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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 대한민국 축구의 운명, '레전드' 황선홍이 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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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레전드' 황선홍 감독이 위기의 대한민국을 벼랑 끝에서 구했다.

황선홍 대한민국 23세 이하(U-23) 대표팀 감독은 파리올림픽 최종 예선을 불과 한 달여 앞두고 무거운 짐을 받아 들었다. 난파하던 A대표팀의 임시 사령탑을 맡은 것이다. 한국 축구는 지난달 막을 내린 카타르아시안컵에서 4강에 머물렀다. 1960년 이후 64년 만의 우승을 정조준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더 큰 문제는 내부 분열이었다. '황금재능' 이강인(파리생제르맹)이 '캡틴' 손흥민(토트넘)과 물리적으로 충돌한 사실이 알려졌다. 여론은 들끓었다. 대한축구협회는 성적 부진, 선수단 관리 부실 등을 이유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을 해임했다.

위기의 상황, 한국 축구는 '레전드' 황 감독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태국과의 2026년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2연전을 이끌어 달라는 것이었다. 황 감독은 고민 끝 수락했다. 그는 "한국 축구의 위기에서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에서 협조 요청이 왔을 때 고심이 많았다. 어려운 상황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결정을 내렸다"고 했다.

쉽지 않은 길이었다. 성적은 물론, 산산조각 난 팀을 하나로 만들어야 했다. 황 감독은 그라운드 위에서 답을 찾았다. 그는 K리그 현장을 돌고 또 돌며 선수들을 점검했다. 또한, 손흥민 이강인 등과 직접 소통하며 해결책을 찾았다. 황 감독은 태국전을 앞두고 이강인을 전격 소집했다. 그는 "이러한 일들이 두 선수만의 문제인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팀 구성원의 문제다.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축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이 자리를 빌려 우리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국민 여러분께 속죄한다는 마음으로 준비하고 (경기를) 치러야 한다. 운동장에서 일어난 건 거기서 최대한 빨리 푸는 게 제일 좋은 방법"이라며 이를 악물었다.

첫 경기의 문이 열렸다. '황선홍호'는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태국과 대결했다. 객관적 전력만 놓고 보면 한국이 압도적 우위였다. 한국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1위, 태국은 101위였다. 하지만 선수들은 부담감을 안고 뛰었다. 1대1 무승부를 기록했다. '황선홍호'는 흔들리지 않았다. 26일 태국 원정에서 치른 대결에서 3대0으로 환호했다. 특히 이날 손흥민이 이강인의 패스를 득점으로 연결하며 '화합의 장'을 열었다. '황선홍호'는 두 경기에서 성적은 물론, '원 팀'이란 최상의 결과를 냈다. 황 감독은 위기의 한국을 구하며 자신의 역할을 120% 이행했다. 그는 임시 감독직을 내려 놓으며 "선수들이 하나 된 마음으로 승리로 보답하고자 최선을 다했다. 선수들에게 고맙다는, 수고했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황 감독은 이제 또 하나의 숙제를 해결하러 간다. 그는 U-23 대표팀을 이끌고 파리올림픽 진출권 획득을 향해 나아간다. 한국은 4월 카타르에서 열리는 2024년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겸 파리올림픽 아시아 최종 예선에 출격한다. 조별리그 B조에서 아랍에미리트(UAE)-중국-일본과 실력을 겨룬다. 조편성부터 만만치 않다.

그는 "지도자는 항상 부족함을 느낀다. 갈 길이 멀다. 주어진 임무에 충실할 뿐이다. 이제 (A대표팀 업무를) 정리하고, 이제 고생하는 올림픽 대표팀 선수들에게 돌아가고 싶다. 잘 준비해서 올림픽 예선에서도 좋은 결과를 얻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