품는 등 SSG의 역사와 같았다.

팬들에게는 김강민의 이적은 그만큼 충격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이적 이후 첫 SSG 원정경기. 김강민은 "이상했다. 구단 버스를 타고 오는 게 가장 어색했다. 예전에는 여기서 경기를 하면 집에서 자는데 호텔에서 잔다. 그런 어색함이 컸다"고 했다.

김강민이 타석에 섰고, 주심은 홈플레이트를 쓸며 피치클락에 걸리지 않도록 했다.

야구장을 찾은 약 1만 500명의 야구팬이 팀과 상관없이 모두 김강민을 연호했다. 한화와 SSG 팬들은 일제히 환호를 하며 김강민의 응원가를 불렀다.

승부를 떠나 하나가 된 순간. 김강민은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났지만, 양 팀 팬들은 마지막까지 박수를 보냈다.

팬들의 응원가를 들은 김강민은 "뭉클했다. 다른 팀이지만 선수 한 명을 위해서 응원가를 불러준다는 게 정말 감동적이었다"라며 "응원을 해주시니 결과를 내고 싶었다. 안타를 치고 싶었는데 그 부분은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아니다"고 이야기했다.

이숭용 SSG 감독도 27일 전날 김강민의 타석에 남다른 뭉클함을 느꼈다. 이 감독은 "생각의 차이일 수 있지만, 정말 보기 좋았다. 김강민은 선수와 팀 메이트는 아니었다. 감독이 됐고, 그 전에 팀을 떠난 선수였지만, 팬들에게 뭉클함을 줄 수 있다는 게 좋았다. 승패를 떠나서 그렇게 할 수 있다는 게 팀에서 그만큼 업적을 남겼다는 의미"라며 "야구 선배로서 정말 존경할 수 있는 거 같다. 팬들이 또 그렇게 해주시니 감사하다. 좋게 봤다"고 했다.

이 감독은 이어 "그런 선수들이 많이 좀 나왔으면 좋겠다. 그래야 팬들도 야구장에 많이 찾아오실 거 같다"고 했다.인천=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