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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만의 개막 3연승 보였는데... 뼈아픈 번트 실패. 우승팀과 차이는 디테일이었다[잠실 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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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15년만에 개막 2연승을 거뒀던 삼성 라이온즈가 그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지 못했다.

삼성은 26일 잠실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원정경기서 3대4로 패했다. 0-2로 뒤지던 6회초 데이비드 맥키넌의 2타점 동점 적시타와 류지혁의 역전타로 3-2로 앞섰지만 8회말 김재윤이 동점 솔로포를 맞고, 9회말 오승환이 문성주에게 끝내기 희생플라이를 허용했다.

사실 그 사이 7회에 중요한 장면이 있었다. 삼성이 추가점을 내고 승부를 끝낼 수 있었던 것.

7회초 선두 8번 김재성이 바뀐 투수 이우찬을 상대로 볼넷을 골랐다. 1점차에 무사 1루에서 9번 타자 김영웅 타석. 벤치에서 희생 번트 사인이 나왔다. 그런데 이우찬의 제구가 좋지 않았다. 볼이 연거푸 3개가 들어갔다. 이어 4구째 기다린 김영웅에게 스트라이크가 들어가 3B1S. 김영웅은 다시 번트 자세를 취했고, 5구째에 드디어 번트를 댔다. 그런데 세게 맞은 타구가 하필 달려오는 이우찬 정면으로 굴렀다. 타이밍상 2루주자가 위험했다. 이우찬도 공을 잡고 바로 2루로 뿌렸다. 그러나 이우찬의 송구가 높았다. 2루에서 기다린 유격수를 넘어 중견수로 흘렀다. 무사 1,2루. 더 좋은 기회가 삼성에게 왔다.

1번 김지찬도 번트 자세를 취했다. 이우찬의 초구가 바깥쪽 낮게 오자 번트를 대지 않았는데 스트라이크. 1S에서 2구째에 김지찬이 번트를 댔다. 김지찬이 댄 타구는 투수와 3루수 사이로 빠르게 굴렀는데 이우찬이 빠르게 달려와 공을 잡고 3루로 뿌렸다. 이번엔 송구가 빠르고 정확했다. 2루 대주자 김재혁이 3루에서 포스 아웃.

위기에서 살아난 이우찬의 공이 달라졌다. 2번 김성윤이 1B2S에서 128㎞의 높게 온 슬라이더에 헛스윙 삼진. 3번 구자욱이 우측으로 큰 타구를 날렸지만 우익수 정면으로 갔다. 우익수 플라이. 무사 1,2루의 찬스를 희생번트를 실패하면서 끝내 놓치고 말았다.

반면 LG는 이날 두번의 희생번트를 모두 성공시켰고, 그것이 득점과도 이어졌다. 1-0으로 앞선 5회말 선두 문성주가 볼넷으로 걸어나가자 9번 신민재가 초구에 번트를 댔다. 자신의 몸쪽으로 높게 온 볼에도 배트를 댔는데 속도가 뚝 떨어지며 3루쪽으로 굴렀다. 2루주자가 충분히 살 수 있는 타구였다. 1사 2루서 박해민의 내야 땅볼로 만든 2사 3루서 홍창기의 2루수 내야안타로 문성주가 홈을 밟았다.

9회말 문성주의 끝내기 희생플라이도 희생번트가 사이에 있었다. 선두 문보경이 오승환을 상대로 우익 선상 2루타를 쳤다. 이어 7번 박동원이 번트를 준비했다. 초구 바깥쪽 낮은 공에 번트를 댔다가 파울. 2구째 볼을 골라낸 박동원은 3구째 높은 공을 댔는데 이 역시 속도가 느리게 투수와 포수 사이로 굴렀다. 발빠른 대주자 최승민이 충분히 살 수 있었다. 1사 3루에서 문성주가 큰 타구를 쳤고 이것이 경기를 끝내는 희생플라이가 됐다.

삼성이 승리했다면 2008년 개막 5연승 이후 16년만에 개막 3연승의 신바람을 낼 수 있었지만 번트 실패로 달아나지 못한 것이 뒤집히는 결과를 가져왔다.

접전 상황에서는 작전의 성공 여부가 승패에 큰 영향을 끼친다. 디테일의 차이가 LG와 삼성의 승패를 갈랐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